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수직으로 꽂힌 것이다.

6.71%를 지나자.

곧 바로 다시 –10%로 순식간에 내려 꽂혀 버렸다.

소니 담당자도 이 상황에는 손을 놓고는 멍하니 쳐다보았다. 도대체 여기서 어떻게 손을 써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지금 상황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이건 완전히 상대를 무조건 처 죽이자는 살얼음같이 절박한 상황.

소니 담당자 역시 당혹스러웠다.

하지만 곧 이어서 다시 들어온 매수세는 장난 아니었다. 나와 있는 물량을 단숨에 쓸어 담고는 곧 바로 수직으로 처 올리기 시작했다.

+0.7%

+2.71%

+4.08%

놀라운 것은 상승세가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주춤할 것도 없었다.

+6.71%까지는 그냥 치고 올라가서는 그냥 물량이 쓸어 담기 시작했다.

소니 담당자 역시 곧 바로 비명 소리를 내 질렀다.

<야아, 무조건 매입해!!!>

<알겠습니다.>

곧 이어서 나온 숫자는 아주 간단했다.

바로 +14.8%.

상한가였다.

불과 3분 만에 무려 25% 주가가 다시 요동을 친 것이었다.

내심 짜증스러웠다.

‘도대체 어떤 개새끼가 이렇게 상황을 개판으로 만든 거야?!!!’

***

“.......”

조민우 역시 회의실에 앉은 채로 다소 느긋한 표정으로 보는 척 흉내를 냈지만 이런 스펙터클한 장면에는 입을 다물어야 했다.

이건 해도 해도 너무했다.

누가 봐도 주가 조작이라는 것이 뻔히 보였다.

“정말 어이가 없군.”

양 실장 역시 식은땀을 닦으면서 혀를 내둘렀다.

“휴우, 이거 여러 사람 잡겠습니다. 심장이 약한 사람은 보고만 있어도 살이 떨립니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아니 주식은 어느 정도 기업 가치를 보고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도대체 저 짓해서 얼마나 벌겠다고 저러는지......”

하지만 양 실장은 이 질문에 고개를 내저었다.

“꽤 많이 법니다.”

“네?”

“저런 식으로 주가를 어느 정도 조작하면 수백억 버는 것도 일이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도박이나 마찬가지이니, 아무래도 벌레가 꼬이는 겁니다.”

“정말 답답하군요.”

“하지만 사장님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처음 이 회사를 매입할 당시 금액만 해도 15억이나 되었지 않습니까? 결국 돈을 벌기 위해서 투자를 하신 거라고 봐야 되겠지요.”

조민우도 물론 부인하지는 않았다.

“물론 저도 자금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성실하게 일을 해서 지금의 위치에 온 겁니다. 저건 그야말로 도박 아닙니까?”

“그러게 말입니다. 하지만 주식 시장의 병폐 중에 하나라서 손을 대기가 힘듭니다. 저걸 규제하면 오히려 투자가 위축되니까요.”

“답답할 노릇입니다.”

이렇게 대화가 끝나자 곧 다음 이야기로 들어갔다.

“그런데 마지막에 물량을 전부 쓸어 담은 놈들은 도대체 누구입니까?”

“글쎄요.”

확실히 이상한 구석이 있었다.

마지막에 와서 물량을 전부 쓸어 담은 세력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이 매입한 주식 물량은 무려 50만주를 넘었던 것이다.

물론 이들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는 것은 조민우만은 아니었다.

***

우리 투자 증권 광화 지점.

서동명 팀장은 안색이 파랗게 질린 채로 식은땀을 뻘뻘 흐리고 있었다.

마지막에 들어왔던 놈들이 자신들이 작업하던 물량, 비축 물량, 그리고 심지어 하한가에 갔을 때 우리 사주로 내놓은 물량까지 모조리 다 쓸어간 탓이다.

그는 특히 뒤 늦게 이런 상황을 눈치 채면서 미처 물량을 확보할 시기를 놓쳐서 아예 물량을 모조리 빼앗긴 상황.

실로 난감한 상황이었다.

더욱이 조금 전에 주가 조작하면서 손실로 입은 피해 역시 만만치 않았다.

“초, 총 손실이 얼마라고 그랬지?”

“대략 40억 정도 됩니다!”

40억 이라니.

이건 단순히 마이너스로 주식을 사고팔면서 입은 손실이었다. 다른 작전 세력과는 달리 심하게 주가 조작에 개입하면서 입은 손실이었다.

더욱이 이 돈은 자신의 돈도 아니었다.

‘제길 큰일 났네. 이거 이명수 부장이 알면 날 죽이려고 할 텐데.......’

하지만 그들만이 아니었다. 이미 자신의 고객 돈 일부도 지금 이 레인콤 주가조작에 끌어와서 작업한 마당이었다.

완전히 새된 것이다.

혹시나 해서 한 가지 확인을 해보았다.

“나, 남아 있는 물량은 없냐? 내가 설마 팔라고 해서 전부 다 던진 것은 아니겠지?”

다행히 실무자는 눈치가 있었다.

“저기 만약을 대비해서 좀 가지고 있는 물량이 있기는 합니다.”

“몇 주냐?”

“만주 정도 됩니다.”

“만주라.......”

물량이 너무 작았다.

적어도 3만주 정도만 되어도 어느 정도 이득을 볼 수 있었다. 어차피 블록딜 가격이 60만원이라고 공시가 나온 이상은 말이다. 더욱이 지금은 매수세만 해도 무려 40만주를 넘어가는 상황이었다.

‘이거 정말 골치 아프게 되었군.’

***

노태환은 물론 그렇지가 않았다. 그는 심장이 터질 정도로 놀라기는 했지만 그 결과를 보고는 결국 소리쳤다.

“우, 우와 상한가다!”

“세상에 도대체 얼마나 돈을 번거에요?”

지금 봐서는 –14.8%에 매입한 500주는 무려 25% 수익이었다.

우리 사주는 지금 현재가 기준으로 치면 역시 14.85% 수익이었다.

이것만 쳐도 대략 1,800만원정도 수익.

그리고 추가로 매입한 500주 기준으로 보면 무려 3,600만원. 합치면 5,400만원이었다.

실로 엄청난 수익이었다.

거의 샐러리맨 1년 연봉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부친을 돌아보고는 새삼 감탄했다.

“아, 아버지, 정말 대답합니다.”

“허어, 녀석 놀라기는! 지금 계속 지켜봐. 저 종목은 모멘텀이 분명한 종목이야. 아마 이 정도에서 끝나지 않을 거야. 이제 겨우 시작이란 이야기지. 저 정도 힘이면 최소한 300%는 먹어.”

“그러면 여기서 더 올라간다는 말입니까?”

“당연하지!”

변화가 생긴 것은 바로 이 순간이었다.

상한가에 있던 상황에서 갑자기 변화가 생긴 것이다.

곧 바로 상하가가 풀려버렸다.

+12.7%로 바로 떨어진 것이다.

아니 그런 정도가 아니었다.

다시 수직 롤러코스터를 타고는 지면으로 활강하듯이 내려꽂히기 시작했다. 단숨에 +6.71%까지 떨어져 내린 것이다.

다만 여기서 주춤하기는 시작했다.

바로 물량을 빼앗긴 세력들이 들어온 것이다.

거래양이 다시 순간적으로 쫙 늘어났다.

무려 30만주가 그냥 올라간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일 뿐이었다. 곧 이어서 추가 물량 20만주가 그냥 수직으로 내려 단번에 패대기쳐 버린 것이다.

주가는 단숨에 –로 반전 되더니, 밑으로 내려 곶히기 시작했다.

0.7%

2.71%

4.08%

이렇게 되자 매입했던 세력들도 그제야 뒤 늦게 상황을 파악했다. 막상 매입을 했지만 누군가 다시 주가를 폭락시킨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는 볼 것도 없었다.

다들 한 마음에 된 것이다. 그냥 들고 있는 주식 30만주가 다시 이 레인콤 주식 매도 판에 전부 투입된 것이다.

그 결과는 곧 바로 하한가로 직행해버린 것이다.

14.8%!

‘도,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노태환 가족은 안색을 딱딱하게 굳힌 채 멍하니 화면을 쳐다보기만 했다. 조금 전에 벌어들인 수익 5천만원이 불과 1분에만에 먼지로 날아가 버린 것이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부친의 반응이었다.

“야아, 좋다, 성질나네. 그렇다면 한 번 해보자. 내가 통장 하나 더 줄 테니, 이번에 아예 2,000주로 물량을 맞추어.”

“네? 아, 아버지, 지금 저 하한가 주식을 매입하라고요? 지금 누적으로 쌓인 물량만 해도 30만주가 넘습니다.”

“그러니 매입하란 거야. 틀림없이 오를 테니, 두고 봐. 주가란 것은 자신의 가치를 찾아가는 거야. 레인콤 주가는 분명히 블록딜 60만원 그 이상이야!”

확신에 가득한 말.

노태환도 반박을 하려다가 결국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우려가 가득한 표정을 한 채 결국 주식을 매입하고야 말았다.

‘이거 정말 괜찮을까? 무려 2천주야. 25만원 기준으로 5억이나 되잖아?’

7장 코스닥 신화(?)

조민우는 물론 괜찮지 않았다. 그는 다시 하한가로 주가가 폭락해버리자 눈썹을 꿈틀했다. 자존심이 상한 것이다.

다만 양 실장은 의아한 표정을 한 채 주가 그래프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당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지금 주가 변동을 잘 보면 한 두 세력이 관련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 눈에 훤히 들어왔다.

더욱이 마지막에 물량을 싹 매입했던 세력이 그냥 집어던진 것은 정말 이해하기 어려웠다.

‘지금 봐서는 갑자기 마음을 바꾼 것 같아. 도대체 저놈들은 정체가 뭐지?’

결국 머뭇거리다가 한 마디 해주었다.

“이거 정말 큰일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지 알 수가 없습니다. 지금 봐서는 사장님이 우리 사주로 내놓은 물량이 전부 풀렸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조민우가 사실 가장 쓸쓸하게 생각하는 것이었다.

“휴우, 답답할 따름입니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를 그렇게 못 믿다니. 굳이 내가 말하지 않아도 회사 돌아가는 것 보면 알 텐데.......”

“하지만 아무래도 주가 변동폭이 너무 심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지금 봐서는 완전히 도박판이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잘만 단타 쳐도 1억은 그냥 벌수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게 답답하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소연이었다.

딱히 레인콤을 무슨 특별하게 키운 것은 아니었다.

자신이 의도한 바를 이루기 위해서 그 수단으로 키웠다.

나름 애착이 들어갔다.

그로 인해서 이득을 본 직원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뒤통수 칠지는 몰랐다.

조민우는 잠깐 이 때문에 생각을 거듭했다. 지금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한 것이다. 딱히 회사 가치가 추락해서 주가가 폭락한다면 그건 시장에 맡길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이건 정말 아니야.’

그는 고민을 거듭하다가 곧 한 가지를 떠올렸다.

“혹시 회사 가용 현금이 얼마입니까?”

“가용 현금이라면.......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양 실장은 곧 바로 기획팀에서 오늘 출근한 한 직원에게 손짓을 해서 가용 현금 관련된 자료를 가져오라고 지시를 내렸다.

직원은 곧 바로 회의실에서 사라져서는 얼마 있지 않아서 이미 작성된 보고서 하나를 들고 나타나서는 곧 바로 내밀었다.

거기에 적혀 있는 내용은 쭉 읽어보다가 제일 밑에 나와 있는 금액만 확인했다.

“대략 6천억 정도 됩니다.”

“6천 억요? 호오, 생각보다 많습니다.”

“지금 판매되고 있는 SlimNSX 1분기 현금이 들어온 것 때문입니다. 1사분기에 들어온 금액만 해도 무려 4천억이 넘습니다.”

“어? 생각보다 좀 늘어난 것 같군요.”

“네, 비록 가격 때문에 말이 많기는 하지만 워낙에 성능이 좋으니까요. 일단 한 번 맛을 본 고객들은 도저히 다른 대안이 없는 겁니다. 그러니 이런 성과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때문에 그 반발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조민우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건 알겠습니다. 그 돈으로 지금 자사주 매입을 시작하세요. 아니 일단 바로 공시를 시장에 내기 바랍니다.”

“네? 자, 자사주 매입요? 하지만 저희는 지금 주가 상장 첫날인데요. 첫날에 자사주 매입 공시를 띄우는 것은 좀.......”

그는 손짓으로 그의 말을 막았다.

“도저히 제가 눈뜨고 못 보겠습니다. 차라리 매입한 후에 그것으로 다시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로 분배할 생각입니다. 물론 당시 발행가 기준이겠지요.”

“하지만 아무래도 그건 좀.......,회사에도 유동 자금이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곧 있으면 추가로 돈이 들어올 텐데요? 투자 금액을 받기 전에 저희 측에서 당겨서 쓴 돈이 있지 않습니까?”

“그렇기는 합니다만.......”

그는 단호하게 소리쳤다.

“그렇게 진행하세요!”

***

양 실장은 지시를 받자 다시 몇 번에 걸쳐서 항의를 해보았다.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조민우는 이미 천년바위처럼 지금 결정한 상황에 대해서 마음을 단단히 굳히고 있었다.

‘상장 첫날부터 이게 뭐하는 짓인지......’

그는 곧 바로 증권 회사에 전화를 걸었다.

바로 교보 증권이었다.

물론 담당자는 김중명 팀장(?).

그는 당연히 전화를 듣고 나서는 화들짝 놀랐다.

“네? 노, 농담이시죠?!”

“진담입니다. 이미 필요한 서류는 그 쪽에 다 넘어가 있고, 저희 쪽 계좌에 대한 위임이 끝난 상황이니, 바로 진행해주기 바랍니다.”

“하, 하지만 대주주가 6천억 물량을 매입하면 아마도 난리가 날 텐데요? 분명히 대주주에 의한 주가 조작이라고 해서.......”

“그러면 공시를 바로 띄우세요. 그리고 바로 작업 들어가시기 바랍니다!!!”

이런 상황.

김중명 팀장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는 전화를 끊고 나서도 잠깐 동안 너무 충격을 받아서 멍해 있었다. 레인콤 지시가 너무 얼토당토 않는 상황인 탓이다.

6천억이라니.

100만주 매입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25만원 기준으로 쳐도 2,500억.

다시 말해서 지금 거래 중인 물량을 몽땅 전부 매입하고도 남는 양이었다. 필요하다면 무조건 다 매입하라는 이야기였다.

그는 일단 상황을 눈치 채자 곧 바로 자기들 물량부터 일단 챙겼다.

“지금 가용한 자금 모두 동원해서 바로 매입해!”

“알겠습니다.”

곧 이어서 진행된 매입.

단숨에 7만주까지는 가능했다.

하지만 그 이상은 무리였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금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아쉽군.’

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지금은 레인콤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 우선이었다.

일단 자사주 매입에 관한 공시부터 띄웠다.

주가 안정을 위해서 자사주 100만주 매입을 진행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