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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전부라고?”

“어쩔 수 없잖아. 본국에서 온 게 이것뿐이라고.”

“시바, 야, 말이 뛰다가 배고파 쓰러지겠다. 아니, 말은 그렇다 치자. 풀이라도 뜯어 먹으라고 하고 우리는? 겨우 콩죽이나 먹으라고?” 전투에서 보급이 얼마나 중요한지 여실히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콩과 치즈 조금, 달걀은 찾아볼 수도 없었다.

“편자는?”

“없어. 이미 기사급이 다 가져갔다.”

“숫돌은?”

“그건 서로 돌려가면서 쓰자 좀!”

기병의 닦달에 보급 담당 병사도 짜증이 솟구쳤다.

어쩌란 말인가. 본국에서 보급을 안 보낸걸.

그 상황을 지켜본 팔문의 지휘관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이 개자식들.’

적의 유격부대가 아군의 보급로를 쳤다. 보급 부대 몰살이 아니라 보급품만 박살 내고 도주했다.

그는 이 작전을 실행한 새끼를 갈가리 찢어 죽이고 싶었다.

놈들을 쫓아 부대를 보내자니 헛짓거리가 될 게 분명해서 더 분통이 터졌다.

까드득.

치아가 맞물리며 섬뜩한 소리를 냈다.

실랑이를 벌이던 병사 둘이 지휘관을 발견하고 경례를 했지만, 그는 병사 둘을 보고 있지 않았다.

그저 이제까지 당한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갈 뿐이다.

‘뭐? 보급마차를 갖고 우리 진지를 가로질러?’

그 개자식도 죽여 버리고 싶다. 어떤 미친 자식이 적군의 마차에 숨어 진지를 가로지른단 말인가.

이전에 아군의 보급진지를 습격한 새끼는 어떤가.

‘그놈은 잡으면 주둥이에 고기를 가득 넣은 다음 목을 졸라 죽일 거다.’

하얀 악마의 저주를 막은 새끼는 두말할 것도 없다.

‘눈 덮인 산에 목만 남겨서 묻어서 얼려 죽여주지.’

그는 이 전장에 나서며 가문의 수장에게 이 전투의 승리를 장담했다.

대륙 제일의 병법가 앙싱 리소네스의 전략이 있었으며 앞으로 대륙 제일의 무력을 논할 집단이 있었다.

이런 전투에서 패전이라니, 목이 열 개라도 부족할 것이다.

소극적인 전투가 몇 번 지나간 나흘째 밤이다.

보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거로 약이 오를 대로 오른 팔문의 지휘관은 결정했다.

부관에게 말하고 자신의 막사로 향했다.

“팔티스를 불러와.”

하얀 악마는 실패했어도 이 전투가 끝난 건 아니다.

‘마지막에 남은 자가 이기는 법이다.’

아직도 경례를 붙인 채 굳은 병사 둘이 뒤로 둔 채였다.

막사로 돌아오고 얼마 안 있어 지휘관이 부른 이가 왔다.

“부르셨습니까?”

이마에 쭉 찢어진 상처와 넓은 이마를 가진 남자였다. 머리숱이 뒤통수에 몰렸다.

사나운 인상은 두말할 것도 없었고 덩치도 커, 보는 순간 위압감이 드는 이였다.

“내일이다.”

이 전투는 이제까지 키운 병사를 시험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계급도, 흉장도 없는 이가 지휘관이며 그 밑의 병사들 또한 같다.

앞으로 이들은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될 것이다.

팔티스가 눈을 빛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가도 되는 겁니까?”

10년 동안 훈련이라고 산속에 처박아뒀다. 욕구불만에 찼을 터였다.

“준비는?”

“언제든 출전할 수 있습니다.”

“한 번 보지.”

지휘관은 팔문이 키운 최강의 힘을 보고 싶었다. 밖으로 나가니 병사들이 오와 열을 맞춰 서 있었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과 단단한 가슴, 우월한 신장.

이들을 키우기 위해 팔문의 군사비 지출이 어마어마했다고 들었다.

‘사나운 짐승 같군.’

병사들의 눈빛을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패배는 용납하지 않는다.”

“물론입니다.”

팔티스를 포함해 일만정병의 일부다. 전투를 갈구하는, 그동안 가혹한 훈련으로 단련된 자신의 힘을 쓰지 못해 욕구불만이 가득한 오십의 병사였다.

하나하나가 바이스를 쓰지 못할 뿐, 어지간한 기사급이었다.

*

오 일째 아침이었다.

나는 매일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났다. 피로가 쌓이지 않도록 매일 푹 쉬었다.

천막 밖으로 나가기도 전에 난 본능적으로 분위기가 바뀐 걸 알았다.

막사 밖으로 나오자, 분주하게 움직이던 병사들의 얼굴에 긴장한 기색이 어렸다.

“무슨 일 있어?”

“출전이래.”

옆 병사에게 물었는데 대답은 뒤에서 들렸다. 막 천막을 끼고 린드가 다가오는 게 보였다. 바닥에 박힌 말뚝을 폴짝하고 뛰어넘는다. 평소보다 몸이 가벼워 보였다.

손가락에 둘렀던 붕대 대신 얇은 가죽 골무가 보였다.

엄지와 검지를 가리는 가죽 장갑에 가까운 형태였다.

“하나 장만했지.”

손을 들어 보이며 린드가 말했다.

“늦게 일어나는 것도 일이다.”

어느새 다가 온 디고다. 왼팔을 크게 돌리는 모습이 보였다. 이쪽도 어느새 붕대를 풀었다.

“부러진 뼈가 벌써 붙었냐?”

“괜찮은 것 같아서.”

“네가 무슨 트롤의 자식이냐? 인간의 재생력을 뛰어넘으셨어요?”

“…충격만 안 받으면 괜찮아.”

디고가 머쓱한 얼굴로 답했다.

스릉스릉.

도끼야 뭐, 변한 게 없다. 숫돌로 도끼날을 갈며 옆에 쪼그려 앉아 있다.

‘알아서 잘도 모인다.’

훈련은 끝이었다. 쇠 냄새가 코끝을 찌른다. 아직 제대로 전투는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피비린내가 벌써 풍기는 것 같았다.

“후우."

나흘, 준비는 할 수 있을 만큼 했다. 언제나 시간을 바라지만, 전장에서 그런 사치를 부릴 순 없다.

“으아아아.”

긴장한 병사들 사이로 한가롭게 기지개를 켰다. 우두둑하고 허리가 시원한 비명을 질렀다.

손을 위로 쭉 뻗은 채로 천천히 내렸다. 허리를 굽히며 손끝으로 발끝을 잡았다.

유연하고 부드럽게 늘어난 근육이 느껴진다. 그대로 숨을 참으니, 맥박이 뛰는 게 전신으로 느껴졌다.

두근두근.

심장의 박동과 같은 박자다.

“푸하!”

참았던 숨을 뿜고 몸을 일으키며 옆구리를 통통 두드렸다.

이전에 맞을 때는 뼈에 금이라도 간 줄 알았는데 멀쩡하다. 두드려도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른 손아귀를 칭칭 감은 붕대를 풀었다.

상처가 덧날까 봐 그동안 스푼도 왼손으로 들었다. 내가 전생에서 25년을 왼손으로만 살았다. 이걸로 엄? 빵도 먹고 수프도 떠먹고 여자도 안았다 이 말이지.

왼손으로만 생활하는 건 익숙하다.

오른손 붕대를 풀자, 엄지와 검지 사이 긴 붉은 살이 자리 잡았다. 나중에 흉터로 남을 듯싶다.

“괜찮아?”

옆에서 린드가 물끄러미 보며 묻는다.

“이 자식보다는 양호하지.”

디고를 가리키며 말하고 창을 집었다. 품에는 투척 단검도 몇 자루 들어있다.

린드도 화살통을 등과 허벅지에 매고 골무를 바짝 당겨 꼈다.

디고는 왼손에는 방패, 오른손에는 창을 들었고 도끼는 여전히 손도끼 두 자루다.

“가자.”

준비는 끝났다. 이제는 전투가 남았을 뿐이다.

난 창대를 잡은 손에 힘을 줬다. 이전에 찢긴 상처의 후유증은 없었다.

“전군 앞으로!”

저 멀리서 비하인의 부관의 외침이 들렸다. 곧 중간중간 기수가 깃발을 들고 달렸다.

성벽 문양이 박힌 루드비히 백작가의 깃발이다.

“전군 앞으로! 전군 앞으로!”

그들이 외치며 지나가며 부대를 움직였다. 기수는 곧 앞으로 다시 뛰었다.

우리 부대는 가장 외곽으로 나왔다.

“너희는 뭐냐?”

빠지는 우리를 보며 백인대장 하나가 묻는다.

“낙오병입니다.”

휠켄이 우리를 빼낸 정식 루트는 다친 낙오병이다.

“다친 채로 나서는 거냐?”

백인대장이 친근하게 물었다. 결사의 항전을 보이는 병사로 보이나 보다.

“대기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누구한테 그런 명령을 받았는지 묻지는 않았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앞으로 걸었다.

다른 사람에 비해 여유가 있는 모습이다.

“야, 그래서 창대가 부러지겠냐? 손에 힘 빼. 긴장 풀어.”

베테랑 전사라도 전투에 앞서 긴장하는 법이다. 훈련 후 처음 전장을 경험하는 병사도 몇 명 있는 듯했다.

그 외에는 다들 자기만의 방법으로 긴장을 풀며 걸었다.

“아우, 염병, 오줌마려 죽겠네. 이따가 한 놈 죽이면 그 자식 얼굴에다 갈겨야지.”

“네가? 뒈지기 싫으면 잘 숨어나 다녀. 이 새끼야.”

“뭐 이 자식아? 내가 바로 세르카도의 다음 대 창왕이 될 몸이시다.”

낄낄대며 농담과 함께 긴장을 푸는 이들도 있었고.

“후우, 후우."

심호흡을 거듭하며 누구와도 말하지 않고 꿋꿋이 걷는 이들도 있었다.

“팔문 새끼들도 사람이야. 난 할 수 있다.”

자기 최면을 거는 이들도 보인다.

“절 지켜주십시오. 신이시여. 풍요의 신이시여, 전쟁의 신이시여, 푸줏간의 신이시여.”

보이지도 않는 신에게 비는 병사도 있고.

전투를 준비하는 자세는 제각각이다. 정답은 없다.

혼자서 마음을 잘 다잡고 싸운다고 해도 전장에서 살아남으리란 보장은 없다.

농담을 일삼으며 가볍게 임한다고 해서 죽으리라는 법도 없다.

신에게 빈다고 살라는 법도 당연히 없다.

승패와 생사를 가르는 건 실력과 운이다.

아니, 여기에 하나가 더 있다.

준비다. 어떤 전투를 맞아서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 그걸 예측하고 무기를 준비하고 몸을 단련한다.

그게 훈련이다. 진형을 짜고 적을 부수기 위한 최적의 수단을 단련하는 것.

세르카드의 써드 오더가 이끄는 비하인 루드비히의 부대는 훈련량이 많고 강도가 높았다.

하지만 백인대장 몇이 빠지고 급조한 병대가 몇 개 늘어나는 바람에 허술한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평소 자신이 지휘하던 병사보다 많은 이들을 이끌어야 하는 지휘관이 생겼다.

누군가는 평소와 다른 환경에서 더 잘할 것이고, 누군가는 실수를 연달아 할 것이다.

빈틈이 생길 터였다. 그래도.

‘적을 막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백인대장 급 전투력을 지닌 유격부대가 있어야 적과 누구 칼이 더 날카로운지 붙어서 확인이라도 할 수 있다.

그게 아니라면 한순간에 적의 칼에 베여 쓰러질 터였다.

난 부대 전체를 훑었다.

‘7보병대는 고작 백인대였는데.’

4보병대부터 6보병대, 거기에 예비대가 전부 들어오자, 바글바글하다.

행군하는 병사의 일부가 되어서 전체 숫자를 파악하기는 어려웠다.

‘최소 삼천은 되겠지.’

적의 보병도 그 정도 숫자는 보유할 테고.

기병대는 많아야 한 개 기병대에 이백 정도, 세 개 기병대를 합치면 평균 오백에서 육백 정도가 될 터였다.

이 전투는 반 루드비히 백작과 팔문의 첫 번째 도시를 지키는 수문장, 울브스와의 전투다.

국가의 명운이 걸리지는 않았지만, 이 지역 전체 백성의 안위는 걸려있다.

‘당할 순 없지.’

이곳은 이 전쟁이 끝난 후 나도 뿌리를 내릴 곳이다.

이곳이다. 내가 첫발을 뗄 곳.

또한 이 전투는 날 높은 곳으로 데려다줄 기회이기도 했다.

‘지키고 얻는다.’

머릿속에 떠오른 계획이 맞물려 떨어질 때쯤.

“돌겨어어억!”

선두에 선 보병대 한 무리가 달려나갔다.

적군도 마찬가지로 마주 달려온다.

파캉! 퍽!

창이 부러지고 피가 튄다.

난 그사이 부대원을 데리고 뒤로 빠졌다.

기병대의 싸움은 볼 틈도 없었다.

“뒤로 와.”

우리 싸움은 아직이다. 그동안 꽤 전투 경험이 쌓였다고 생각했지만, 셋 모두 표정이 굳었다.

이런 대규모 회전을 눈으로 보는 건 처음이리라.

거기에 안에서 보는 게 아니라 밖에서 보는 전장은.

“사람은 쉽게도 죽는구나.”

디고의 한 마디가 모든 걸 정리했다. 전장의 병사는 소모품이다.

바닥에 쓰러지고 창날에 배가 뚫리고 검에 목이 베인다.

잘린 사지가 날아다니고 뇌수와 피가 사방으로 튄다.

“집중.”

난 그들에게 요구했다. 전투에 들어서면 내 명령에 충실해야 한다.

그걸 위해 나흘이나 내 목소리를 지겹게 들으며 훈련한 거고.

“대기.”

각자 무기를 잡고 전방을 주시한다. 나흘의 훈련 덕에 내 목소리에 이들이 반응했다.

“우리 전장은 더 거칠지도 몰라.”

“훙!"

도끼가 콧김을 세게 뿜는다.

걱정하지 말란 소리 같다.

“내 목숨, 이미 한 번 빚졌다.”

디고의 대답도 들리고.

“설마 죽기야, 아니, 죽을 수도 있겠다. 근데 이거 너무 빡빡한 거 아냐?”

린드는 전황을 읽고 있다. 맞다. 싸움은 백중세였다.

이 두 군의 싸움이 하루 이틀 있는 일이었을까? 그 힘의 균형이 단숨에 무너지는 일은 쉬이 일어나지 않는다.

‘두 지휘관 모두 소모전을 바라지는 않겠지.’

전장은 생명과 물자를 잡아먹는 괴물이다.

누구도 소모전을 원하지 않는다.

아니나 다를까, 금세 적군에서 움직임이 시작됐다.

부대 가운데에서 쐐기 진형으로 병대 하나가 튀어나온다.

‘외곽이 아니라 안쪽에서?’

빨랐다. 보통 빠른 게 아니었다. 움직인다 싶은 순간 전선에 도달했고 도달했다 싶은 순간이다.

“…괴물들이냐?”

눈 좋은 린드가 입을 열었다. 전선을 깨부수는 괴물의 출현이다. 일만정병의 일부다.

십 년을 전투를 위해 키운 병사, 아니 전사다. 저들은 이미 병사의 수준은 훌쩍 뛰어넘은 각각이 전사라 할 수 있는 이들이었다.

“끄아아악!”

파각!

정면에 선 놈이 글레이브를 들고 휘두른다. 거, 안 좋은 기억이 떠오르는 무기다.

그 기사 죽이기야 했지만, 힘들었다고.

그 무리가 쇄도하기 시작했을 때, 아군에서도 백인대장 급 유격대가 출발했다.

“우회한다.”

난 명령하고 움직였다. 선두에 있는 도끼가 내 말을 충실히 따랐다.

“더 우측으로.”

우리는 전투가 벌어지는 전선을 두고 크게 오른쪽으로 돌았다.

적은 중앙에서 움직이기 시작해서 아군의 우측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 미친놈들이.’

난 저 소규모 유격부대를 운용하는 놈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놈은 우리 부대 우측부터 보병대의 진형을 가로지를 셈이었다.

즉, 정면에서 싸우던 적이 측면으로 돌아가 친다는 거다.

숫자는 많아야 오십이다. 그 정도 인원으로 이런 작전을 실행한다는 용기가 대단하다.

‘가능하니까 하는 거겠지.’

내가 적의 보급마차를 털고 보급지를 부수고 저주를 막은 것처럼.

저들도 가능하니까 움직인 거다.

적의 지휘관은 바보가 아니다.

급조한 아군의 유격부대가 그들을 맞이하러 달리는 게 보였다.

“합류할까?”

린드가 물었다. 바이스를 쓰는 기사가 전장에 나서면 같은 바이스를 쓰는 기사가 있어야 한다.

마법사가 있다면 마법사로 막아야 하고.

같은 이유로 저 정도 급의 유격대를 막기 위해서는 우리도 동일한 유격대가 있어야 한다.

“아니."

난 고개를 가로저었다. 내가 건의하고 제안해서 만든 부대지만, 급조한 부대로 저 일만정병의 일부를 당해낼 순 없었다.

퍽! 푹!

“꺽!"

아군의 부대와 적군의 유격부대가 만난 순간, 선두에 있는 아군 병사의 목에 글레이브가 꽂혔다.

두 합이었다

“방심하지 마라! 대형을 갖춰서 밀어붙여!”

카가가각! 곧 방패를 든 병사가 적의 쇄도하는 공격을 막아내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사이 우회해 적의 우측 측면으로 붙었다.

고작 넷, 그리고 적은 오십이다.

다만, 그 오십은 아군이 만든 유격부대에 묶여 있었다.

아군 부대가 70명으로 더 많았지만, 전투력 차이가 극명했다. 열세는 아군 쪽이었다.

하지만 단숨에 녹아내릴 정도로 약하지도 않았다.

‘버틴다.’

딱 그거면 됐다. 같은 힘을 가진 칼이 없다면 두 자루의 칼을 준비하면 그만이다.

“시작한다.”

나흘 내내 훈련했던 걸 써먹을 순간이었다.

도끼를 필두로 우리는 적의 외곽에 있는 놈을 향해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