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peror! Can You See Stats!?

# Six tribe meetings

한편 자미르 또한 유리우스를 제거할 계략을 짜느라 여념이 없었다.

‘거기에 카림을 제거하고 파르티아를 온전히 교단의 수중에 넣을 좋은 기회이기도 하지!’

이번에 그는 카림과 유리우스를 한 번에 엮어 넣어서 제거할 계획을 짜고 있었다. 사전 준비도 충분히 갖추어 둔 상황.

‘하지만 사원에 침입한 수수께끼의 침입자가 걸린단 말이지…….’

계획에 변수가 있다면 최대한 제거하는 것이 좋았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럴 만한 세력이 눈에 띄지 않았다.

‘뭐, 만약을 위한 보험도 들어놨으니 이대로 가도 될까?’

마침내 생각을 마친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궁전으로 향했다.

“카림 형님을 뵙고 싶은데 계신가?”

“지금 제국의 황자 전하와 회담을 하고 계십니다.”

“그래? 그럼 형님에게 말이나 전해주게.”

그는 미소를 지었다.

* * *

현재 장내의 인물들은 모두 당황하고 있었다.

카림은 저것들이 치료 잘 해놓고 뭔 짓을 하나 궁금해서였고 유리우스는 갑자기 스탯창이 떠서였다.

마지막으로 제갈건은 처음에는 당황하는 것 같더니 침착한 성격답게 빠르게 대처했다.

“제가 통제하겠습니다. 전하께서는 가만히 계셔주십시오.”

“음?”

“진기의 유입이 점차 멈추고 있군요. 어설프게 막으려고 하면 오히려 더 큰 내상을 입으실 것 같습니다.”

“그런가?”

전문가의 말이니 일단 유리우스는 스탯창을 부지런히 살펴보았다.

[플레이어에 한해서 사신무에 속하는 네 가지 진기의 융합이 가능합니다. 현재 청룡의 숨결의 특성을 일부 흡수하셨습니다. 차후 직접 익혔을 때 숙련도의 상승이 빨라집니다.]

[청룡의 숨결의 특성에 따라 포스의 컨트롤과 순발력이 상승합니다.]

‘이청문의 유산인 사신무는 원래 하나의 무공을 네 조각으로 갈라놓은 것이라고 했었다. 아무래도 조각을 모을수록 효과가 배가되는 방식인가 보군?’

백호 호신기가 근접전에 필요한 뛰어난 감각과 호신기를 주었다면 청룡의 숨결은 몸을 움직이는 전반적인 능력을 향상시키는 특성이었다.

이윽고 흘러들어온 진기는 완벽하게 유리우스에게 흡수되었다.

“혹시 몸에 이상은 없소?”

“소량의 진기가 빠져나갔을 뿐입니다. 다만…….”

제갈건은 복잡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남의 몸에 불어넣은 진기는 절대로 그 사람의 것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강제로 진기를 빼앗는 사이한 수단을 사용하신 것은 아니다.’

그런 낌새가 있었다면 제갈건이 이렇게 무사할 리가 없었을 터. 그렇다면 답은 딱 하나뿐이었다.

“전하께서는 혹시 본 세가의 내공을 이미 익히고 계십니까?”

“그렇지는 않소.”

“이해할 수가 없군요. 같은 계통의 내공을 수련한 것이 아닌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날 리가 없습니다.”

여기서 유리우스는 쓴웃음을 지었다.

“이번 사막에서의 일이 정리되고 난 다음에 해명을 해주겠네. 저기 기다리는 사람이 있지 않은가?”

“흠? 뭔가 중요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는데 내가 끼어들어도 되겠소?”

그것은 바로 아까부터 의문인 기색으로 그들 사이를 주시하는 카림이었다. 제갈건 또한 그 소리를 듣고 정신을 차렸다.

‘세가에 내린 내 임무는 어디까지나 전하를 보좌하는 것이었지 의문점이 있다면 나중에 보고를 하면 된다.’

“별것 아닙니다. 두 분은 말씀을 마저 나누십시오.”

“그렇다면 상관없소만.”

그렇게 제갈건은 한 발 물러섰고 카림은 유리우스에게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일단 아버님을 치료해 준 것에 대해서 예를 표하겠소. 사실 믿지 않았는데 내 착각이었으니 면목이 없게 되었군.”

“나도 먼저 시비를 건 것은 미안하오.”

유리우스와 카림의 사이에 드디어 화기애애한 기색이 감돌기 시작한 것이다. 신뢰를 얻기에 가장 적절한 수단을 동원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완전히 완치된 것은 아니라오.”

“설령 그렇다고 해도 당신에게 은혜를 입은 것은 사실이지.”

“그렇다면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를 해봐도 되겠구려.”

“자미르 그놈을 말하는군.”

“당신도 짐작은 하고 있었겠지만 그는 이 사태와 무관하지 않소. 거기에…….”

“나와 협상을 하러 온 이유도 거기에 있겠지.”

카림은 누가 똑똑한 놈 아니랄까봐 척척 알아듣는다. 이것은 유리우스가 처음 사막에 들어올 때부터 의구심을 품고 있던 사항이었다.

‘원래 내가 생각한 카림은 월레스와 결탁할 정도로 야심이 많은 인물이었지. 하지만 실제 만나보니 그런 위험부담을 감수할 만큼 머리가 빈 사람은 아니어 보이거든?’

카림은 월레스의 암살 제의를 거절한 것도 그렇고 제국의 사절단에게도 필요 이상으로 냉담한 태도를 보였다. 여기서 추론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근 몇 년 사이 외부의 조력을 필요로 할 정도로 큰 일이 그에게 닥친 거겠지.’

결론은 하나밖에 없었다. 근래에 카림의 가장 큰 정적으로 떠올랐다는 7왕자 자미르일 터.

카림은 한숨을 내쉬며 사정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후… 사실 내가 그놈을 의심하고 견제하기 시작한 것은 일 년 전부터요.”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소. 당신은 쓸데없는 트집을 잡아서 정적을 만들 인물은 아니어 보이니까.”

카림과 자미르의 대립은 겉으로는 근래 이루어지고 있는 파르티아의 유흥관광사업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카림을 만나자마자 유리우스는 의구심을 느낀 것이 그는 강직하긴 하지만 국익에 도움이 되는 사업을 굳이 반대할 인물은 아니었다.

“나는 아버님이 쇠약해지신 이유 모든 방법을 동원해 치료를 해보려고 했소. 하지만 어떤 방법도 차도가 없더군. 하지만!”

여기서 카림의 눈빛은 살기로 번뜩였다.

“자미르 그놈이 어디서 귀한 약을 가져왔다면서 아버님에게 바친 이후로 증세가 살짝 완화되는 듯했소.”

“그가 단시일 내에 파르티아의 실세로 떠오른 것은 그 이유도 있겠군?”

“그렇소. 그 이후로 아버님의 총애를 얻은 자미르는 국정에 어느 정도 간섭이 가능하게 되었지.”

그리고 자미르의 세력이 카림을 견제할 수 있을 정도로 커지자 국왕의 병세는 다시 거짓말처럼 악화되어 지금의 상황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의심을 하는 사람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소. 하지만 증거도 없고 결정적으로 조사를 해봐도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하니 수상함이 더 늘어났지.”

유리우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그자의 꼬리를 어떻게든 잡아내는 것이 우선이겠구려.”

“당신에게 그럴 방법이 있단 말인가? 이 수도는 내 앞마당이나 다름없는 곳이지만 그런 증거를 찾아낼 수는 없었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겠지!”

유리우스는 단호하게 카림의 말에 반박하고는 재차 입을 열었다.

“혹시 제대로 된 증거가 있다면 당신의 권력으로 자미르를 잡아넣을 수는 있는 거요?”

“아쉽지만 그것은 무리요. 얼마 전이라면 가능했겠지만 그를 지지하는 지파가 많으니 반발이 만만치 않소.”

“그렇다면 곤란한데…….”

유리우스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 교단이라는 단체만 해도 상대하기 빠듯한 상황이다. 파르티아의 세력마저 자미르를 돕게 되면 그를 완벽하게 잡기는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끼이익

하지만 그 순간 문이 열리며 카림에게 뜻밖의 소식이 들려온다.

“실례하겠습니다. 긴급한 보고가 있습니다.”

“무슨 일이냐?”

어지간히 급한 사안이 아니면 이런 궁중의 심처까지 보고가 오진 않을 터.

카림은 의아한 표정으로 수하를 돌아보았다.

“실은 자미르 왕자가 회의에서 할 말이 있다더군요. 이번에 제국의 동맹 요청에 관한 일이라고 합니다.”

카림과 유리우스는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놈이 또 뭔가를 꾸미나 보군?”

“일단 들어나 봅시다.”

잠시 뒤.

자미르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회의장에서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우리 파르티아가 이렇게 부유해진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다 제국에서 손님들이 유입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겠지요.”

“그래서 네 의견은 동맹을 받아들이란 말이냐?”

카림은 불쾌하다는 어조로 자미르의 말을 받아쳤다. 회의장은 그를 지지하는 지파의 사람들도 긴장한 얼굴로 그들의 사이를 보고 있었다.

“물론! 국익에 관련된 상황인데 저도 제 의견이 무작정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자미르는 능청스럽게 말을 받아넘기더니 제안을 꺼냈다.

“이번 사항은 국왕 전하께서도 결정하실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니 다른 방법으로 결정하면 어떻겠습니까?”

“다른 방법이라면?”

“저는 이런 큰 사안이라면 마땅히 여섯 지파 회의를 열어서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여섯 지파 회의를? 그게 더 일을 복잡하게 만들지 않을까?”

“하지만 어찌 보면 일리 있는 의견이기도 하네. 2왕자님과 7왕자님의 의견이 갈리면 답이 나올 리가 없지 않은가?”

그 순간 수군대는 소리 사이에서 손 하나가 번쩍 올라간다. 그 손의 주인은 바로 유리우스였다.

“동맹이라고 하면 내 일이기도 해서 질문하는 것인데 여섯 지파 회의가 대체 뭔가?”

“아! 황자 전하께서는 잘 모르시겠군요.”

자미르는 씩 웃더니 그에게 설명을 시작했다.

“파르티아가 여섯 지파의 연합체인 것은 아실 겁니다. 연합인 만큼 서로 분쟁이 있으면 조정이 필요해서 생긴 전통이지요.”

“조정이라 하면?”

“여섯 지파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이면 왕이라고 할지라도 무조건 그 의견을 따라야 합니다.”

“호오…….”

“다만 조건이 매우 까다롭습니다. 여섯 지파 중에 파르티아 왕가를 제외한 다섯 지파의 동의가 필요하지요.”

카림은 날카롭게 자미르를 쏘아보았다.

‘무슨 수작이지?’

현재 왕가를 제외한 다섯 지파 중 세 개의 지파는 카림의 편이었고 두 지파는 자미르의 편이었다. 당연히 만장일치 따위가 나올 리가 없는 상황.

“그거 괜찮은 방법이구려. 재미있는 구경이 될 것 같기도 하고 난 상관없소.”

“파르티아가 자랑하는 좋은 전통이지요! 역시 황자 전하께서는 현명하신 분이십니다.”

유리우스와 자미르는 서로 얼굴에 금칠을 해주느라 여념이 없었다.

찡긋.

유리우스는 카림에게 눈짓으로 신호를 보냈다. 받아들이란 소리였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마음대로 해라.”

카림 또한 그 신호를 듣고 짐짓 싸늘하게 대답하고 몸을 돌려 회의장을 나갔다.

“형님께서 워낙 강직하셔서 그렇습니다. 이해해주시지요.”

“별로 기분 나쁘지 않소. 방금까지 대화해보니 의외로 좋은 친구더구려.”

웃으면서 대답하는 유리우스는 실제로도 기분이 매우 좋았다.

‘아마 그 여섯 지파 회의인가 뭔가에서 나를 없앨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게 뜻대로 될까?’

오히려 그런 권위를 가진 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은 그가 바라던 바였다.

‘이것으로 첫 번째 문제는 알아서 해결되었군.’

첫 번째는 바로 파르티아에서 나름 세력을 가진 자미르를 어떻게 무너뜨리느냐는 것이었다.

‘중요한 것은 그다음 계획인데 이것도 어떻게든 활로를 찾아봐야겠어.’

두 번째는 바로 교단의 세력이었다. 그의 예상과는 다르게 상당히 까다로운 난적이 출현한 상황. 지금 그가 일대일로 상대하기에는 다소 힘들 것 같았다.

‘모든 지파가 모여야 하니 일주일 정도 시간이 걸린다고 했던가?’

그사이에 어떻게든 그 이스마일인가 뭔가 하는 강적을 잡을 방법을 찾아야 했다.

* * *

다음 날.

“부르셨습니까?”

유리우스의 부름을 받고 온 제갈건은 사실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상태였다. 약간이긴 하지만 진기의 손실을 봤고 황자의 정체에 대해서도 신경이 쓰인다.

“자네에게 부탁이 하나 있어서 말이야.”

“무엇이든 말씀하십시오.”

“혹시 나에게 무공이라는 것을 조금 가르쳐줄 수 있나?”

“네?”

제갈건은 순간 멍청히 반문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