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Noble

00513 Creation

“비상! 비상!”

“괴수 출현! 괴수 출현!”

“레드 상황이다! 레드 상황!”

임시 주둔지는 난리가 났다. 비전투 인력을 태운 대형 버스들이 서둘러 현장을 이탈하기 시작했다. 전차들이 그 앞을 용감하게 막아섰다.

현장 소식은 백악관에도 전해졌다. 막 저녁을 먹으려던 대통령 수뇌부는 스테이크를 썰다 말고 부리나케 상황실로 뛰어와야만 했다. 비서들이 허둥대며 샌드위치 꾸러미를 들고 뒤를 따라왔다. 하지만 누구도 샌드위치에 손을 뻗는 이가 없었다.

비시 대통령은 경악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모르겠습니다! 분명 MD시스템은 아무 반응이 없었는데, 갑작스럽게 괴수가 나타났습니다! 현재 대치 중입니다!”

“괴수 등급은?”

“파악되지 않습니다. 스캔 불가능합니다!”

칠드그린 부통령은 식은땀으로 축축한 주먹을 꽉 쥐었다. 상황이 너무 안 좋았다. 제니스 공대원들은 하루 종일 프레온 괴수들이 형성한 오로라층을 제거하느라고 모든 비거를 쏟아 부은 상태였다. 즉 사실상 전력 제외.

‘미스터 제니스도 지친 상태인데.’

더 중요한 건 유지웅도 어느 정도 지친 상태라는 것. 게다가 충전장비는 충전상태가 0이었다.

충전장비는 48시간이 지나면 그때부터 방전되기 시작하고, 72시간이 지나면 완전 방전된다. 방전되면 다시 꾸준히 충전을 시켜줘야 한다.

근데 그건 전시 운용법이다. 평화에 찌든 사람이 ‘언제 닥칠지 모르는’ 비상 상황을 위해서 3일에 한 번씩 꾸준히 충전을 시킨다는 게 쉽지 않다. 하물며 유지웅은 이제 세상에서 적수가 없다고 일컬어지는데다가, 더 이상 올라갈 데가 없을 만큼 많은 것을 가진 인물 아닌가.

세계 제일의 부자가 언제 어느 때 닥칠지 모르는 위기를 위해서 사흘에 한 번씩 꾸준히 충전한다? 그게 말처럼 쉽게 이뤄지는 일이 아니다.

* * *

“싸울 수 없는 딜러들은 전력 이탈시키세요. 백악관에 딜러 지원 요청을 하시고요.”

“알겠습니다!”

“아직도 등급 파악이 안 되나요?”

“이상합니다! MD시스템에는 전혀 잡히지 않습니다! 조기경보기! 위성! 지상관제장치 어느 것에도 반응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레이더에도 잡히지 않습니다!”

“탐지장치에도 안 잡히고, 등급조차 알 수 없다라…….”

유지웅은 가볍게 신음했다. 손끝에 짜릿한 감각이 흘렀다.

미지란 사람에게 두려움을, 그리고 흥분을 안겨준다. 녀석이 블랙 몹이라 해도 이렇게까지 긴장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파악이 불가능하다는 사실 하나가 긴장감을 곤두세웠다.

이게 얼마 만에 느껴보는 긴장감인지 모르겠다. 유지웅은 주먹을 불끈 쥐고 착용한 방어장비 점검을 완료했다.

“싸울 거야?”

“딜러는 없지만 버틸 수는 있어. 아무리 저 녀석이 블랙 몹이라 해도.”

“비거는?”

“몰라. 그래도 절반 정도는 남아 있을 거야.”

자기가 구체적으로 얼마나 지쳤는지 수치로 나타내는 것은 어렵다. 그래도 감이라는 게 있다. 유지웅은 대충 체력 full 상태의 절반 이상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브라우니와 트리스티나도 있고.”

비록 딜러들은 전원 리타이어 상태지만 아직 제니스의 전력은 굳건했다. 탱커진은 전혀 지치지 않은 상태고 힐러들도 건재하다. 정효주도 펄펄 힘이 넘치는 상태다. 정말 녀석이 블랙 몹이라 해도 이 정도면…….

―카아아악!

“어?”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브라우니가 갑자기 트리스티나를 보고 낮게 울부짖은 것이다. 흠칫한 트리스티나가 싫다는 듯이 부리를 쩍쩍 벌리며 꽥꽥 울부짖었다. 그러자 브라우니가 화를 내듯이 트리스티나의 머리를 쪼기 시작했다.

―삐약! 빽! 빽! 삐약!

병아리 울음소리 비슷한 소리를 내며 반항하던 트리스티나는 결국 날개를 펄럭이며 하늘로 높이 날아올랐다. 그리고 뒤도 안 돌아보고 저 멀리 사라졌다.

“…….”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어 상황실은 순간 정적이 맴돌았다. 모니터에는 표범 괴수를 향해 전의를 불태우는 브라우니의 모습이 보였다.

“이게…… 무슨 일이야?”

“위험합니다.”

장태준이 재빠르게 판단을 내렸다. 브라우니는 인간에 버금가는 지능을 가졌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방금 그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장태준은 빠르게 깨달았다.

“분명 브라우니가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트리스티나를 쫓아낸 겁니다.”

“뭐라고요?”

유지웅 부부도 놀라서 화면을 주시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브라우니의 기도가 심상치 않았다.

‘브라우니가 긴장할 정도라고?’

브라우니는 결정도 135,000의 블랙 몹이다. 지금은 무거운 옷을 입, 아니 힘을 봉인하고 있어 13,500 정도로만 표시되지만.

말이 블랙이지 그 정도면 베링 샤크와 다시 맞붙어도 지지 않을 것이다. 가히 지구의 최강 전력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녀석이 긴장해서 자기 딸, 아니 자기 짝을 쫓아냈다?

그때 장태준이 외쳤다.

“옵니다!”

* * *

선공은 표범 괴수가 먼저 실행했다.

모래바닥을 박차고 뛰어오른 표범 괴수는 브라우니를 향해 빠르게 쇄도해 왔다. 순식간에 거대한 돌풍이 일어났다. 순간적으로 시속 500km를 돌파한 녀석은 그대로 이빨을 드러내며 브라우니를 물어뜯으려고 했다.

―캬아아악!

브라우니는 날개를 크게 펄럭이며 부리로 녀석의 머리를 쪼았다. 티타늄보다 더 단단한 부리다. 부리와 머리가 부딪치며 파르스름한 불꽃이 튀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흙먼지가 사방을 뒤덮으며 시야를 가렸다.

“브라우니! 넌 새라고! 개처럼 싸우지 마!”

“전투 준비! 각 탱커들은 딜러 포지션 수행! 제6팀 탱커진은 힐러 진영 보호 임무를 수행할 것!”

장태준이 빠르게 포메이션을 갖췄다. 명장의 지휘에 공격대는 일사분란하게 진영을 완성했다. 미군 전차들도 위협 조준을 한 채로, 표범 괴수를 자극하지 않게 천천히 물러났다. 사격을 가해도 뭐 흠집 하나 안 날 테지만.

브라우니와 표범 괴수는 치열하게 물어뜯고 있었다. 어느새 날이 어두워졌지만 야간 투시경 기능이 있는 고글 덕분에 환하게 볼 수 있었다. 여기에 신형 조기경보기, 글로벌이글을 통한 화면 보정까지 더해지니 대낮이나 다름없었다.

“레드 급이야? 블랙 급이야?”

대원들도 초조했다. 블랙 급이라면 위험하다. 완벽한 전력을 갖춰도 장담할 수 없는 판에, 지금은 딜러진이 전부 이탈한 상태가 아닌가. 진다고 생각되진 않지만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 벌어놓은 게 얼만데 허망하게 죽고 싶진 않았다.

「일단은 레드 급으로 추정됩니다. 브라우니가 변신 전인데도 막상막하인 것을 보면…….」

말이 끝나기 무섭게 표범 괴수가 브라우니의 날개를 물어뜯었다. 괴수의 방어막은 상호 간에 무시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당연히 녀석의 이빨은 그대로 브라우니의 살점을 파고들었다.

―캬아아악!

브라우니는 고통스러운지 크게 울부짖으며, 있는 힘껏 녀석의 목을 쪼았다. 부리가 목을 파고들자 녀석도 거칠게 반응하며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

순간 정효주도 내뱉듯이 말했다.

“비명을 안 질러?”

“효주야, 무슨 뜻이야?”

“저 녀석, 아까부터 한 번도 비명 같은 걸 지른 적이 없어! 소리를 전혀 안 내!”

듣고 보니 이상했다. 브라우니는 저렇게 아프다고 지랄발광을 하는데, 녀석은 아프지도 않은가? 저걸 꼭 엄살 차이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브라우니가 허공 높이 날아올랐다. 녀석이 천천히, 하지만 크게 날갯짓을 시작했다. 녀석의 몸을 구성한 붉은 깃털이 빠르게 변색되기 시작했다. 검은 물감에 담근 듯이 온몸이 어두운 암흑으로 물들어갔다.

유지웅이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

“블랙 급인가 보네요. 브라우니가 온힘을 다하려고 해요.”

「일격 필살로 승부를 보겠습니다. 전투를 오래 끌면 우리가 불리합니다.」

변신을 마친 브라우니가 고공 폭격을 하듯 수직으로 녀석을 향해 정확히 내리꽂혔다. 이에 질세라 표범 괴수는 앞발을 들고 뒷다리로 높이 뛰어올랐다. 허공에서 표범과 새가 부딪치자 강력한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탱커들이 앞장서서 온몸으로 막았다.

흙먼지가 가라앉고, 격렬하게 부딪친 두 괴수가 거리를 두고 떨어졌다. 브라우니가 비틀거리는 것은 처음 봤다. 설마 저 녀석, 브라우니보다 더 결정도가 높은 개체인가?

‘왜 탐지기가 반응을 안 해!’

결정도 수치를 확인할 수 없으니 답답했다. 그때였다.

「지금입니다! 메인 탱커, 돌격!」

눈으로 보기에도 방금 두 괴수는 혼신의 힘을 다해 서로 부딪친 직후다. 즉 시간차 공격을 찔러 넣기에 좋은 적절한 타이밍. 정효주는 공격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쏜살처럼 쇄도해 들어갔다.

정효주의 접근을 알아차린 표범 괴수는 몸을 낮추고 으르렁거리듯 노려봤다.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정효주는 있는 힘을 다해 장검을 찔러 넣었다. 표범 괴수는 앞발을 크게 휘둘러 그녀를 쳐내려고 했다.

“어딜!”

정효주는 그대로 장검을 녀석의 앞발에 찔러 넣었다. 그녀의 장검은 파랗게 빛나고 있었다. 즉 몸속의 퍼플 결정체로 2차 궁극기를 발휘한 상태.

탱커의 2차 궁극기는 섬광 공격의 에너지를 한 점에 집중시켜 지속적인 근접 타격을 줄 수 있게 해주는 것. 섬광 공격의 한 방만큼은 안 되지만, 장기전으로 볼 때 오히려 효율적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굳건한 방어막을 가진 블랙 몹의 방어막을 뚫고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점이다. 즉 고통을 주어 어그로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까강!

“효, 효주야!”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크게 얻어맞은 정효주가 그대로 허공으로 튕겨져 나간 것이다. 단일 보호막도 단 한 방에 소실돼 버렸다.

「부상 확인! 힐 시전!」

힐이 들어오자 정효주는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상황실은 난리가 났다.

“일격에 보호막이 벗겨져 버렸습니다!”

“일회 타격으로 2도 부상을 당했습니다! 가공할 공격력을 가진 개체입니다! 블랙급 이상 전투 능력으로 단정!”

“위험합니다! 일단 물러섰다가 재정비해서 싸워야 합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장태준은 수없이 고민을 했다. 팀원들 말대로 녀석의 전력 스펙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재정비를 해서 덤비는 게 맞다. 지금 딜러 하나도 없는 상황이다.

“총공격합니다.”

“팀장님!”

“물러서려 해도 이 상태에서 물러섰다가는 오히려 더 큰 피해를 봅니다. 녀석에게 어느 정도 타격을 주어 섣불리 우리를 쫓을 수 없게 한 뒤 결정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전투가 불가능할 정도는 아닙니다.”

2도 부상이라 해봤자 ‘레이드 적합’ 판정을 받는다. 보통 ‘심해 지역’ 공격대가 옐로 몹을 잡을 때 1에서 2도 정도 부상을 입으며 힐로 버틴다. 정효주가 최근에 부상을 입을 일이 없어서 적응이 안 된 것뿐이다.

「메인 탱커가 다시 돌진합니다. 하지만 어그로를 확보한다는 게 아니라 2차 궁극기를 녀석에게 꽂아 넣고 바로 물러나주세요. 메인 탱커가 물러난 직후, 전 탱커들이 섬광 궁극기로 녀석에게 집중 포격을 가합니다.」

“예!”

정효주는 장검을 고쳐 쥐고 다시 달렸다. 기특하게도 브라우니가 그녀의 머리 위로 날아서 표범 괴수에게 덤볐다. 시선을 교란시키는 것이다.

지상에서는 정효주가, 하늘에서는 브라우니가.

표범 괴수는 몸을 낮추고 이빨을 드러냈다. 온몸을 뒤덮은 검은 털이 섬뜩한 무광을 발한다. 막 뛰어오르려던 정효주는 퍼뜩 이상한 것을 보았다.

‘저게 뭐지?’

표범 괴수의 전신을 덮은 털 아래로 순간 파란 빛이 스쳐가는 것을 보았다. 아주 짧은 찰나여서 정효주는 순간 자신이 잘못 보았나 싶었다. 그러나 이미 주사위는 던져진 상태.

―까앙!

섬광궁 에너지를 머금고 파랗게 빛나는 장검이 표범 괴수의 이마를 찔러 들어갔다. 녀석이 앞발을 들어 쳐올리자 장검은 그대로 앞발에 박혔다.

이번만큼은 정효주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장검은 녀석의 몸 안을 파고들지 못했다. 본래라면 녀석의 방어막을 뚫고 안에서 터져야 할 섬광궁 에너지가, 강한 반발력에 튀어나와 오히려 자신을 덮치고 말았다.

‘이래서 3단계 보호막이…….’

보호막이 순식간에 소실되며 강한 충격파가 그녀를 덮쳤다. S급 방어장비가 아니면 전투 불능에 빠졌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후폭풍이었다.

「지금입니다! 탱커 능력을 유지할 만큼만 비거를 남기고, 모두 궁극기에 쏟아 부으세요!」

장태준이 외쳤다. 포격 진형을 갖추고 비거를 끌어 모으고 있던 탱커들이 손을 뻗었다. 12방향에서 일제히 발사된 거대한 섬광 기둥이 한 점을 향해 쇄도했다. 바로 표범 괴수였다.

쿠아앙!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정효주는 브라우니가 자신을 물고 뒤로 빠지는 것을 느꼈다. 온몸이 욱신거렸지만 참을 만했다. 힐이 들어오자 통증이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성공인가? 후퇴인가?’

장태준은 가능한 녀석이 지금 이 일제 포격으로 죽어줬으면 했다. 하지만 죽지 않았다면 더 이상 전투 수행은 불가능하다. 탱커들은 탱커 능력을 수행할 수 있을 정도만 비거를 남긴 채, 방금 공격에 모조리 쏟아 부었다.

“본진, 서둘러 후퇴합니다. 결과에 상관없이 재정비를 해서…….”

삐삐삐삐삐삐! 삐삐삐삐삐삐! 삐삐삐삐삐삐!

갑작스러운 경고음이 요란하게 상황실을 울렸다. 순식간에 모니터에 떠오른 그래프가 어지럽게 출렁거렸다. 팀원들은 놀라서 분석에 매달렸다.

“팀장님! 탐지 장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합니다! 결정도 확인! 어엇! 이, 이것은……?”

결정도 수치를 확인한 팀원이 자지라질듯이 놀랐다. 장태준은 순간 불길해졌다. 설마 결정도가 20만, 30만을 넘어서는 엄청난 녀석인가?

“결정도 1만! 다시 보고합니다! 결정도 1만”

“뭐? 1만이라고요? 10만을 잘못 본 거 아닙니까?”

“트, 틀림없습니다! 결정도 1만입니다!”

상황실은 순식간에 패닉에 빠졌다. 이게 어떻게 된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갑자기 탐지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것도 이상한데, 결정도가 고작 1만이라니? 그런 녀석을 상대로 저리 쩔쩔맸단 말인가? 아니, 결정도 1만의 레드 몹이 어떻게 저렇게 단단할 수 있단 말인가?

“팀장님! 저걸 보십시오!”

흙먼지가 가라앉으며 표범 괴수가 비틀거리듯이 일어섰다. 녀석의 온몸을 가리고 있던 검은 털은 불에 타버린 듯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불에 던져진 듯 온몸의 털이 벗겨진 모습에 장태준은 저도 모르게 신음했다. 털에 가려져 있던 모습은 생명체의 것이 아니었다. 선명한 광택을 반사하는, 매끄러운 피부는 생명체의 가죽이 아니라…….

“……금속?”

저건 생명체라기보다는, 하나의 거대한 로봇이었다. 어째서 로봇에서 결정도 반응이? 어째서 1만의 괴수가 저런 강력함을?

그때였다.

파아아앗!

갑자기 하늘에서 푸르게 빛나는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신비스럽기 그지없는 광경에 대원들은 탈출하는 것도 잊은 채 멍하니 바라봤다. 상황실도 마찬가지였다.

끝없이 눈이 내리고 있었다. 파랗게 빛나는 눈이 쏟아지는 광경은 황홀하기까지 했다.

“프, 프레온 괴수입니다!”

“성층권에 있던 프레온 괴수가 내려오고 있습니다! 표범 괴수를 향해 접근합니다!”

파란 눈처럼 내린 프레온 괴수층이 표범 괴수의 온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털이 벗겨진 금속 피부 표면에 달라붙으며 무수한 스파크를 일으켰다. 무수하게 작은 알갱이가 갑옷처럼 표면에 단단하게 엉키고 있는 것이다. 곧 강렬한 빛이 표범 괴수를 뒤덮으며 시야를 가렸다.

빛이 사그라졌다. 잠시 후 나타난 표범 괴수는 처음 나타났을 때 그대로의 모습을 뽐내고 있었다.

장태준은 신음처럼 물었다.

“탐지 반응은 어떻습니까?”

“……어, 없습니다! 다시, 다시 사라졌습니다! 결정도, 아니 탐지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레이더도 반응하지 않습니다!”

============================ 작품 후기 ============================

우리는 가장 먼저 마누라부터 피신시킨 브라우니가 상남자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