박조영 과장은 물론 의혹도 있었지만 일단 신바람이 났다. 그는 갑자기 무려 3,000만원이라는 돈이 생기자 어깨에 절로 힘이 들어갔다.

물론 집에 가자 확실히 와이프 반응이 장난이 아니었다.

“여, 여보, 도대체 이 큰 돈은 뭐에요?”

“아, 별 것 아냐. 이번에 우리 회사에서 이익을 좀 많이 내서 그 때문에 나온 추석 상여금이야.”

“사, 상여금이 2,800만원씩이나 되요?”

“하하하, 우리 회사가 요즘 한창 잘 나가잖아? 그래서 그런 거야. 뭐 대단할 것도 없는 일이지.”

오랜 만에 제대로 기분이 좋았다. 언제나 와이프를 볼 때마다 미안했는데, 이제까지 고생한 마음고생이 삭 사라졌다.

‘휴우, 이제 좀 일을 할 만 해. 더욱이 이렇게까지 보상을 해주는 회사라면 말이야. 조민우 사장님이 확실히 대단한 분이야.’

물론 이것은 그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었다.

대다수 직원 역시 다른 것이 없었다.

***

추석 특별 상여금 지급.

어떻게 보면 별 것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무려 1,200%에 해당하는 금액이었으니, 그렇게 볼 수는 없었다. 더욱이 이런 혜택을 날로 본 곳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 이거 정말 대단합니다. 이렇게 쓸 때는 한 번에 쓰다니요.”

“이거, 조민우 사장님을 가볍게 생각할 수는 없겠지. 어쩐지 인수할 때부터 다르다고 했어.”

“이 정도라면 정말 해볼 만합니다.”

“맞아!”

이런 분위기였다. 처음에는 구조 조정이나 당하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한 서울 반도체 직원들.

그들 역시 상여금 폭탄을 받고는 완전히 생각을 달리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레인콤 직원들의 결집을 확실히 높여주었다.

***

조민우는 물론 이런 분위기에 관한 내용을 양덕순 실장을 통해서 듣고는 흐뭇했다. 생각보다 자신이 화끈하게 돈을 푼 것이 꽤나 효력이 있었다. 사실 좀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하지만 꼭 그렇게 생각할 수는 없겠지. 회사 초반에 레인콤 직원이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해서 일을 했잖아? 그들이 한 일의 양을 생각하면 충분히 받을 자격이 있지.’

다만 서울 반도체 직원들에 대해서 혀를 끌끌 찼다.

‘뭐 운이 좋았다고 봐야겠지. 다만 얻은 것이 있으니, 앞으로 그만큼 부려 먹으면 되잖아?’

이것이 서울 반도체 직원에 대한 생각이었다.

준만큼 부려 먹는다!

자신의 직원에 대한 기본적인 철학이었다.

그는 덕분에 기분이 좋아진 것도 있고 해서 오늘 따라 성욕이 당기자 김하연을 불렀다.

<하연아, 시간 있지?>

<네.>

늘 대답은 비슷했다. 이미 김하연은 완전히 조민우라고 하면 끔뻑 죽기에 그냥 오케이한 것이다.

조민우는 그녀를 만나자 만자 굳이 시간 낭비하지 않고는 바로 호텔로 들어갔다.

“하악, 하악.”

그녀는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섹스를 해보았기에 이제는 부끄러워하지도 않았다. 마치 요부처럼 히프를 돌리는 모습은 압권이었다.

‘좋군.’

그는 여기에 꽤나 만족했지만 한 편으로 좀 질리는 기분은 있었다. 처음에는 그럭저럭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시간이 흐르자 좀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권태기인가?’

피식 웃음이 절로 나왔다. 만난 지 불과 몇 개월이 채 지나지 않는데, 그렇게 볼 수는 없었다. 이 보다는 자신이 다미안 대륙에서 워낙에 여인에 대한 경험이 많아서라는 것이 정확했다.

바로 그곳에 누린 환락 때문에 김하연에 대해서만 집중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솔직히 이제 이것저것 볼 것 안 볼 것 다보고니, 그렇게까지 와닿지 않았다.

가장 큰 것은 역시 정략적인 이유로 만난 것이 컸다.

어느 정도 반감을 가진 채 만난 것이었다.

지이잉.

핸드폰 진동 소리가 들린 것은 바로 그 순간.

김하연은 한 참 즐기는 중에 이 소리를 듣자 곧 바로 애원했다.

“오빠, 받지 마.”

조민우는 이미 지루한 섹스에 처음 만날 때와는 달리 재미가 이미 떨어진 상황이라서 이를 무시했다. 곧 바로 전화기를 받은 것이다.

<오빠, 저에요.>

‘소수련인가?’

잠깐 망설였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서울 반도대도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는 상황이라서 지금 만나고 있는 김하연과는 이제는 끝내야 하지 않나하는 생각이었다. 여자와 끝낼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딱 한 가지였다.

‘지금 다른 여자를 만나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한 방법이지!’

<수련이야?>

<네, 오빠. 혹시 통화 되요?>

김하연은 이미 그의 배 위에 올라탄 채로 한창 쾌락에 빠져 있다가 ‘수련’이라는 말을 듣자 바로 행동을 멈추었다.

‘뭐, 뭐야? 수련이라니? 도대체 수련은 누구지? 설마 오빠 다른 여자를 만나는 거야?’

정말 황당한 일이었다.

설마 자신과 섹스를 하는 중에 저런 식으로 말을 할 수는 없었다.

이건 자신을 그만큼 얕잡아 보는 것이었다.

‘너, 너무 하잖아!’

조민우는 물론 그러거나, 말거나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그 보다는 지금 전화를 건 소수련이 더욱이 신경이 쓰였다.

<응, 말해봐.>

<다름이 아니라 투자 관련해서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어요.>

<투자라니?>

<아, 현금 투자가 아니라, 저희 쪽에서 중국 내부에 투자하는 것 관련해서 도와줄 수가 있다는 말이죠. 일테면 공장 설립 같은 거요.>

<아, 그거.>

그는 딱 이 말을 듣자 집히는 바가 있었다.

‘아마 서울 반도체 내에 조립 공장하고, MLED 생산을 한 것 때문에 그러나 보군.’

추측대로라면 자신의 행동을 보고 우려를 한 것이라고 봐야 했다. 레인콤이 바로 중국 생산을 중단하고, 한국 내로 이전하는 것을 말이다.

물론 지금 상황만 봐서는 충분히 그럴 수가 있었다.

소유인은 실제로 이 부분에 대해서 큰 우려를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한국 내로 생산 기지를 이전하게 되면 자신에게 떨어지는 것이 그다지 없다고 본 것이다.

그럴 바에는 어떻게 해서라도 중국 내에 생산 공장을 더욱 늘리도록 해주는 것이 바람직했다.

‘아마 그런 우려를 했다면 정말 다급할 수도 있겠지. SlimMX 생산 물량만 해도 500만대나 되잖아? 그 물량 조립 공장을 중국 내에 건립만 해도 얻는 것이 많을 테니, 말이야.’

많은 것 정도?

그 정도가 아니었다.

공장 생산 설비가 늘어나면 일단 일 자리가 확연히 늘어난다. 그건 중국 정부, 아니 선전 지역에서 조차 대환영할 일이었다.

<네, 그래서 좀 만났으면 해요.>

그는 굳이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

<알았어.>

김하연은 멍하니 지켜보고 있다가 그제야 전화를 끊어지자 혹시나 했다.

“오, 오빠, 혹시 무슨 전화에요?”

“아, 중국 쪽에 회사 일 때문에는 아는 사람이야. 투자 관련해서 지금 당장 보자고 하네.”

“혹시 여자 목소리 같았는데요. 설마 오빠와 무슨 관계라도?”

“수련이 말이야? 아니 뭐 딱히 직접적인 관계는 아니지. 일전에 중국에 갔을 때 그냥 사업 때문에 서로 안면만 있는 것뿐이야.”

조민우는 여기까지 말을 한 후에 곧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간단하게 샤워를 끝내고는 곧 바로 주섬주섬 옷을 입기 시작했다.

물론 김하연은 이 황당한 상황에 멍하니 그를 쳐다보기만 하다가 버럭 소리쳤다.

“오, 오빠!”

“아, 하연아, 미안해. 지금 아무래도 가봐야 할 것 같아, 워낙에 큰 계약이 될 수도 있어서 그래.”

“하, 하지만 오빠가 지금 가버리면 전, 저는 어떻게 하라 구요?”

그는 물론 자신이 지나치다는 것을 알았지만 지금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미안해!”

딱 한 마디하고는 자리를 떠난 것이다. 물론 뒤에서 고래고래 고합 치는 소리를 들었지만 그다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어차피 본인도 남자에게 동일한 행동을 한 두 번 한 것이 아니잖아? 뭐 자신도 이런 기회에 한 번 당해보면 느끼는 바가 있겠지.’

***

조민우는 호텔을 나와서 자신의 차로 소수련을 만나기 위해서 운전을 하면서도 이런 저런 상념에 잡혔다. 지금 딱 봐서는 완전히 김하연을 정리한 것은 아니지만 이미 수순을 밞고 있다고 생각했다.

다만 그도 캥기는 것이 있기에 다소 머릿속이 복잡했다. 하지만 서울 반도체 관련해서 일을 한 번 다시 떠올려 보고는 만족했다.

‘어차피 지금은 IMF 시기라서 회사 보다는 안정적인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맞아. 그렇게 보면 꼭 내가 나쁜 놈만은 아니지. 하연의 경우에는 딱 봐서는 남자 수 백 명은 가지고 놀았으니, 저런 꼴을 당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인과응보지.’

그런데 마냥 틀린 생각은 아니었다. 김하연은 지금까지 만난 남자에게 한 행동을 감안하면 오히려 약하다고 봐야 했다. 어쩌면 지금부터 그녀가 과거에 한 행동을 그대로 돌려받는다고 봐야 했다.

그는 이런 점에 대해서 스스로 확신하자 곧 김하연 관련된 일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그 보다는 소수련에 대한 고민에 빠져 들어갔다.

사실 자신이 조립 공장을 한국으로 옮긴 것은 확실히 갑작스러운 결정이었다. 바로 마나 기체에 대한 보안 때문에 행동으로 옮긴 것이다.

만에 하나라도 중국 정부에 그런 비밀이 늘어간다면 그 다음 결과는 너무도 뻔했다.

‘생각하기도 싫군. 거긴 아직 공산주의 체제가 일부 남았으니, 무슨 짓을 할지 알 수가 없지. 필요하다면 날 납치라도 하고도 남을 자들이야. 정 안되면 다른 직원을 노릴 수도 있고.’

생각해보면 너무도 위험했다.

조민우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리스크를 다시 한 번 떠올리자 향후 생산 조립 관련해서는 좀 더 심각하게 생각해야 했다.

‘그렇게만 보면 국내가 최고지. 보안만 생각하면 나무랄 것이 없어. 지금 고용한 인력을 봐도 알 수가 있잖아? 그들은 전부 특전사 출신이라서 더욱 그런 면이 있어. 강승렬 대령은 특히 믿을만한 사람이었어.’

그렇다고 중국의 저렴한 생산 인력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어떻게 보면 지금 레인콤 이익의 많은 부분이 그런 부분에서 나온 것이었다.

오히려 국내로 옮기면서 이전에 비해서 수익률이 더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가볍게 볼 수는 없었다.

‘2.4% 정도 수익이 떨어졌다고 보고 받았지? 그 정도라면 가볍게 볼 수치는 아니야. 더욱이 제품이 수량이 늘어난다면 더욱 곤란해.’

골치가 아팠다. 따라서 소수련을 만나기 전에 이 문제로 인해서 우선 골머리를 앎았다.

‘어떻게 하지?’

***

소수련 역시 미리 약속 장소인 힐튼 호텔 커피숍에서 도착해서는 머리를 굴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녀도 최근 와서 조민우가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특히 자신에 대해서 아예 냉담할 정도의 반응이었다.

따라서 이전처럼 그냥 여자의 매력을 이용해서 팅기고 말고 할 상황이 아니었다.

‘그랬다가는 저번처럼 그냥 도망치겠지?’

물론 그녀 자신도 그와 섹스를 나눴다는 것은 인정한다. 다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충동에 의한 것뿐이다.

사랑은 아니었다. 그저 자신이 같이 있어도 마음이 편한 남자를 만나자 마음이 살짝 기운 것뿐이었다.

나름 원나잇 상대로 즐긴다는 그런 기분이었다.

다른 한 편으로 그에 대한 마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저런 현실을 감안하면 그게 또 쉬운 것은 아니었다.

‘할아버지도 그런 식으로 넌지시 이야기를 하셨지.’

얼마 전에 만난 소유인이 의외로 조민우와의 결혼만은 절대로 안 된다는 이야기를 떠올린 것이다.

그렇게 보면 지금 자신이 해야 할 일은 자신의 미모를 최대한 이용해서 조민우에게 얻은 것을 얻으라는 의미로 보였다.

물론 분명하게 그런 식으로 말을 하지 않았지만........

‘뭐 할아버지가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고 해도 내가 그런 식으로 했겠지. 정말 마음을 먹었다면.......’

그녀는 때문에 조민우를 처음 만났을 때의 기억을 다시 한 번 떠올리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나름 나쁘지는 않았던 것이다.

다만 그런 식으로 관계를 이어가기에는 두 사람 사이에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았다.

‘그건 힘들어.’

현실을 인정하자 조민우를 만나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판단이 섰다.

‘일단 원하는 것을 뭐든지 들어주자. 설마 내 몸이라고 해도 말이야!’

그녀가 앉아 있는 등 뒤쪽에서 목소리가 들린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수련?”

“민우 오빠!”

“응.”

조민우는 자연스럽게 그녀의 맞은 편 자리에 앉으면서 묘한 시선으로 그녀를 잠깐 살펴보았다. 일단 자신에게 말하는 행동도 이상했고, 태도 역시 너무도 달라져 있었다.

이전에는 자신의 위에 있다는 그런 모습이 많았는데, 지금은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이것 참, 지금 당장 호텔 안으로 가자고 해도 그냥 오케이할 것 같다는 말이야!’

물론 그런 제안을 초면에 할 수는 없었다.

“잘 지냈어?”

“저는 그저 그렇죠. 오빠는 어땠어요?”

“나도 마찬가지야. 요즘 들어서 이런저런 일이 많아서 그거 정리한다고 정신이 없었어.”

“하긴 요즘 레인콤에서 최근 나온 SlimMX 인기가 장난 아니죠. 엄청나게 팔려나간다면서요?”

“그것도 안 그래. 부품 수급 때문에 계속 생산이 버벅거려서 난감해.”

“그런데 왜 한국에 조립 공장을 만든 거에요? 그냥 선진 내에 다른 공장을 얻었다면 오히려 수출하기가 용이하지 않아요? 세금 문제도 있고요. 아마 그 차이가 꽤 클 텐데요?”

조민우 역시 모르는 바가 아니었다.

“휴우, 말도 마라. 그 때문에 수익률이 계속 깎여 나고 있으니까.”

소수련은 여기까지 오자 자신이 정말 궁금한 부분 한 가지를 걸고 넘어졌다.

“아니 그런데 왜 그런 결정을 하신 거에요?”

“아, 그거, 으음, 아무래도 향후에는 우리 제품 내에 들어가는 부품 때문에 그래. 서울 반도체 쪽에서 계속 생산하고 나면 중국 쪽에서 보내서 다시 조립하는 것도 불편해서 그렇지.”

“아니 그러면 서울 반도체 생산 기지를 중국에 세우면 되지 않아요?”

꽤나 중국 사랑이 깊은 말이었다.

그도 이런 점에 대해서 솔직히 감탄했다. 자신은 한국 정치를 전혀 믿지 못하기에 어쩔 수 없이 한 행동인데, 상대는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다만 이런 이야기는 솔직하게 말해주기에는 난감했다.

‘뭐라고 둘러대야 하나? 마나 기체 이야기는 당연히 못하겠지. 그렇다면.......’

“솔직히 말해서 만약을 대비한 거야.”

“네? 만약이라뇨?”

조민우도 듣는 귀가 있기에 한 가지 부분을 분명히 걸고 넘어졌다.

“중국 정부가 알게 모르게 기업체에 이런저런 압력을 많이 넣는다고 하더라. 그 때문에 피해를 입은 업체도 생각보다 많아. 사실 인건비 혜택만 아니라면 생산 설비를 전부 한국 내로 옮겼을 거야.”

“누가 그런 유언비어를 퍼트려요? 그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에요!”

“뭐 수련이 생각은 나도 알겠는데, 그말을 믿기는 좀 그래. 확실한 중국 정부의 보증이 있어야 믿고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지. 그런데 중국 정부에 그럴 이유는 없잖아? 겨우 한국의 중소기업에게 말이야?”

“그것만 되면 앞으로 중국 투자를 늘릴 건가요?”

“.......”

작품 후기

자자 삼종세트를!

아래는 멋지게 살자에서 발췌!

멋지게 살자로 고고싱

그래도 은근히 마음이 놓였다.

성격이 참으로 착해보였다.

그렇지 않았다면 자신에게 저런 말을 할 리가 없었다.

다만 그녀는 자신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전 남편의 얼굴을 떠올리자 마냥 그렇게 생각할 수는 없었다.

결국 다리에 힘을 풀었다.

다만 당혹스러운 것은 그였다. 그도 막상 항의를 했지만 그녀가 이런 반응을 보이자 난감했다.

더욱이 지금 자신의 물건은 그녀의 몸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상황이었다. 거기에 촉촉하게 젖어 있는 그 느낌은 정말 달콤했다.

이런 상황에서 섹스를 그만두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망설였지만 적당히 눈치를 보고는 슬쩍 한 번 밀어 보았다.

“아흑.”

바로 신음 소리가 들렸다.

딱히 심하게 거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눈에서는 다시 처연한 눈물이 주르르 흘러나왔다.

정지훈은 그 모습을 보자 안쓰러웠지만 도저히 지금은 참을 수가 없었다. 결국 계속 앞뒤로 몸을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흑.”

그는 그러는 중에 물건에서 너무 따스한 느낌에 오히려 연민의 감정을 느끼자 상대를 억누르고 싶은 심리가 발생하자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속도를 올렸다.

휘이익.

앞뒤로 강하게 율동을 거듭하자 최윤아는 의외로 쾌락에 몸을 떨면서 다시 강하게 거부했다.

“그, 그만, 아흑, 자, 잠깐, 아악, 하악, 제, 제발, 그, 그만, 아흑, 하아, 아악, 조, 좀 더, 강하게, 제, 제발, 그, 그만해.”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었다.

이성과 본능이 뒤섞여서 오락가락하는 상황이었다.

정지훈도 그것을 느끼자 이번에는 이전과는 달랐다.

어차피 딱 봐서는 상대 역시 섹스하고 싶어 한다는 확신을 했다.

‘좋아, 본격적으로 해보자!’

아예 독하게 마음먹고는 뿌리까지 밀어 넣었다가 당고기를 반복했다.

“아악!”

최윤아는 입까지 딱 벌리고는 쾌락에 몸을 부르르 떨면서 비명을 내질렀다. 전 남편에게서 도저히 얻지 못한 지독한 쾌감이었다. 그야말로 온 몸이 녹아들어가는 기분이었다.

섹스를 통해서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처음 느꼈기에 그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덕분에 거절하던 말과, 동작이 나오지도 않았다.

그저 자신의 몸에서 알알이 터져 나오는 쾌감을 느낄 뿐이었다.

시간은 이렇게 흘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