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d of the Skill

Skill Emperor 56 Coins

나락바위 공략 (2)

[크으으으…….]

쿤겐의 신음 소리가 들렸다.

순간적으로 자신의 힘을 모두 응축해서 터뜨리는 전하 폭발 이후 브레이크 상태가 된 그는 힘을 쓰지 못해 굳은 채로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무열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놈……!!!]

원래대로라면 자신의 전격에 의해 마비가 된 무열이 남은 정령들에 의해 공격당해야 했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게 전격을 버텨낸 무열은 그의 계획과는 반대로 오히려 정령들을 이끌고 자신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그것도.

[크르르…… 크르르르…….]

화염에 휩싸인 정령들을 데리고 말이다.

타앗!!!

‘지금.’

쿤겐의 바로 앞에서 무열이 급격하게 내디딘 발에 힘을 주며 지면을 박찬 순간, 거의 직각으로 질주하던 그의 방향이 꺾였다.

그러자 무열을 따라오던 하급 정령들이 변화되는 방향을 따라가지 못하고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지듯 넘어졌다.

쾅!!

콰쾅!! 콰가강!!!

화염을 감싼 정령들이 넘어지면서 무방비 상태의 쿤겐에게 들이받는 순간 그 충격으로 폭발하면서 그의 몸에 화염 대미지를 입혔다.

[크아아아!!!]

고통인지 포효인지 모를 외침.

하지만 공격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강검술(强劍術) 1식(式).

제단을 밟고 뛰어오른 무열이 쿤겐의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를 헤집으면서 뇌격으로 검술을 펼쳤다.

콰드득……!! 콰각!!

콰가가각……!!!

대지 속성으로 변한 뇌격의 검날이 쿤겐의 힘을 흡수하면서 오히려 그의 내장을 파헤치듯 베어들어 가자 속성끼리 부딪히면서 사방으로 작은 돌덩이와 돌가루들이 튀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튀어 나가는 돌덩이들을 향해 무열이 뇌전을 핑그르르 돌렸다.

비연검(飛軟劍) 2식(式).

화르륵……!! 쾅!! 쾅!!!

파스스슥……!!

돌덩이들이 화염과 함께 폭발하듯 터져 나가면서 다시금 쿤겐의 몸 안을 관통하며 튀어 나갔다.

[크아아아아!!!]

우레군주의 비명 소리가 나락바위의 정상에 울렸다. 리앙제는 그 엄청난 소리에 귀를 막고 주저앉았고 그런 그녀를 반고가 감쌌다.

[네놈……!!!!!]

계속해서 공격을 퍼붓고 있을 때, 쿤겐의 주위로 바람이 서서히 일렁이더니 점차 강력한 전하 폭풍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다시 브레이크(Break) 상태가 풀리는가 보군.’

무열이 번쩍거리는 전격을 보면서 서서히 거리를 재기 시작했다.

지직…… 지지직……!!!

[우레의 힘을 보여주마!]

족쇄를 찬 두 팔에서 강력한 폭풍이 일렁이더니 소용돌이 같은 나선의 전격이 그 위에 점차 쌓이기 시작했다.

위태로워 보이는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무열은 오히려 지그재그로 움직이면서 쿤겐의 아래에서 뇌격을 휘둘렀다.

콰그득…… 콰득……!!

점차 강렬해지는 폭풍의 아래에서 쿤겐이 양 손바닥을 위로 뻗자 두 팔에서 반원을 그리며 시퍼런 번개가 연결되더니 마치 그물처럼 무열을 덮쳤다.

‘균열의 번개.’

무열은 자신의 머리 위에 만들어진 전격을 바라보면서 생각했다.

절명의 절벽에서 그가 균열의 번개를 사용했을 때, 인간군을 덮친 그것은 마치 레이저로 만든 거대한 그물처럼 닿는 순간 인간군의 몸을 갈기갈기 잘라냈었다.

꿀꺽.

자신의 동료, 자신의 상관들이 무참하게 썰려 나갔던 공포스러운 또 하나의 궁극기(窮極技).

[갈기갈기 찢어주겠다!!!]

머릿속은 이해하지만 몸은 그렇지 않다. 아니, 머릿속의 기억이 몸에게 공포를 느끼게 하는 것일 것이다.

‘할 수 있어.’

무열은 부르르 떨리는 몸으로 악착같이 쿤겐의 사정거리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네놈의 살덩이를 모두……!!!]

콰가가가가가강!!!!

그때였다.

엄청난 모래폭풍이 휘몰아치며 무열과 쿤겐의 모습을 감췄다.

사방으로 마치 전격이 살아 있는 것처럼 날뛰었다.

“군주님!!!”

리앙제의 외침.

지직…… 지지지직……!!!

전격의 포효.

[크으으……!!]

그리고 그 후에 들려온 것은 놀랍게도 쿤겐의 당혹스러워하는 목소리였다.

“정령들을 폭발시키면서 대미지를 쌓은 게 역시 효과가 있었던 모양이야. 족쇄도 그렇지만 확실히 조금 전 전하 폭발 때에 비하면 약한걸. 정령술사들이 하는 법을 응용했는데.”

[네…… 네놈……!!]

무열이 입고 있던 겉옷은 쿤겐의 전격에 시커멓게 타 재가 된 지 오래였다.

하지만 그의 갑옷은 타버린 겉옷과는 달리 생채기 하나 나 있지 않았다.

쩌적…… 쩌적…….

당장에라도 갈라 버릴 것 같았던 날카로운 그물이 갑옷에 닿는 순간 전격의 힘을 잃고 말았다.

정령의 속성 가루로 인해 대지 내성력을 가지게 된 초열의 명광개가 쿤겐의 공격에서 무열을 지켜낸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힘이 빠졌다 하더라도 정령왕.

자신의 육체와 달리 내구도가 존재하는 갑옷은 속성의 우위를 가짐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의 공격을 막은 것만으로도 내구도가 무려 20이 깎여 있었다.

전하 폭발을 버티면서 이미 45의 내구도가 깎여 있는 상태에서 계속해서 대미지가 쌓인다면 위험한 일이었다.

‘속성 덕분에 대미지를 입지 않는다. 하지만 겉은 멀쩡해 보여도 갑옷의 내구도는 많이 깎였어. 게다가 검날도 상하고 있어.’

속성이 바뀐 뇌격은 그렇다 쳐도 뇌전의 내구도가 극심하게 깎이고 있었다.

쿤겐의 체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지만 무기의 내구도보다 그의 체력이 낮다고 볼 수 없다.

‘두 번은 힘들어.’

무열은 균열의 번개 아래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서 고개를 올려 쿤겐을 바라봤다.

지금 순간 필요한 건 도발.

아니, 도발을 할 수 있는 배짱과 용기.

그렇기 때문에 무열은 가볍게 입꼬리를 올리며 그에게 말했다.

“천하의 우레군주의 힘도 인간 하나 못 죽일 정도로 약해졌군?”

[이…… 이……!! 더러운 뇌락의 하수인 따위가……!! 나는 쿤겐!! 권좌와 신에게 맞선 유일한 왕이다!!]

무열의 생각대로 쿤겐은 분노를 참지 못한 듯 날뛰었다. 하지만 제단에 묶인 그는 이렇다 할 자유를 얻지 못한 채 그저 발버둥 칠 뿐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무열은 그의 외침에 눈썹이 꿈틀거렸다.

조금 전, 우레군주의 말이 그의 귀에 남았기 때문이다.

‘정령들은 신의 권속이 아니었던가?’

무열은 쿤겐을 바라봤다.

4대 정령과 2대 광야(光夜)와는 다른 길을 택한 단 한 명의 정령왕.

그들의 눈엔 분명 그가 눈엣가시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가 이것.

어떤 연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이 제단에서 풀려난 그는 인간들을 살육(殺戮)했다.

우레의 힘을 빼앗아 간 인간들에 대한 복수.

뇌락(雷落).

번개의 힘이 떨어지다.

어째서 그는 다른 정령왕들과 달리 신에 맞섰고 그 결과로 인간을 증오하게 되었는가.

알아야 한다.

그것이 이곳의 과거(過去).

집정관 로안의 기록서와 마찬가지로 쿤겐 역시 살아 있는 산물이었다.

‘설마 그런 건가…….’

어쩌면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쿤겐.”

무열은 목숨을 건 거래를 시도했다.

“너, 자유로워지고 싶지 않은가?”

[……뭐?]

무열은 그에게 겨눈 검을 거두었다.

“난 신에게 준비 없이 맨몸으로 맞설 생각은 없다. 두 번의 패배는 절대로 있을 수 없으니까.”

단순히 싸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건 신들이 원하는 것일 뿐이니까.

권좌에 오르는 것은 일종의 장기의 말을 뽑는 것일 뿐이다.

‘종족 전쟁(種族戰爭)’

인간계 주신 락슈무를 비롯해서 다섯 개의 계(界)의 주신들이 모여 하나의 대륙에서 자신들의 말을 가지고 전쟁을 벌이는 게임.

우습게도.

무열의 머리론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유희(遊戱)에 불과하다.

‘도대체 왜?’

인간은 패배했고 몰살당했다.

다른 종족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난 신에게 물을 것이다. 그리고 타당한 대답이 아니라면…….”

무열이 쿤겐을 바라보며 말했다.

“신을 죽일 테다.”

그의 말을 듣고 있던 리앙제와 반고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

“……!!!”

하지만 오히려 쿤겐의 표정은 변화조차 없었다.

단지, 나락바위의 정상에서 쉼 없이 폭풍처럼 밀어닥치던 바람이 어느새 사그라져 있었다.

* * *

[인간, 그게 무슨 말인지 알고 내뱉는 거냐.]

“뇌락의 하수인이 아니라 이제야 인간이라고 불러주는군.”

무열이 쿤겐의 말에 피식 웃었다.

“그러는 넌 어째서 신에게 대적한 것이지?”

[…….]

그의 물음에 쿤겐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유가 어쨌든 우린 공통의 적을 가진 것만큼은 틀림없겠지. 제단이 있는 것을 봐서 정령들이 이것을 만들었을 리는 없고…….”

하지만 무열은 말을 이어갔다.

“널 봉인한 건 나머지 6대 정령을 수호하는 자들이겠지. 그들은 너를 눈엣가시처럼 여겼을 테니까. 안 그래?”

어쩐지 무열의 앞에서 부는 바람이 살짝 떨리는 느낌이 들었다.

동요(動搖).

정령왕이라 할지라도 결국 감정을 가진 존재.

살짝 비틀어 얘기했지만 무열은 자신의 추측이 맞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너와 그들 사이에 어떤 문제가 있었지? 왜 신의 권속인 네가 다른 정령왕들과 달리 신에게 맞섰던 건가.”

[우린, 태초부터 신의 권속이 아니다. 너희처럼 신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란 말이다. 훗, 그런 네가 신에게 대항하겠다고? 신에 의해 만들어진 네가?]

쿤겐은 고개를 저었다.

“그럼 다시 묻지. 복수하고 싶지 않은가.”

[…….]

“나에게 힘을 빌려다오.”

[우습군. 지금 이 나와 계약을 하자는 거냐.]

“이건 정령과 인간이 함께 만든 봉인진(封印陳). 이걸 풀기 위해선 똑같이 정령과 인간의 힘이 필요할 것이다. 족쇄로 봉인된 너를 꺼낼 수 있는 방법은 그것뿐이겠지.”

[역시. 인간은 이래서 어리석다는 말이다. 너에게선 정령력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 몸으론 하급 정령도 계약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네가 날 받아들이겠다고?]

무열은 쿤겐의 비웃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반대로 그를 향해 입꼬리를 올렸다.

“어리석은 건 오히려 너다. 그렇게 한 가지 생각만 해서 어떻게 신에게 맞서려는 거지?”

[뭐……?]

“난 나와 계약을 하자고 한 적 없는데. 널 이곳에서 꺼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정령력이라면 그 정령력의 가장 순수한 응집체가 바로 눈앞에 있잖은가.”

[그게 무슨…….]

“바로 너.”

무열이 쿤겐의 가슴 언저리를 가리켰다.

“네가 가지고 있는 근원(根源).”

순간, 흐릿한 쿤겐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나락의 정수.”

안톤 일리야가 이곳에서 얻은 그것.

“그걸 나에게 바쳐라.”

그 순간, 정적이 흘렀다.

인간이 정령왕에게 거래를 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당당히 그에게 요구를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리앙제와 반고는 둘의 대화에 낄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그저 긴장한 표정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크…… 크하하하하!!!]

쿤겐이 당돌하기 짝이 없는 무열의 말에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큰 소리로 웃어재꼈다.

[인간이 정령왕의 정수(精髓)에 대해서 알고 있다니. 이거야말로 놀랄 노 자로군.]

“너의 우레의 힘이라면 이 검을 깨울 수 있을 거다.”

[그걸 어떻게 확신하지?]

“글쎄…….”

무열은 리앙제를 슬쩍 바라봤다. 그의 시선을 느끼자 그녀가 살짝 놀란 듯 어깨를 들썩였다.

“……아! 아, 안녕하세요.”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꾸벅 허리를 숙이는 그녀를 보며 무열이 말했다.

“저 아인 엘리젤 일족의 아이다. 너에게 올 수 있는, 정상으로 향하는 길을 알려준 아이이기도 하지.”

[엘리젤 일족이라……. 확실히 정령과 인연이 깊지. 이젠 보기 힘든 정령의 가루를 조금 전에 네가 썼던 것도 그 때문이군.]

“맞아.”

뇌격(雷擊)과 뇌전(雷電).

이미 무열은 나락의 정수로 두 자루의 검을 깨울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그 깨어난 검에 쿤겐을 봉인한다.

그렇게 되면 비록 자신은 정령력이 없지만 두 자루의 속성에 의해 쿤겐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날 믿는다면 널 맡겨라. 아직은 너의 본연의 힘을 쓸 순 없겠지. 하지만 나는 정령력을 얻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제일 먼저 너에게 이 세계를 다시 보여주마.”

[너란 인간은 정말 당돌하군. 지금 나에게 선택지는 없겠지. 그래……. 엘리젤 일족이 따르는 녀석이라면 조금은 흥미가 가는군.]

쿤겐은 무열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의 정수는 저 제단 아래에 있다. 그전에 녀석들도 저것을 훔치려다 실패했지.]

제단의 안쪽에 있는 작은 상자.

보통의 정령들은 심장과도 같은 정수를 몸 안에 넣기에 무열 역시 그의 가슴을 가리켰었다.

하지만 봉인되어 있는 쿤겐은 그것이 제단에 안치되어 있었다.

‘안톤 일리야가 쿤겐을 죽이지 않고도 나락의 정수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를 알겠군. 어쩌면 인간에 대한 그의 분노를 더 끌어올렸던 건 그였을지도 모르겠어.’

탈칵.

무열이 제단의 상자를 꺼내어 열었다.

지직…… 지직…….

전격을 머금은 둥근 구체를 들어 그는 리앙제에게 가져갔다.

[하지만 너희들 역시 실패한다면. 똑같은 꼴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근원이란 시간이 지나면 다시금 자라나는 자연계의 힘이라는 걸 알 테지.]

“봉인된 주제에 말이 많다.”

[뭐…… 뭐?!]

쿤겐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소리쳤다. 그 모습에 무열이 피식 웃었다.

“자.”

“……네?”

“네가 하는 거다.”

“하지만 이건…… 차라리 할아버지께…….”

“아니.”

무열은 고개를 저었다.

이건 아이템을 제작하는 것과는 다른 일이다.

잠금을 푸는 건 제작자도 할 수 없는 일. 아니, 스킬화라든지 확인창의 기능이 없는 잔알리로서는 잠긴 능력이 있는지도 모를 것이다.

“할 수 있다. 너라면.”

“…….”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두 자루의 검을 받고 나락의 정수를 품에 안았다.

지직…… 지지직…….

놀랍게도 정수는 어떠한 저항도 하지 않고서 그녀의 품 안에 머물렀다.

[호오…….]

그건 쿤겐 역시 놀랍기 마찬가지였다.

‘마치 검과 정수의 매개체로 그녀가 있는 것 같은 모습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발도 없는 거겠지.’

물론, 그런 조율 능력을 리앙제는 타고난 것이 틀림없다.

‘어쩌면 스킬을 가진 인간들보다 더 높은 수준의 인챈터(Enchanter)를 노려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우우우웅…….

그 순간, 리앙제의 주위로 새하얀 빛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νωϪοκ υφχϪφχωγ stφ.”

엘리젤 일족에게만 전해지는 부족어.

오랜 세월 내려오는 부족어엔 그들만의 특별한 힘이 담겨 있다.

타샤이 부족이 통합어가 아닌 자신의 부족어만을 사용하는 것도 그 힘을 지키기 위함이다.

언령(言靈).

파즉……!!!

파즈즉……!!

마법진처럼 둥근 원이 지면에 생성되면서 우레를 머금은 빛이 방울방울 맺히더니 정수에서 튀어나와 하나둘 검 안으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엘리젤 일족 리앙제가 인챈트를 시작합니다.]

[1%…… 5%…… 10%……]

무열의 앞에 나타난 메시지창.

‘역시.’

예상대로였다.

마치 천천히 도자기를 빗는 것처럼 리앙제의 손이 조심스럽게 움직이면서 검을 어루만지자 서서히 검의 형태가 바뀌기 시작했다.

리앙제가 집중을 하는지 그녀의 눈썹이 갈매기처럼 휘어졌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하……!!”

리앙제가 숨을 토해내며 눈을 떴다.

[인챈트 성공!!]

[무기의 내구도가 회복되었습니다.]

[무기의 잠김 효과가 해제됩니다.]

[무기의 속성이 변화하였습니다.]

그녀는 비틀거리면서도 환희에 찬 얼굴로 무열을 향해 두 자루의 검을 내밀었다.

끄덕.

무열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것을 받았다.

칭찬의 말보다 그의 눈빛에 담긴 진심이 리앙제에게 수고했다고 말하고 있었다.

[뇌격(雷擊) & 뇌전(雷電)]

엘리젤 일족의 비기가 담겨 있는 검.

날카로운 검날의 파괴력도 뛰어나지만 우레군주 쿤겐의 정수로 인하여 검이 가진 진짜 힘이 깨어났다. 우레군주의 힘을 담아 새로이 정령의 힘을 머금은 정령검으로 각성하게 되었다.

등급 : A급 (유니크 세트)

분류 : 정령검

내구 : 100

효과 :

절삭력 +15%, 공격력 +20%,

추가 뇌 속성 대미지 +10%,

추가 (속성 무시) 정령 대미지 +10%

영향 : 우레군주 쿤겐

파즉…… 파즈즉……!!!

검의 손잡이를 잡는 순간, 날카로운 전격이 검날을 휘감으면서 뻗어 나왔다.

검신이 새하얗게 빛났다.

마치 갓 태어난 번개 같은 모습이었다.

쿤겐의 힘을 고스란히 머금고 있는 검.

더 이상 이보다 더 우레 군주의 힘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매개체는 없을 것이다.

“어떤가, 쿤겐.”

무열이 몸을 돌려 새하얀 두 자루의 검을 들어 쿤겐을 향해 뻗으며 말했다.

“날 믿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