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ac

Grand Canal Race (5)

아이작은 아무 말 없이 팔짱을 낀 채 생각에 잠겼다. 그냥 걸리적거리는 놈들 암살하고 적당한 대리인을 내세우면 되는 걸 왜 이리 일 처리를 복잡하게 하는지 이해가 안 갔다.

아이작의 머리가 기민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용할 수 있는 건 모조리 다 이용한다. 그렇기에 편한 길을 놔두고 어려운 길로 돌아가는 상황이 아이작에겐 도움이 될 수도 있었다.

“만약에 말이에요…….”

-음?

“포트 시가 가진 유통권을 내가 손에 넣을 수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가능하겠냐? 싸질러 놓은 똥 무더기는 당사자가 치우게 해야 된다면서 센트럴이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나오고는 있지만 센트럴도 그 사실을 알고 있어서 버팅기고 있는 중이거든. 다시 고개를 숙이고 들어오길 바라는 거라서 지금 윗선에선 파워 게임이 한창이다. 그러니 네가 유통권을 가져오는 게 가능하다면 각 기관은 적극적으로 지원하겠지.

“그 말, 사람이 죽어 나가도 관여하지 않는다고 믿어도 될까요?”

마젤란은 입을 다문 채 아이작을 노려보았다.

-너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

“그냥 살아 보겠다고 발버둥 치는 거죠.”

-아무리 골치 아프고 외면하고 싶다 해도 제국의 기관들은 본연의 임무를 저버리진 않는다.

“그럼 사람만 죽어 나가지 않으면 최대한 눈감아 주겠군요?”

-응? 말이 그렇게 되나?

“제가 원하는 건 하나예요. 포트 시가 가진 유통권을 안겨 줄 테니 한동안 이 동네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못 본 척해 달라는 거죠.”

-……일단 말은 해 보지. 그래서 계획이 뭐냐?

아이작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사람들이 도박에 빠지는 이유가 뭔지 알아요?”

-…….

“인생 한 방을 노릴 수 있다고 믿어서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