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Master

00168 29. Coastal City Ride

‘247호?’

명후는 의아한 표정으로 사내를 바라보았다. 자신은 사내를 처음 본다. 그러나 사내는 자신을 247호라 말하고 있었다. 무언가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너는.. 실패작이야!”

사내는 외침과 함께 명후를 향해 창을 찔렀다. 명후는 일단 뒤로 물러나며 창을 피한 뒤 사내를 보며 말했다.

“저기요. 오해를 하고 계신데요.”

“제발.. 죽어다오.”

그러나 명후의 말에도 사내는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두려워하는 눈빛으로 계속해서 창을 찔러올 뿐이었다.

휘익 휘익

“아니, 저는 247호가 아니라니까요.”

“...”

멈칫

명후의 말에 사내가 순간 행동을 멈췄다. 그러나 명후는 변한 사내의 눈빛에 일이 잘못 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그 거짓말에.. 거짓말에! 죽어!”

사내는 성난 눈빛으로 다시 명후를 향해 창을 찔러오기 시작했다.

‘미치겠네..’

상황이 참으로 난감했다. 여태까지 상황과 사내의 반응을 보니 사내는 죽여서는 안 되는 NPC가 분명했다. 명후는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야 할 지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냥 지칠 때까지 기다릴까?’

사내는 서서히 지쳐가고 있었다. 조금만 지나면 사내는 제풀에 지쳐 공격을 멈출 것이고 그러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었다.

‘아, 그러면 믿으려나?’

지칠 때까지 기다릴까 생각했던 명후는 문득 든 생각에 창을 피하며 펫 창을 열었다.

‘이정도 녀석들인데.. 믿겠지?’

247호가 어떤 녀석인지 알 지 못했지만 사내가 창을 들고 덤비는 것으로 보아 수준 높은 녀석은 아닐 것이었다. 그러나 자신은 고위 몬스터라고 할 수 있는 리치 카로트와 마찬가지로 고위 몬스터였던 기사 프라미너스를 펫으로 가지고 있었다. 펫을 보여준다면 오해를 풀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명후는 누구를 소환 할 지 잠시 고민했다.

‘둘 다 소환하자.’

소환 하는데 무슨 제약이 있는 것도 아니고 누굴 정해서 소환해야 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명후는 카로트와 프라미너스를 둘 다 소환하기로 결정했다.

스악

명후는 일단 카로트를 먼저 소환했다.

“죽이면 안 돼!”

혹시나 카로트가 NPC를 죽일까봐 명후는 카로트가 소환되자마자 외쳤다. 그리고 이어서 프라미너스를 소환했다. 그러나 프라미너스를 소환한 명후는 살짝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스악

[프라미너스가 각성을 했습니다.]

.

[프라미너스가 각성을 했습니다.]

예전 자신이 처음으로 괴물여우를 잡았을 때 나온 레벨 업 메시지처럼 프라미너스가 각성을 했다는 메시지가 무수히 나타났다.

“주.. 죽이지마!”

메시지를 보며 살짝 당황해 하던 명후는 프라미너스가 검을 빼들자 재빨리 외쳤다.

-예, 주군!

명후의 외침에 프라미너스가 검을 내리며 답했다. 프라미너스가 검을 내리자 명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근데 저녀석 왜 저리 웃어?’

프라미너스는 뭐가 그리 좋은지 활짝 웃고 있었다. 명후는 프라미너스가 왜 웃는 것인지 의아해 하며 고개를 돌려 여태까지 자신을 공격하던 사내를 바라보았다. 역시나 사내는 행동을 멈추고 놀란 표정으로 자신을 보고 있었다.

“...누구십니까?”

사내가 입을 열어 물었다. 이제야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명후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밖에서 왔습니다. 이곳에 이상한 것이 있다고 하여 무슨 일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왔습니다.”

“그렇..군요.”

명후의 말에 사내는 다행과 씁쓸함이 반반 섞인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사내의 표정에 명후는 재빨리 입을 열어 말했다.

“이곳은 뭐하는 곳입니까?”

“그것이..하아..”

사내는 명후의 말에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비장한 표정으로 입을 열어 말하기 시작했다.

“오시면서 혹시 슬라임을 보셨습니까?”

“예, 엄청 많던데요.”

“보셨군요.. 이곳은 연구소입니다. 저희 연구소는 슬라임의 인간화를 연구하고 있었지요. 연구는 차근차근 진행되었습니다. 다리를 구현하는데 성공하였고 얼마 뒤 팔을 구현하는데 성공하였지요.”

‘그렇구나..’

명후는 사내의 말을 들으며 이곳에 오면서 보았던 슬라임들을 떠올렸다.

“그렇게 계속해서 연구를 진행하며 슬라임은 점점 인간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말끝을 흐린 사내는 이어 말했다.

“그녀석이 만들어졌습니다.”

“247호요?”

“예, 녀석은 여태까지 만든 그 어떤 슬라임보다 완벽한 인간의 모습을 갖추었습니다. 저희는 녀석을 만들고 기뻐했지요. 그러나 기쁨도 잠시 얼마 지나지 않아 녀석이 실패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내는 그때의 일을 떠올리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녀석은 완벽한 인간의 모습을 갖추어서 그런지.. 여태까지 만들었던 슬라임들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슬라임들은 온순했지만 녀석은 포악했고 자신이 본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는 게 가능했지요. 무엇보다.. 녀석은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설마.’

명후는 사내의 말을 듣고 떠오른 생각에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저희는 247호가 생각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연구를 멈출 수 없었기에 녀석을 폐기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녀석이 일을 벌였지요. 녀석은 어떻게 한 것인지.. 온순했던 슬라임들을 자신처럼 포악하게 만들었습니다. 포악하게 변한 슬라임들은 연구소에 있던 저희들을 공격하기 시작했지요. 제가 아는 것은.. 여기 까지입니다.”

사내의 말이 끝나자 명후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뭔가 좀 부족한데..’

자신이 알아가야 하는 것은 누군가의 정체였다. 말을 들어보니 누군가의 정체는 247호 인것 같았다. 그러나 뭔가 부족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무언가 더 들어야 할 것 같은데 사내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어보였다.

‘...종이!’

바로 그때 문득 든 생각에 명후는 재빨리 인벤토리를 열었다. 인벤토리에는 이곳에 오며 얻은 8개의 종이가 있었다. 명후는 재빨리 종이를 꺼냈다.

“...?”

종이를 꺼내자 사내가 의아한 표정으로 명후를 바라보았다. 명후는 사내에게 종이를 건네며 말했다.

“이곳에 오면서 얻은 종이 인데.. 암호 같아서요.”

“...!”

사내는 명후의 말에 놀란 표정을 짓더니 재빨리 종이를 받아 읽기 시작했다. 사내가 종이를 받자 종이가 소멸했다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역시..’

메시지를 보고 명후는 확신 할 수 있었다. 종이는 사내에게 건네야 되는 아이템이었다. 명후는 심각한 표정으로 종이를 읽어가는 사내를 바라보았다. 한참동안 종이를 읽던 사내가 드디어 입을 열어 말했다.

“큰일...이군요.”

“큰일이요?”

“예, 247호가 라이드의 시장이신 로튼 백작님으로 변신해 밖으로 나갔다고 합니다.”

사내의 말을 들은 명후는 어떻게 된 상황인지 알게 되었고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사내의 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로튼 백작님이 이곳에 감금되어 있다고 합니다.”

“예?”

미소를 짓고 있던 명후는 사내의 말에 살짝 놀라며 반문했다. 명후의 반문에 사내가 다시 말했다.

“이곳에 로튼 백작님이 감금되어 있다고 합니다.”

‘...빨리 끝나겠는데?’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감금되어 있다는 사내의 말에 명후는 퀘스트가 생각보다 빨리 끝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사내에게 말했다.

“그곳이 어디죠?”

“그게...”

사내는 명후의 말에 살짝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이어 말했다.

“이 건물과 연결이 되어 있는 건물이 하나 있습니다. 그곳에 감금되어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어떻게 가죠?”

“그 건물로 가는 통로는 이곳에도 있습니다. 다만...”

말끝을 흐린 사내는 카로트와 프라미너스를 힐끔 쳐다보고는 이어 말했다.

“그곳에는 이곳과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슬라임들이 있습니다. 아마도 247호에 의해 포악해져 있겠지요. 그래도 가시겠습니까?”

사내의 말에 명후는 고민 할 필요도 없다는 듯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갑니다.”

“그렇군요.. 그럼 한 가지 부탁을 드려도 될까요?”

“부탁이요?”

“예, 그곳에 있는 슬라임들을.. 전부 처치해주셨으면 합니다.”

<포악해진 슬라임을 처치하라!>

아르파치 연구소의 연구원인 사내는 당신이 제 2 건물에 있는 슬라임들을 전부 처치해주길 바라고 있다. 사내의 바람대로 제 2 건물에 있는 슬라임들을 전부 처치하라!

[포악해진 인간 슬라임 : 0 / 100]

난이도 : C

퀘스트 보상 : ???

‘100마리 밖에 없어?’

많다고 해서 수 백마리는 있을 줄 알았는데 달랑 100마리였다. 어차피 가는 길이었고 딱히 거절 할 이유가 없던 명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퀘스트를 수락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쪽으로..”

퀘스트를 수락하자 사내가 어딘가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명후는 사내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겼고 이내 책장 앞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스윽 스윽

책장 앞에 도착한 사내는 몇권의 책을 빼내었다.

덜컥 스르륵

책을 빼내자 책장 뒤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가 나더니 책장이 옆으로 움직이며 새로운 통로가 나타났다.

“이곳으로 가시면 됩니다. 아, 그리고 이것을 누르시면 책장이 다시 열릴 겁니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예, 이따 뵙겠습니다.”

명후는 사내의 말에 사내가 가리킨 버튼을 힐끔 보고 통로를 따라 제 2 건물로 향했다. 사내는 명후가 들어가자 다시 책장에 책을 넣었다. 그러자 책장이 움직여 통로를 막았다. 바로 그때였다.

저벅.. 저벅..

“...!”

뒤쪽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사내는 놀란 표정으로 뒤로 돌아섰다. 현재 철문은 열려 있는 상태였다. 사내는 재빨리 철문을 닫기 위해 움직였다. 그러나 발소리의 주인공이 한 발 빨랐다. 철문을 통해 날카로운 인상을 가진 사내가 들어왔다.

“엇!”

사내는 철문을 통해 들어온 날카로운 인상의 사내를 보고 매우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사내는 날카로운 인상의 사내를 알고 있었다.

“람파츠 자네 살아있었는가! 다행이네. 다행이야!”

미소를 지은 채 사내는 람파츠에게 다가갔다. 람파츠도 사내를 보고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자네 아직 살아있었군.”

“...?”

람파츠에게 다가가던 사내는 람파츠의 말에서 이상한 느낌을 받고 걸음을 멈췄다. 그러자 람파츠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이제 그만 죽어주게.”

============================ 작품 후기 ============================

현재 짜놓은 스토리를 글로 풀면 어느정도 분량이 나올지 가늠이 안되서 완결이 언제쯤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ㅠㅠ

그리고 펫은 묻히지 않습니다.ㅎㅎ

오늘은 금요일입니다.

다들 활기차고 뜨거운 금요일 보내시길 바랍니다.

추천, 쿠폰, 코멘트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