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ing Maker

Chapter 85 Caesar Opund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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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볼프와는 제대로 된 대화가 불가능했다.

워낙 상태가 안 좋았기 때문이다.

‘하긴, 볼프가 멀쩡한 상태였다면 카이사만 두고 해적섬을 나올 리가 없으니까.’

부상 자체는 다 치료가 되었지만 전투 중에 쓰러진 후 지금까지 쭉 의식불명 상태라 했다.

‘볼프 설마 죽는 건 아니겠지?’

‘단순한 피로 누적이라고 하니 일어나겠지. 늦어도 내일 아침이면 일어날 거야.’

하지만 그래서는 너무 늦었다.

때문에 유더와 코델리아는 카이사의 다른 선원들을 탈탈탈 털기 시작했다.

애당초 바다사람에 다른 누구도 아닌 카이사의 부하들이다보니 다들 거칠기 짝이 없었지만 계급과 돈의 힘은 과연 위대했다.

“그렇게 된 겁니다. 백작님.”

“알겠습니다. 상세한 정보 감사합니다.”

온순한 양처럼 고개를 숙이는 털보 선원에게 은화를 몇 개 건네준 유더와 코델리아는 아까부터 안절부절 못하는 집사에게 짐을 맡긴 뒤 카이사의 저택을 나섰다.

“어떻게 생각해?”

“아무래도 강적이 있는 것 같아.”

털보 선원의 이야기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았다.

블랙 샤크 호의 포격으로 해적섬에 정박되어 있던 배들을 적당히 부순 뒤 소란을 틈타 카이사가 이끄는 침투조가 상륙했다.

혼란한 틈을 타 카이사가 단숨에 적의 핵심부를 제압하는 나름의 황금 패턴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문제가 생겼다.

해적들의 핵심부가 너무 강했던 것이다.

‘카이사가 이끄는 상륙조 가운데 생환자는 볼프와 털보를 포함해 겨우 셋.’

블랙 샤크호에 대기 중이던 선원들은 해적들에게 붙잡혀 끌려나오는 의식불명 상태의 카이사를 보자마자 후퇴를 선택했다.

남아 있어봐야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 소식이라도 전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그냥 튄 거에 이유를 갖다 붙인 것 같지만.’

어찌되었든 털보의 증언에 따르면 카이사를 꺾은 것은 철가면을 쓴 검사라 했다.

털보 자신도 해적들과 싸우느라 제대로 보지 못 했지만 카이사를 그냥 이긴 것도 아니고 압도했다는 모양이다.

“누군지 알 것 같아?”

철가면을 쓴 남자 검사.

코델리아의 물음에 유더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모르겠어. 아무리 기습이었다지만 카이사를 압도했다는 걸 보면 후보가 몇 없기는 하지만··· 죄다 검을 쓰니까.”

일단 생각할 수 있는 건 깊은 바다의 해적들이었지만 유더 스스로 말했듯이 그들 대부분이 검을 사용하는 터라 누구라 콕 찝어 말하기가 어려웠다.

가면이야 누구든 뒤집어쓰면 되는 것이었고 말이다.

“말레키스 쪽 인물일수도 있어.”

“말레키스 자식들?”

“그중 하나일수도 있고.”

말레키스는 에이션트 드래곤이었다.

휘하에 자식들로 이루어진 용 군단을 거느리고 있으니, 그중 하나가 이번 일에 나선 것일 수도 있었다.

“털보는 제대로 싸우는 건 보지 못 했다고 하니까. 검은 폼이고 마법이나 초능력으로 제압한 걸지도 몰라.”

“끄으응.”

결국 적이 누구인지 간파하는 건 무리라는 소리였다.

“어찌되었든 강자에게 패한 거라면 잠입 쪽을 택해야 할 것 같네.”

“몰래 숨어들어서 카이사만 구한 다음에 튀자고?”

“어, 이러나저러나 일단 카이사를 확보해야 인질극 상황을 피할 수 있을 테니까.”

“하긴, 카이사 목에 칼 들이밀면서 협박해오면 이래저래 난감하긴 하겠네.”

고개를 끄덕인 코델리아는 다시 손을 빼꼼 들며 물었다.

“그럼 선생님. 이제부터 배를 구하러 가는 건가요?”

“아뇨, 배 안 탈건데요.”

“응? 그럼 어떻게 가려구? 너 이제 바다 위도 뛰어다녀?”

코델리아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묻자 유더는 돌연 안쓰럽다는 얼굴이 되어 말했다.

“코델리아야, 너 정말 잘 까먹는구나.”

멜리사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윽.”

멜리사 건에 대해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코델리아였다.

코델리아가 끙끙 앓기 시작하자 유더는 작게 웃으며 말했다.

“하도 안타고 다녀서 잊으신 것 같은데, 우리한테는 이게 있거든요?”

유더의 손바닥 위에 자리한 반지.

몇 번 보지 않은 그것에 잠시 눈을 깜박인 코델리아였지만 이내 기억할 수 있었다.

“팬텀 스티드.”

하늘을 나는 유령마.

“우리는 바다 위를 달려서 갈 거야.”

밤의 어둠을 틈타, 칠흑의 바다 위를.

유더의 설명에 코델리아는 잠시 눈을 감고 상상해 보았다.

바다 위를 질주하는 팬텀 스티드 위에 자리한 두 사람.

유더는 밤의 어둠을 틈탄다고 했지만 코델리아의 상상 속에서는 어쩐지 모르게 석양을 향해 달리는 중이었다.

아니, 그래야만 했다. 그쪽이 훨씬 더 그림이 나왔으니 말이다.

하늘과 바다.

수평선을 기점으로 붉게 물드는 세상.

어느새 달리는 대신 멈춰 선 팬텀 스티드 위의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본다.

부서져 흩어지는 파도 소리.

그 외에는 그저 고요할 뿐인 세상 속에서 뜨겁게 달아오른 숨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심장의 고동을 느끼며 서로를 갈구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

석양이 진다.

길게 드리운 그림자는 하나가 된다.

‘꺄아, 어뜩해. 어뜩해.’

어쩐지 모르게 카이사 구출이라든지, 해적섬이라든지, 중요한 것들이 많이 사라진 상상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달리아가 있었다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해주었으리라.

“저기, 코델리아?”

“어? 어어어. 응, 바다를 달려가서 카이사를 구출한다 이거지? 좋네, 멋져. 그렇게 하자. 응, 그렇게.”

헤헤헤 웃는 모습이 무척이나 귀여웠지만 유더는 의문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방금 이야기 어디에 얼굴을 붉힐 요소가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지금도 왜 은근히 시선을 피하는 것일까.

‘아무튼 뭐.’

귀여우니까 된 거겠지.

적당히 고개를 끄덕인 유더는 다시 바다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일단 밥 먹고, 해질녘에 출발하자.”

“응!”

해질녘.

석양.

코델리아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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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코델리아도 알고 있었다.

상상과 현실은 다르다는 것을 말이다.

석양은 생각보다 너무 짧았고, 유더는 망망대해라 해도 좋을 바다 위에서 올바른 방향을 찾느라 바빴다.

코델리아 자신도 각종 마법으로 팬텀 스티드를 감추기에 바빴고 말이다.

‘그보다 무섭잖아!’

한밤중의 바다는 로맨틱하기보다는 무서웠다.

시커먼 바다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는데, 안에서 괴물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기분이었다.

때문에 코델리아는 주변을 둘러보는 대신에 유더의 등에 꼭 달라붙어서 주문만 외워댔다.

눈은 꽉 감은 채로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얼마나 달렸을까.

적어도 한 시간 이상 달리지 않았을까 싶었을 때 유더가 돌연 목소리를 내었다.

“코델리아, 저 섬이야.”

유더의 말에 살짝 눈을 뜬 코델리아는 빼꼼 고개를 내밀어 정면을 보았다.

시커먼 바다 위에 시커먼 섬이 있는 모습이 참으로 으스스했다.

‘학교 같아.’

한밤중의 학교.

이상할 정도로 무서운 그곳.

코델리아는 새삼 유더의 허리를 끌어안은 팔에 조금 더 힘을 주며 말했다.

“빨리 가자.”

섬에 들어가면 섬이 안 보일 테니 덜 무섭겠지.

“알았어. 마법 부탁할게.”

“응.”

코델리아는 기존에 펼치고 있던 어둠 마법에 침묵 마법을 더했다. 팬텀 스티드가 내는 숨소리조차 감추기 위함이었다.

‘새삼스럽지만 진짜 유능하네.’

마법사들에게는 제각기 전문 분야라는 것이 있는 법이었다.

마법 자체가 방대한 지식량을 요구하는 학문인 것도 있었지만, 애당초 타고나는 적성 자체가 한정적이었기 때문이다.

현실에서도 흔히 있지 않은가.

수학은 잘하는데 영어는 못 한다든지, 농구는 잘하는데 축구는 못 한다든지.

그런데 코델리아는 다 잘했다.

사실상 마법이란 영역에서는 올라운더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본래 전문 분야였던 원소 마법 계열.

여기에 마녀화로 인해 저주나 사령술을 포함하는 어둠의 마법이 더해졌고, 천사로 각성함에 따라 신성 마법과 생명 계열 마법에까지 능통하게 되었다.

‘거기다 지금 열일곱 살이라 이거지?’

어려도 너무 어렸다.

그런데 마력은 이미 근위마법병단의 단장 가운데 하나인 아델리아를 상회했고,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의 숫자는 마탑의 장로급 이상이었다.

‘여기에 앞으론 정령술도 쓴다 이거지?’

그것도 무려 정령왕의 계약자였다.

‘와.’

생각해보니 진짜 괴물이네.

뭐 이런 사기캐가 다 있지?

플레이아데스 역사 전체를 놓고 보아도 코델리아 나이에 코델리아 수준에 이른 마법사가 있을지 의문일 지경이었다.

‘역시 우리 코델리아.’

우리집 짐승.

우리집 사기캐.

물론 그렇게 따지면 유더 역시 괴물 중의 괴물이라 할만 했다.

1년도 안 되는 시간 만에 허약한 병자에서 말석이라고는 하나 십검호와 맞설만한 강자로 거듭났으니 말이다.

[유더야, 아직이야?]

[다 왔어.]

메시지 마법으로 답한 유더는 섬 기슭에 상륙한 뒤 팬텀 스티드를 돌려보냈다.

[해적섬W. 어떤 곳인지 알지?]

[응.]

카이사로 플레이하면 적어도 한 번은 털고 지나가는 섬이었으니까.

유더처럼 지도 전체를 외우고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대강의 구조 정도는 꿰고 있었다.

[감옥으로 쓰이다 버려진 섬이야. 덕분에 사람을 가둬둘만한 곳은 넘쳐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하지만 카이사 정도 되는 인질을 아무 곳에나 가둬둘 리는 없었다.

때문에 유더는 대강의 위치를 추정할 수 있었다.

‘여기에 정박된 배의 숫자.’

해적선이 둘.

배의 크기와 형태로 보았을 때 섬에 체류 중인 해적의 숫자는 칠십 전후.

여기에 유더는 좀 더 정밀함을 높이고자 수풀 속에 몸을 숨긴 뒤 코델리아에게 말했다.

“내 뒤에 있어. 알았지?”

“알았어. 근데 뭐하려구?”

코델리아의 물음에 유더는 자기 눈을 한 번 가리키더니 구천구문 제오문을 개방해 이능을 발동시켰다.

투시안.

옷자락 너머의 피부를 보는 것이 아니라 바위고 피부고 다 꿰뚫어 보는 엑스레이 같은 시선.

국소 부위를 잠시 보는 것도 아니고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을 꿰뚫어 보자니 눈에 걸리는 부하가 엄청났지만 이미 내구도의 영역에서는 초인의 경지에 도달한 유더였다.

눈이 망가지는 즉시 재생력을 발동시켜 복구하는 식으로 무리에 무리를 거듭한 유더는 거의 3분 남짓을 관찰한 후에야 눈을 감았다.

“후아.”

“괜찮아? 눈 안 아파?”

“어, 괜찮아. 그리고··· 대강 알 것 같아.”

카이사가 붙잡혀 있는 위치와 건물 안에 자리한 해적들의 배치까지 모두.

물론 지금처럼 광범위하게 투시안을 사용하면 죄다 해골로밖에 안 보이는 터라 그냥 어디에 사람이 있다 정도밖에 파악이 불가했지만 앞서 말했듯이 해적섬의 지도를 머릿속에 넣고 있는 유더였다.

특정 지점에 사람이 있고 없고 만으로도 대강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카이사를 제압한 강자의 위치를 특정할 수 없다는 게 좀 아쉽긴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이 정도만으로도 이미 사기적인 정찰능력이라 할 수 있었으니까.

“카이사는 특실에 갇혀 있어.”

“지하 제일 깊은 곳에 있는 그거?”

“어, 그거.”

역시나 예상대로 제일 깊숙한 곳에 갇혀 있는 카이사였다.

첨탑 꼭대기 같은 곳에 잡혀 있었다면 그냥 날아가서 슥 빼오면 되었지만 지하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직접 잠입해 구해내는 것이 최선이었다.

“좋아, 나도 오늘을 위해 준비한 마법이 있으니까.”

주먹을 불끈 쥔 코델리아는 다시 한 번 눈짓하며 말했다.

“그럼 갈까?”

“가자.”

구름이 달을 가린 틈을 타 유더와 코델리아는 수풀을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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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입을 할 때 가장 문제시 되는 것은 소리였다.

이쪽이 움직이는 소리.

이쪽의 위치를 파악한 적들이 침입 사실을 알리기 위해 지르는 소리.

때문에 일단 소리만 어떻게 할 수 있다면 잠입의 난도는 확 내려가기 마련이었다.

지금처럼 말이다.

“사일런트 필드.”

코델리아가 7급 천사로 승급함에 따라 새로이 배울 수 있게 된 마녀의 주문.

천사 등급이 올라간 덕에 마력이 강해져서 마녀의 주문을 배울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긴 했지만, 코델리아가 마녀의 주문서를 얻었을 때부터 오매불망 익히고 싶었던 마법이었다.

‘필드 마법.’

시전자를 중심으로 일정 범위 내의 환경을 바꾸는 마법.

하지만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는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반드시 다른 마법을 하나 이상 섞어야만 제대로 된 효과가 발동되었다.

때문에 술자에게 최소 더블 캐스팅을 요구하는데다가 마력도 만만치 않게 소비하는 연비나쁜 마법이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어떤 마법을 결합하느냐에 따라 무궁무진한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는 마법이기도 하였다.

코델리아가 선택한 것은 침묵 마법인 사일런트와의 결합.

코델리아의 시야에 들어온 복도 전체가 강제된 침묵에 휩싸였다.

그리고 그렇기에 유더는 대놓고 모습을 드러내었다.

“!”

“?!”

“!”

유더의 등장에 놀란 해적들이 입을 크게 벌리며 무어라 소리쳤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침묵으로 뒤덮인 공간 속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목소리는 존재하지 않았다.

유더는 유쾌하게 웃었다.

그 웃음마저도 침묵 속에 가려졌기에 더욱 크게 웃으며 지면을 박차올랐다.

초풍신뢰.

무지막지한 빠르기를 자랑하지만 뇌성을 동반하기에 이목을 끌 수밖에 없는 그것.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아무런 소리도 없었고, 그렇기에 해적들은 마치 유령을 마주한 것 같은 기분에 처해야만 했다.

‘쾅! 쾅! 쾅!’

코델리아는 입을 뻥긋 거리며 홀로 효과음을 내었고, 유더는 가차 없이 손발을 놀려 해적들을 벽과 천장과 바닥에 처박아버렸다.

이번에도 소리는 없었다.

음소거 상태로 동영상을 보는 것 같은 광경에 코델리아는 웃었고, 유더는 계속해서 몸을 날렸다.

패닉 상태에 빠진 해적들을 순식간에 다섯 명이나 쓰러트린 뒤 바닥에 구르던 병을 던져 도망치던 마지막 한 놈을 자빠트렸다.

‘와우.’

목격자가 없으면 아무튼 암살이라더니.

이거야말로 암살에 특화된 마법이 아닐까?

유더가 만족스러운 얼굴로 코델리아를 돌아보자 코델리아는 흥흥거리며 어깨를 으쓱였다.

침묵 속이었지만 조금도 개의치 않고 말했다.

‘나 쩔지?’

‘어, 쩔어.’

두 사람에게는 눈빛이 있었으니까.

자지러진 채 신음조차 흘리지 못 하는 해적들 사이에서 방긋방긋 웃은 두 사람은 다시 특실을 향해 이동했다.

“!”

“!”

“?!”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종을 열심히 두드리던 해적은 벽에 처박혔고, 있는 힘을 다해 나팔을 불던 해적은 천장에 처박혔다.

그리고 이 모든 와중에도 경보는 울리지 않았기에 해적들이 잔뜩 몰려오는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았다.

‘과연 마법사.’

마법이란 이름의 기적을 일으키는 존재들.

유더가 엄지를 세울 때마다 코델리아는 어깨를 으쓱였고, 두 사람은 오래지 않아 특실 앞에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자물쇠네.’

검고 커다란 강철 문을 봉하고 있는 둔탁한 자물쇠.

코델리아는 사일런트 필드를 거둔 뒤 열쇠 해금의 마법을 사용하려 했지만 유더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유더에게도 유용한 마법이 있었기 때문이다.

자물쇠를 붙잡고 당긴다.

자물쇠 몸통에서 쇠로 된 고리를 분리한다.

우드득 소리 한 번에 자물쇠가 분해되는 광경이 실로 마법 같았다.

“와, 물리 마법.”

“참 쉽죠?”

유더는 어깨를 으쓱였고, 코델리아는 저도 모아 두 손을 모아 기도하며 말했다.

“항상 근육이 함께하기를.”

하지만 그래도 란디우스처럼은 안 돼요. 지금이 딱 좋아요.

코델리아의 소망 어린 눈빛에 다시 씩 웃은 유더는 강철 문에 손을 얹었다.

새삼 코델리아를 돌아보며 말했다.

“연다.”

“응.”

문 라이트를 꼭 움켜쥔 코델리아는 한 걸음 물러섰고, 유더는 강철 문을 열어젖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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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5장 카이사 오펀드 #3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