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Master
00566 93. Alion Kingdom
아무래도 누군가 또 오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급살보다 더욱 더 높은 직위를 가지고 있는 자가 분명했다.
“궁금한게 있습니다.”
파란만장은 급살에게 물었다.
“궁금한 거요?”
“네.”
급살이 반문했고 파란만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최대한 이곳의 정보를 알아내야겠어.’
어떻게 보면 지금은 기회였다. 급살은 분명 기사와 병사들을 부렸다. 보통 직위는 아닐 것이다.
그런 급살이라면 아는 것이 상당할 것이고 이곳이 어떤 곳인지 알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할 수 있었다.
“음...”
급살은 침음을 내뱉으며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이내 생각을 마친 급살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말해드릴 수 있는거는 말해드리겠습니다.”
혹시나 급살이 거부하면 어쩌나했는데 파란만장은 급살의 답을 듣고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뭐가 궁금하세요?”
그리고 이어진 급살의 물음에 파란만장은 재빨리 입을 열었다.
“이 국가 어떤 국가 입니까?”
“...?”
파란만장의 물음에 급살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너무나도 포괄적인 질문이었기 때문이었다.
“혹시 국가명을 물어보시는 거에요?”
급살은 되물었다. 그리고 파란만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파란만장의 끄덕임에 급살은 말끝을 흐리며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잠시 뒤 생각을 마치고 입을 열었다.
“제가 답해 드릴 수 있는게 아니네요.”
“...?”
급살의 답을 듣고 파란만장은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놀리는 거였나?’
고작 국가명이었다. 그런데 국가명 조차 알려줄 수 없다니? 그러면 무엇을 알려 줄 수 있단 말인가? 애초에 답을 해줄 생각이 없던 것일까? 놀리려 한 것일까? 파란만장의 머릿속에는 쉴 새 없이 물음표가 떠올랐다.
“놀리려는게 아닙니다.”
그런 파란만장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것인지 급살이 이어 말했다. 급살의 말에 파란만장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급살님의 직책은 뭡니까? 혹시 귀족입니까? 이건 답해주실 수 있으십니까?”
파란만장은 급살에게 물으며 생각했다.
‘이것도 말 안하면...’
오직 급살에 대한 질문이었다. 이것도 말 해주지 않는다면 놀리려는게 분명했다.
“아, 그건 답해드릴 수 있겠네요.”
그러나 이어진 급살의 말에 파란만장은 급살이 놀리려는게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네, 귀족 맞습니다. 작위는 백작입니다.”
그리고 급살의 답을 들은 파란만장은 몇 가지 정보를 추측 할 수 있었다.
‘백작인데 말을 높였다는 건 후작?’
이제 곧 올 누군가는 급살보다 윗사람이었다. 그런데 급살은 백작이다. 즉, 누군가는 백작보다 상위 작위를 가지고 있는 후작 이상의 존재라는 뜻이 된다.
‘국가명을 말하지 못하는 이유..’
국가명을 물어보았으나 답할 수 없다고 했다. 처음에는 놀리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지금 상황을 보아 놀리는 게 아니다. 즉, 백작인 급살이 국가명에 대해 알려 줄 수 없는 건 사실이었다.
‘일단 내가 유저라서 그런 것 같고.’
말을 할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하던 파란만장은 그 첫 번째 이유로 자신이 로그아웃을 통해 밖으로 정보 전달을 할 수 있는 유저이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알려지면 큰 파장을 몰고 올 국가인 것 같은데.’
두 번째 이유로는 국가의 정체가 알려진다면 아주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이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떤 국가이기에..’
도대체 어떤 국가인지 궁금해졌다.
‘설마 신성제국 같은 곳은 아니겠지?’
그러다 문득 떠오른 생각.
‘아니지, 그런 곳일 리가 없지.’
그러나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기에 파란만장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곧 누군가 온다고 하셨는데.”
생각을 끝낸 파란만장은 급살에게 재차 물었다.
“그 누군가는 누구입니까? 그 사람에게서는 많은 걸 들을 수 있는겁니까?”
급살은 답해 줄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이제 곧 도착 할 누군가는 급살보다 높은 위치의 사람이었다. 그 사람에게는 많은 걸 들을 수 있을까?
파란만장의 물음에 급살은 미소를 지었다.
“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물음에 답했다.
저벅저벅
바로 그때였다. 밖에서 발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점점 가까워지는 발소리에 파란만장은 급살이 말한 누군가가 도착 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
“오셨습니까.”
그리고 이어진 급살의 행동에 파란만장은 자신의 생각이 맞았음을 확신 할 수 있었다.
저벅.
이내 발소리의 주인공이 쇠창살 앞에 도착했다. 파란만장은 쇠창살 너머로 보이는 발소리의 주인공을 훑어보았다.
‘와.’
처음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감탄이었다.
‘엄청 좋아보이는데..’
감탄을 한 이유, 그것은 바로 발소리의 주인공이 착용하고 있는 장비들 때문이었다.
“이 유저가 파란만장인가요?”
“네.”
‘...?’
장비를 보고 감탄하고 있던 파란만장은 이어진 발소리의 주인공과 급살의 대화를 듣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유저?’
유저, 발소리의 주인공은 분명 유저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설마...’
NPC들은 보통 유저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아니, 인지하지를 못한다. 그런데 유저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것.
“설마 이분도 유저 입니까?”
파란만장은 당황스런 표정으로 발소리의 주인공을 바라보며 급살에게 물었다.
“어? 아무런 이야기도 안하신거에요?”
그러나 물음에 답한 건 급살이 아닌 발소리의 주인공이었다. 발소리의 주인공이 말하자 급살이 입을 열었다.
“제가 백작인 것만 알려줬습니다.”
“아, 그렇군요.”
급살의 말에 발소리의 주인공 명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쇠창살 안쪽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파란만장에게 말했다.
“네, 저도 유저입니다.”
“...!”
명후의 답에 당황이 가득했던 파란만장의 표정에 놀람이 나타나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놀람을 가라앉힌 파란만장이 명후에게 물었다.
“유저셨군요. 그럼 원하시는 게 뭔가요?”
급살에게도 물었으나 답해주지 않았다. 기다리라고 했다. 그리고 지금 급살이 말한 명후가 왔다. 이제 그 답을 들을 때가 되었다.
“음..”
명후는 파란만장의 물음에 침음을 내뱉으며 생각했다. 물론 생각은 그리 오래 이어지지 않았고 명후는 바로 입을 열어 물음에 답했다.
“없는데요.”
“...?”
파란만장은 명후의 답을 듣고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없다니? 원하는게 없다니?
‘그럼 왜 감옥에...’
원하는 게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감옥에 가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원하는 게 없단다.
그럼 어째서 감옥에 가둔 것이란 말인가? 그렇게 생각에 잠겨 있던 파란만장은 이어진 명후의 말에 심장이 철렁했다.
“그냥 여기에 이렇게 계셔주시면 됩니다.”
“...네?”
파란만장은 잘못 들었나 싶어 반문했다.
“여기에 계셔주시면 된다구요.”
“...”
그러나 잘못 들은 게 아니었다. 명후의 말에 파란만장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멍하니 명후를 바라볼 뿐이었다.
‘무슨...’
이렇게 있어주면 된다니?
“그, 그러니까...”
파란만장은 명후에게 말했다. 너무나 당황스런 상황에 긴장한 나머지 파란만장은 말을 더듬고 있었다.
“제, 제가 여, 여기에 있는 걸 원하시는거에요?”
“네.”
“...왜, 왜요? 어째서요?”
궁금했다. 너무나도 궁금했다. 궁금해 미칠 것만 같았다. 어째서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것을 원하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유 좀 알 수 있을까요?”
파란만장은 명후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알리온 왕국 유저 아니세요?”
“네, 맞습니다.”
“기사랑 병사들 공격하셨었죠?”
“그, 그랬었죠.”
“그런데 다시 잠입하셨고.”
“...네.”
“이유는 충분하지 않나요?”
“...”
명후의 말에 파란만장은 아무런 반박도 할 수 없었다. 맞는 말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럼 여기에 영원히...?’
소름이 돋았다.
‘아, 안 돼!’
그럴 수는 없다. 돈과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갔다. 어떻게 키운 캐릭터인데 이곳에서 생을 마감한단 말인가?
“제발 저 풀어주시면 안될까요?”
파란만장은 애원하기 시작했다.
“진짜 애써서 키운 캐릭이거든요. 제가 잘못하기는 했지만 영원히 수감 될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부디..”
말끝을 흐리며 파란만장은 애처로운 눈빛으로 명후를 보았다.
“아, 그런 걱정을 하고 계셨구나.”
그런 파란만장의 말에 명후는 탄성을 내뱉으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겁니다. 일만 끝나면 풀어드리겠습니다.”
명후는 파란만장을 감옥에 영영 수감 시킬 생각이 아니었다. 알리온 왕국과의 일만 잘 처리되면 풀어줄 생각이었다.
“...가, 감사합니다!”
영원히 감옥에 갇히는 게 아닐까 걱정했던 파란만장은 명후의 말에 감격한 표정으로 감사를 표했다.
“저...”
가장 중요한 문제가 해결되었다.
“여쭈어 보고 싶은 게 있는데...”
그래서 호기심이 생겼다.
“저도 궁금한 게 있었는데 잘 됐네요.”
파란만장의 말에 명후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명후 역시 파란만장에게 궁금한 것이 있었다. 이곳에 온 것도 다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함이었다.
“먼저 물어봐도 될까요?”
그리고 이어 파란만장에게 물었다.
“네!”
파란만장은 고개를 끄덕였고 명후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혹시 작위를 가지고 계신가요?”
명후의 첫 번째 질문은 파란만장에 대한 정보였다.
“아...”
파란만장은 명후의 질문에 탄성을 내뱉으며 생각했다.
‘사실대로 말해줘도 되나?’
작위를 가지고 있다. 준남작이긴 하지만 분명 작위는 작위였다. 그런데 사실대로 말을 해야 될 지 고민이 됐다.
‘어차피 알려질 건데.’
그러나 어차피 알려질 정보였다.
‘거짓말 하다 걸리면..’
그런데 굳이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었다. 아니, 거짓말을 하면 안된다. 파란만장의 현재 상황을 생각하면 진실만을 말해야 됐다.
“네, 지금 준남작의 작위를 갖고 있습니다.”
물론 돌아가면 남작의 작위를 받게 되지만 그것까지 말할 필요는 없어보였다.
“그렇군요.”
파란만장의 답에 명후는 만족스런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이어 두 번째 질문에 들어갔다.
“잠입 하신 이유가 퀘스트 때문이죠?”
“...네.”
두 번째 질문은 첫 번째 질문과 달리 확인 할 방법이 없다. 그러나 이미 진실을 말하기로 결정한 파란만장은 진실을 답했다.
“어떤 퀘스트인지 알 수 있을까요?”
“아, 잠시만요.”
명후의 말에 파란만장은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감옥에 갇히게 된 원인이자 하들 후작에게 받았던 퀘스트 ‘알려지지 않은 국가의 정보’를 명후와 급살이 볼 수 있게 활성화 시켰다.
<알려지지 않은 국가의 정보>
미개척 지역 ‘황금 노을의 초원’은 이미 다른 국가에 의해 개척이 된 상황이다. 그런데 그 국가는 알려진 것이 없다. 하들 후작은 그 국가에 대한 정보를 원하고 있다. 하들 후작의 바람대로 ‘황금 노을의 초원’을 개척 한 국가의 정보를 알아내 가져가라! (정보를 얻을 때마다 %가 상승하며 100% 달성 시 ‘알려지지 않은 국가의 정보 서류’를 획득 합니다.)
[알려지지 않은 국가의 기사 : 0 / 2]
[알려지지 않은 국가의 병사 : 0 / 10]
[알려지지 않은 국가의 수도 입성 : O]
[정보 : 94%]
[알려지지 않은 국가의 정보 서류 : 0 / 1]
퀘스트 난이도 : SSS
퀘스트 보상 : 작위 - 자작
“호오.”
퀘스트를 본 명후는 감탄을 내뱉었다.
“하들 후작이라...”
그리고 퀘스트를 준 하들 후작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 작품 후기 ============================
주말은 항상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습니다.
벌써 월요일이 다가오네요.
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