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Master
Alliance War
* * * *
신성 제국 교황의 방.
“헬리오카는 어떻게 됐지?”
리슈르가 물었다. 비록 황제가 병력을 내주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선전포고를 한 헬리오카 제국을 그대로 내버려 둘 수 없던 리슈르는 본인의 권력으로 움직일 수 있는 모든 힘을 움직였다. 힘을 움직인지 꽤나 시간이 흐른 지금 리슈르는 헬리오카 제국의 상황이 어떤지 궁금했다.
“오리아 왕국과 바르 왕국은 수일 내에 성을 하나 함락 시킬 수 있을 것 같고 아리스 왕국은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습니다.”
가울은 리슈르의 물음에 답했다. 헬리오카 제국과 국경을 맞댄 오리아 왕국, 바르 왕국, 아리스 왕국. 세 왕국을 연합에 끌어들였다. 그리고 많은 지원을 해 헬리오카 제국을 공격했다.
아무리 헬리오카 제국이 강하다고 하지만 세 왕국의 힘을 그것도 신성 제국의 지원을 받아 강해진 힘을 동시에 상대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었고 조금씩조금씩 밀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좋군.”
리슈르는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그런 리슈르의 흡족한 미소에도 가울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방금 전 보고한 헬리오카 제국의 상황이 기분 좋은 보고였다면 이번에 할 보고는 기분이 좋지 않은 보고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보고를 하지 않을 수 없었기에 지금 당장 해야 되는 보고였기에 가울은 흡족한 미소를 짓고 있는 리슈르를 보며 입을 열었다.
“보고 드릴 것이 더 있습니다.”
“...?”
“가린 왕국에 나가 있던 대사제, 사제, 성기사, 몽크들이 전부 사라졌습니다.”
가울의 보고에 리슈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라졌다고?”
고개를 갸웃거렸던 리슈르는 이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예, 아무래도 가린 왕국에서 나선 것 같습니다.”
“그 말은 우리의 제안을 거절 했다는 건가?”
“...”
가울은 리슈르의 말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쾅!
“이런 빌어먹을 새끼들이.”
리슈르는 거칠게 책상을 내리치며 중얼거렸다. 중얼거림에서 분노가 가득 느껴졌다.
“그리고...”
아직 가울의 보고는 끝난 게 아니었다. 보고가 더 남아 있다는 것과 가울이 말끝을 흐린 것에 리슈르는 좋지 않은 소식이 하나 더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알리온 왕국에 자리 잡은 신전들이 전부 공격당해 파괴되었습니다.”
“...”
보고가 끝나고 리슈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가울은 리슈르의 표정과 분위기에 긴장 할 수밖에 없었다. 극도로 분노했을 때의 표정과 분위기였기 때문이었다.
“후...”
얼마 뒤 분노를 조금 가라앉힌 리슈르가 깊게 한숨을 내뱉었다.
“더 보고 할 건?”
“없습니다.”
“지금 움직일 수 있는 이들을 전부 데미안 왕국에 보내.”
“...전부를 말씀이십니까?”
가울이 놀란 표정으로 리슈르에게 되물었다.
“그래, 그리고 가린 왕국부터 박살낸다.”
“알리온 왕국은 어떻게 할까요?”
“에딜라 왕국과 함디 소국에 전해. 알리온 왕국과의 전쟁을 준비하라고.”
* * * *
“가볍게 이기겠지?”
용병으로 전쟁에 참가한 데미안 왕국의 유저 카트라가 물었다.
“글쎄.”
카트라의 물음에 포리아가 답했다. 자신감 가득 찬 카트라와 달리 포리아의 표정에는 불안함이 가득했다.
“게시판 보니까 그제 알리온 왕국에 있던 신성 제국 신전 전부 파괴됐다는데...”
“응? 그게 무슨 상관이야?”
포리아의 말에 카트라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카트라의 갸웃거림에 포트라가 답했다.
“알리온 왕국에 있던 신전들 파괴한 게 힘 왕국의 왕인 명후래. 그 말은 알리온 왕국이 힘 왕국을 선택했다는 거지.”
“그래?”
“응, 그리고 이 전쟁을 하는 이유가 뭐냐? 가린 왕국이 신성 제국의 제안을 거절하고 힘 왕국에 붙어서 그런거잖아.”
“그렇지.”
“알리온 왕국을 위해 직접 신전을 파괴한 명후가 가린 왕국의 전쟁을 가만히 내버려둘까?”
“헐.”
“신까지 소멸시킨 명후가 전쟁에 참여하면...”
아직 어떻게 공략했는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신까지 소멸시킨 명후였다. 그런 명후가 전쟁에 참여한다면? 끔찍한 상황에 포리아는 절로 부르르 몸을 떨었다.
“야, 그래도 인원이 이렇게 많은데.”
카트라는 그래도 설마 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인원, 인원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다굴에는 장사가 없을 것이다.
“가린 왕국도 인원 많아.”
하지만 포리아는 카트라의 말에 부정적이었다. 명후와의 전쟁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가린 왕국과의 전쟁이었다.
“마, 만약이잖아?”
자신감이 가득했던 카트라에게는 더 이상 자신감이 보이지 않았다.
“참여하지 않을 수 있는거 아니야?”
명후의 참여는 만약이었다.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
“그래, 만약이지.”
포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참여 안하면 무난하게 이길 것 같긴해.”
명후가 참여만 하지 않는다면 무난하게 이길 것 같았다.
“참여만 안하면...”
* * * *
가린 왕국의 왕인 헤벨의 집무실.
“...!”
집무실의 주인인 헤벨과 그의 동생 헤론은 놀란 표정으로 명후를 바라보았다. 명후를 바라보던 두 형제는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고개를 돌려 서로를 보았다.
그리고 눈빛으로 대화를 나눴다. 정확한 의미를 전달 할 수는 없었지만 분위기를 통해 충분히 대화가 가능했다.
물론 한계는 있었다. 한계가 올 때까지 대화를 나눈 두 형제는 다시 고개를 돌려 명후를 바라보았다.
“괜찮으시겠습니까?”
먼저 입을 연 것은 헤벨이었다.
“아무리 국경에 대부분의 병력이 집중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홀로 왕궁에 침입하시는 건...”
헤벨과 헤론이 놀랐던 이유, 그것은 바로 명후의 말 때문이었다. 명후는 전쟁이 일어나는 사이 홀로 데미안 왕궁을 공격 할 생각이었다.
데미안 왕국의 힘이 국경에 집중되었다고 하지만 왕궁은 왕궁이었다. 홀로 왕궁에 침입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했다.
“괜찮습니다.”
명후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위험한 건 적당히 강할 때의 이야기였다. 명후의 힘이라면 홀로 왕궁에 침입한다 해도 전혀 위험하지 않았다.
‘하긴 왕자가 그정도 힘인데.’
헤론 역시 놀라긴 했지만 명후가 위험 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왕자인 라피드 역시 홀로 가린 왕궁에 잠입 할 수 있다. 아니, 잠입이 아니라 그냥 박살을 낼 수 있다.
그런 괴물 같은 왕자의 아버지이다. 더 강할 것이고 힘이 빠진 데미안 왕궁을 충분히 요리 할 수 있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헤벨은 명후의 답에 고개를 끄덕였다.
“프라미너스 단장에게 말해주시고 가시면 안 되겠습니까?”
그리고 옆에서 묵묵히 이야기를 듣던 헤론이 입을 열었다. 현재 가린 왕국의 전쟁을 돕기 위해 힘 왕국에서 군대가 오고 있었다. 총사령관은 프라미너스.
왕인 명후가 홀로 간다면 분명 걱정 할 것이다. 만약 명후가 가고 나서 프라미너스가 도착한다면? 왜 막지 않았냐고 가린 왕국에 불똥이 튈 수 있다. 헤론은 그것이 걱정됐다.
“예, 말해두겠습니다.”
명후는 헤론의 말에 답하며 곧장 급살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급살에게 : 급살님.
-급살 : 예, 폐하!
-급살에게 : 지금 프라미너스랑 같이 오고 계시죠?
-급살 : 예, 그렇습니다! 앞으로 5시간 정도면 도착 할 것 같습니다.
-급살에게 : 저 데미안 왕국으로 떠나거든요. 말 좀 전해주세요.
-급살 : 예? 데미안 왕국은 갑자기 왜...
-급살에게 : 유저들 상대하는 것보다 NPC들 상대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서요.
전쟁에 직접 참여해도 된다. 명후의 힘이라면 전쟁도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전쟁에는 많은 유저들이 참여한다.
명후는 유저들을 상대하는 것보다 NPC를 상대하는 것이 편했다. 그래서 NPC들만 있을 데미안 왕궁을 공격하려는 것이었다.
-급살 : 아, 알겠습니다.
급살이 답했다.
“그럼 전 이만.”
명후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헤벨, 헤론과 인사를 한 뒤 집무실에서 나왔다. 집무실에서 나온 명후는 인벤토리를 열었다.
인벤토리에는 수많은 워프 스크롤들이 있었다. 명후는 얼마 전 이곳 가린 왕국의 경매장에서 구매한 데미안 왕국의 수도 데마리스의 워프 스크롤을 꺼냈다.
스아악
그리고 이내 빛과 함께 명후가 자리에서 사라졌다. 자리에서 사라진 명후가 다시 나타난 곳은 데미안 왕국의 수도 데마리스의 중앙 광장이었다.
“하, 퀘스트만 아니었어도 지금쯤 전쟁중일텐데.”
“지랄, 가자마자 뒤질 일 있냐?”
“각종 스크롤 팝니다! 한번 둘러보고 가세요!”
전쟁이 시작됐음에도 중앙 광장에는 수많은 유저들이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던 명후는 근처에서 스크롤을 판매하고 있는 유저에게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넵! 어떤 스크롤을 찾으십니까?”
“힘 스크롤 있나요?”
“네! 여기있습니다.”
“2개 살게요.”
명후는 우선 스크롤을 구매했다. 그리고 이어 스크롤을 인벤토리에 넣은 뒤 본론으로 들어갔다.
“혹시 왕궁으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 되나요?”
“아, 왕궁이요?”
“네.”
“저쪽으로 가시면 사거리가 나오는데 거기서 왼쪽으로 쭉 가시면 삼거리가 나와요. 거기부터 표지판 따라 가시면 됩니다!”
스크롤을 구매해서 그런 것일까? 스크롤을 판매하던 유저는 매우 친절하게 질문에 답을 해주었다.
“감사합니다.”
명후는 미소를 지으며 감사 인사를 한 뒤 유저의 말을 따라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뒤 사거리를 지나 삼거리에 도착 한 명후는 표지판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유저의 말대로 표지판에는 왕궁이 표시되어 있었다. 그때부터 명후는 표지판을 따라 움직였다.
‘저기구나!’
표지판을 따라 움직이던 명후는 걸음을 멈췄다. 걸음을 멈춘 명후의 전방에는 거대한 성벽과 성문이 자리 잡고 있었다. 왕궁이 분명했다.
‘성문으로 들어갈까?’
명후는 성문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아니면 으슥한 곳에서 성벽을 부술까.’
선택지는 두 가지였다. 당당히 성문으로 입장하는 것과 인적이 없는 으슥한 곳에서 성벽을 부수고 들어가는 것.
‘그래, 당당히 들어가자.’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명후는 당당히 입장하기로 결정을 내리고 다시 성문을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표식.”
[표식을 남깁니다.]
성문으로 걸음을 옮기며 명후는 표식을 시전했다. 명후는 신성 제국 때처럼 표식을 날려 성문을 파괴 할 생각이었다.
휙!
적당한 거리에 도착 한 명후는 표식을 살짝 띄었다. 그리고 표식이 적당한 높이에 도달했을 때 지팡이를 휘둘렀다. 표식에 지팡이가 작렬했고 표식은 엄청난 속도로 성문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쾅!
이내 성문에 표식이 작렬하며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폭발에 의해 굳게 닫혀있던 성문은 조각조각 파괴되었다.
[공헌도가 5만 상승하였습니다.]
[데미안 왕국의 기사 리드아를 처치하셨습니다.]
[명성 3만이 상승합니다.]
[현재 누적 명성 등급 : D]
[공헌도가 2만 상승하였습니다.]
그리고 메시지가 나타났다.
‘음?’
메시지를 본 명후는 의아해 하며 퀘스트 창을 열었다. 메시지에 나온 것처럼 공헌도가 상승해 있었다.
‘에칼림 연합이라 그런가?’
아무래도 공헌도가 오른 것은 데미안 왕국이 에칼림 연합에 들어갔기 때문인 것 같았다.
‘왕을 잡으면 얼마나 주려나.’
명후는 퀘스트 창을 닫았다. 데미안 왕국의 왕을 잡을 경우 공헌도가 얼마나 오를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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