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Wizard

19 Absolute Wizards

9장 새로운 도전

지금 레인콤의 위세는 단순히 하나의 기업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특히 한국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실로 상상을 초월했다.

아니 한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더욱이 최근 들어서 M 인공섬 건설과 관련해서 한국에 있는 거의 모든 조선, 철강, 중공업 업체는 초대박을 맞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평소와는 달리 조민우를 마치 구세주인 양 받들었다.

여기까지가 지금 한국의 분위기였다.

하지만 곧 얼마 있지 않아서 조신일보가 특이한 기사 하나를 보도했다.

레인콤, 중공업체 인수 합병을 위해서 검토하다!

바로 레인콤이 조선소 인수에 관심을 가지고 검토를 하고 있다는 기사였다.

이 기사가 나가자 긴장한 것은 바로 기존의 조선이나, 중공업체였다.

그들은 곧 바로 이 사실의 진위 여부 확인을 위해서 이쪽저쪽을 뛰어다녔다.

그리고 곧 이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레인콤이 중공업에 뛰어든다!

그리고 난리가 났다. 중공업체나, 조선을 비롯해서 제철 업체까지 다들 이구동성으로 이 상황에 대해서 레인콤을 향해서 맹비난의 포성을 터트렸다.

이건 완전히 갑의 횡포다.

도대체 대기업에서 왜 구멍가게 영역을 침범하는 거야? 레인콤은 각성해야 한다.

정부에서는 도대체 뭐하는 겁니까? 이런 갑의 횡포를 그냥 둘 겁니까?

이건 정말 아닙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겁니까? 이런 일은 마땅히 제재를 해야 합니다.

누가 구멍가게인지는 명확하지 않는 내용이다.

다만 이 결과는 전혀 무시못할 것은 아니었다.

조민우에 대해서 반발심을 가지고 있던 세력들조차 서서히 힘을 합쳐서 맹렬하게 비난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실로 열화와도 같은 폭발적인 반응이었다.

레인콤이 중공업을 하게 되면 한국 중공업은 20년 후로 후퇴한다. 절대로 막아야 한다!

***

“나 참.......”

조민우는 신문을 보고는 할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아니 이미 제철 사업부까지 있는 레인콤이다.

그런데 겨우 조선소 하나 더 인수하는 것 가지고 이렇게 난리를 칠지는 몰랐다.

김지애가 입에 바나나 하나를 넣어주면서 말해주었다.

“너무 그 분들을 비난하지 마세요. 사실 지금 한국에 있는 다른 제철 회사들이 꽤 타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에요.”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저희 쪽에서 M 인공섬 제조와 관련해서 일반 철강 제품류 역시 최근 들어와서 생산을 늘렸어요. 하고 싶어서 한 것은 아니라, 다른 회사에서 납기를 맞추지 못하자 어쩔 수 없이 한 거에요. 그런데 그 때문에 대다수 제철 업체 평균 매출이 무려 30%까지 폭락했거든요. 아마 그런 일 때문에 그럴 거에요.”

그냥 하는 말은 아니었다.

지금까지 레인콤의 제철 사업부는 딱 정해진 제품만 만들었다.

특히 레인콤 내부에서 소진되는 다양한 M 시리즈 합금 위주로 일을 해 나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다른 제철 회사 오히려 이득을 보았다.

레인콤 내부에서 소모되는 대다수 철강류의 수요가 점점 늘어나서 무려 20%까지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불행한 일이 생긴 것은 바로 이런 중에 철강 단가 문제가 생겨났다.

레인콤에서는 기존 가격 유지를 요청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철강업체는 레인콤이 벌어들이는 수익이 있으니, 그것을 감안해서 어느 정도 절충점을 찾기를 요구했다.

너무 하지 않습니까? 수익을 무려 만%씩이나 남겨 먹으면 저희들에게 좀 줘야 하지 않습니까?!

당연히 들어줄 수가 없는 요구였다. 때문에 여기에 대한 견제 수단으로 다른 해외를 통해서 철강 수익을 시작했다.

그리고 기존에 있는 제철 사업부 규모를 늘렸다.

이게 처음에는 그렇게 크지 않았다.

하지만 같은 계열사라서 여러 가지 면에서 일을 하기 편했다.

특히 가장 우려가 되는 보안 문제였다. 다양한 점에서 오히려 유리한 상황이 되자 결국 제철 생산량은 해마다 늘어났다.

이것은 결국 포스코를 비롯한 다른 제철 매출에 막대한 악영향을 주었다. 더욱이 이런 상황에서 최근에 개발된 M 철강 시리즈가 결정타였다. 기존의 제철보다 특성은 무려 3배 이상 좋으면서 단가는 오히려 20%가 줄어든 획기적인 제품이었다.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기존의 제철 회사는 곧 바로 타격을 받았다.

그런데 이건 한국만이 아니었다.

중국하고, 일본 역시 마찬가지였다.

특히 중국은 기존에 철강 품질 관련해서 해외 바이어끼리도 말이 많이 나왔다. 그런 차에 레인콤에서 M 철강 시리즈를 발표하자 이쪽으로 전부 발을 돌렸다.

결국 중국 철강 회사 매출은 무려 50%까지 폭삭 주저 앉아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다들 말이 많았다. 하지만 워낙에 정치적으로 엮여 있는 상황에서 함부로 행동하기는 어려웠다.

내심 욕을 할 뿐이었다.

‘조민우, 이 개새끼!’

그녀가 말한 내용은 바로 이런 분위기에 대한 것이었다.

“흐음.”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몇 번이나 보고 했어요. 그런데 사장님은 무조건 전결 처리만 하고 알아서 하라고 하셨죠. 그 때문에 다들 말이 많았어요.”

“중공업체 전부가 그래?”

“네, 다들 사장님을 죽이려고 해요. 분노가 엄청나죠.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배까지 만들면 타격을 받는 업체들이 꽤 생겨 날 겁니다.”

“이거야 원 사업하기 이렇게 힘들어서야........”

“차라리 합작을 하는 것이 좋을 거에요.”

“그런데 그게 곤란해. 외부에 알려지면 안 될 사항이 좀 있어서.”

“그렇군요. 하지만 조선소 인수는 좀 생각을 달리하는 것이 좋을 겁니다. 아마 이대로 밀어붙이면 다른 업체들이 그냥 있지 않을 겁니다. 자신들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니까요.”

“골치네.......”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한 편으로 어이가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럴 수도 있었다.

미국 재채기 하면 한국은 몸살을 앓는 것과도 비슷했다.

***

조민우는 뒤 늦게 주변 상황에 대해서 듣고 나서는 다시 한 번 레인콤 계열사, 특히 제철 사업부를 중심으로 해서 상황을 한 번 알아보았다.

결과는 자신의 생각과는 많이 달랐다.

과거에는 단순히 레인콤 내부에서 사용되는 M 특수 강철만을 중심으로 제작했다. 지금은 그 규모가 무려 10배 이상이나 커져 있었다.

결국 직접 가서 확인해 보았다.

기이잉.

M 제철소 공장 내부에서 돌아가는 화력은 다른 제철소에 비해서 월등해서인지 온도가 후끈후끈 했다.

뒤를 따르는 담당자에게 이야기를 듣고 있지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그 보다는 내부 설비를 보는 것이 우선이었다.

한 쪽에서 녹아 있는 쇳물이 출렁이는 모습은 마치 용암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그 쇳물이 모여서 하나의 형상을 이룬 채 다시 다른 공정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 과정은 단순히 이곳 한 곳에서만 끝나지 않았다.

곧 밖으로 나섰다.

***

무려 이백만 평의 대지였다. 그 위에 쭉 늘어서 있는 M 제철소의 모습은 단순히 역동적이라는 말로 표현하기에 부족했다.

강하고, 파워풀한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특히 다른 일반적인 공장과는 달리 공장 곳곳에는 실탄을 든 병사들이 근무를 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사용되는 금속 중에 일부는 전부 군용으로 사용되는 탓이다.

아예 국방부에서 따로 이곳에 군대를 파견한 결과였다.

차량을 탄 채로 이 모습을 물끄러미 보면서 입을 열 수가 없었다.

이미 레인콤 규모가 커졌다는 것은 매출과 보고를 통해서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 규모가 자신이 생각한 것과는 너무도 큰 차이가 있었다.

‘도대체 언제 이렇게 성장한 거지?’

***

한 쪽에는 무려 100만톤 규모의 거대한 화물선이 최종적으로 제조된 M 시리즈 제출을 운반하고 있었다.

기이잉.

거대한 기중기가 움직일 때 마다 집채만 한 통짜 쇠가 옆으로 이동하는 모습은 실로 말로 형언하기 어려웠다.

그런 주변에는 M 건설 로봇 수백 대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기존의 모형과는 달리 동작이 꽤나 빨랐다.

쿵. 쿵. 쿵.

특히 작은 쇠 덩어리는 아예 작은 운반용 트럭에 따로 싣고 있었다.

그 주변에는 기술자들이 조심스럽게 움직이면서 감독하고 있었다.

야아, 다들 조심 해.

자꾸 그 로봇만을 믿지 말라고 했잖아.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일을 하는 거야? 그러다가 또 큰 사고가 나니 조심 해!

야아, 최 대리, 이 병신아, 이동할 때는 항상 진동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라고 했잖아!!!

핏대까지 세워서 소리치는 이들도 있었다.

워낙에 많은 물량을 제한된 시간 안에 선적하려니, 다들 피가 말랐다.

묵묵히 그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

양 실장이 옆에 있다가 슬그머니 한 마디 했다.

“사장님.”

“네?”

“조선소 인수는 아무래도 좀 달리 생각하는 것이 어떨까요?”

“하지만 그 일은 꼭 필요합니다.”

“지금은 시기가 너무 안 좋습니다. 한창 중공업이 우리 인공섬 때문에 이익을 보고 있을 때면 괜찮은데,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아닙니다.”

“포기하란 말입니까?”

“아뇨, 시기를 좀 늦추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대신에 다른 일 쪽을 알아보면 되지 않겠습니까?”

“다른 일이라........”

꼭 못한 것은 없었다.

지금은 조선소가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점점 다가오는 주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뭐가 좋을까?’

***

모든 일이 그렇지만 현실을 파악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지금 자신이 처해 있는 위치를 잘 모른다면 계획한 일이 어긋날 수도 있다.

지금 레인콤이 그런 경우였다.

과거에 비해서 레인콤은 실로 급격하게 발전을 거듭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레인콤 내부의 변화에 대해서 아는 것이 오히려 더 중요할 수도 있다.

특히 제철 사업부처럼 급격한 변화를 일으킨 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었다.

조민우 역시 처음에는 다급하게 일을 진행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도 일을 진행하는 중에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자 고민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내실을 다져야 할까?’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곧 바로 레인콤 제철소를 중심으로 해서 지금까지 레인콤 계열사 전체를 한 번 돌아보았다.

역시나 레인콤 제철소만 변화를 거듭한 것은 아니었다.

많은 분야에서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그런 분야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바로 반도체였다.

특히 CPU 분야는 기존과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어라? 이건 뭐지? 3D CPU라니.’

쉽게 말해서 기존의 CPU와는 개념 자체가 전혀 다른 결과였다. 2D CPU가 흔히 말하는 기존의 CPU와 동일한 개념에 들어갔다.

하지만 3D CPU는 좀 달랐다.

적층 형식으로 해서 입체적으로 만든 방식이다.

물론 이렇게 한 것은 이유가 있다.

바로 열 때문이었다.

기존의 M CPU가 나름 열 면에서 획기적인 개선을 이룬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 열의 한계가 있었다.

바로 20GHz.

이 이상 올라가면 급격하게 온도가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났다. 결국 해결 대안은 선풍기(?)를 달아서 사용하는 방법도 있는데, 이걸로는 한계가 있었다.

너무 속도가 빨라서 열 특성 자체가 많이 달랐다. 즉 열 자체를 낮추기 위해서 조절하는 동안에 먼저 열이 뜨거워져 버린다.

결국 다른 대안이 필요했다.

여기에 대한 연구가 많이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이 실패했다.

그런 중에 나온 결론이 바로 3D CPU 였다.

일종의 멀티 코어와 비슷하기는 한데, 조금은 다르다.

기존 멀티 코어 방식으로 각 층 마다 같은 패키지를 사용하는데, 이 때문에 한계가 생긴다. 즉 코어 숫자가 늘어날수록 성능이 올라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병렬 처리 자체에는 한계가 있었다.

5GHz 이하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일정 속도 이상을 올라가면 이것 역시 문제가 된다. 그래서 나온 대안이 각 층 마다 아예 분리시켜서 온도 상승 자체를 막으면서 배선 간격을 줄이는 방식을 연구했다.

이것이 바로 멀티 CPU였다. 이 덕분에 무려 20GHz CPU 100개의 연산 능력까지 갖춘 초 M CPU까지 등장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M7(?) CPU였다.

한 번 쭉 이 특이한 M7 CPU에 대한 것을 조사하다가 곧 담당자인 한억수 팀장을 호출했다.

그리고 설명을 들었다.

“아, M7 CPU 말입니까? 그건 만들고 싶어서 만든 것은 아닙니다. 열 문제 때문에 딱 막혀 버리죠. 그런 상황에서 인텔이 계속 치고 올라왔습니다. 이 상황을 계속 보고 했지만 사장님은 알아서 하라고 하셨죠.”

다만 그 이후는 좀 달랐다.

조민우가 모른 척한다고 해서 결과마저 그런 것은 아니었다.

아니 좀 지독했다.

실적이 없는 사람에게는 밥도 없다!

이것이 조민우의 철학이었다.

결국 그를 비롯한 팀은 이 일에 죽으라고 매달렸다.

다만 그들은 기존의 M 이론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일부 밖에 몰랐다.

이걸로는 방법이 없었다.

그러다가 머리를 쥐어짜서 나온 아이디어가 바로 적층 방식이었다.

“일테면 사장님이 나 몰라라 하자 그 대안으로 나온 방식인 셈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그 결과가 나쁘지 않다는 점이죠. 단숨에 인텔과의 시장 격차를 무려 20%나 벌렸으니까요.”

“.......”

그는 설명을 듣고 나서는 피식 웃고 말았다.

‘하여간에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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