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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1

제181화

179.

“예! 알겠습니다!”

“이미 무기 잘 닦아놨어요!”

“오랜만에 손맛을! 흐흐.”

패인의 외침에 의형제들이 기다렸다는 듯 답했다.

의형제들의 답을 들은 패인은 방으로 들어가 애병인 도끼 2자루를 들고나와 앞장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패인의 뒤를 의형제들이 따르기 시작했다.

* * *

[레벨 업!]

독개구리의 발바닥 3개

“또 올랐다.”

“뭐, 또?”

수혁의 말에 연중이 놀란 목소리로 반문했다.

4분 전 레벨 업을 했었던 수혁이 또 레벨 업을 했기 때문이었다.

수혁은 연중의 반문에 말없이 미소를 지으며 생각했다.

‘매혹의 숲에 도착하면 또 속성 개방할 수 있겠는데?’

현재 수혁의 레벨은 323.

집중적으로 사냥을 한 게 아니다.

그저 쭉 가로질러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번 이상의 레벨 업을 했다.

아무리 오는 길에 몬스터가 많았다고 하지만 빨라도 너무 빨랐다.

이런 속도라면 매혹의 숲에 도착할 때에는 400을 달성해 새로운 속성을 개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수혁이 생각을 하고 있던 사이 근처에 있는 모든 몬스터들을 정리한 어둠의 자식들이 돌아왔다.

‘진즉 어둠으로 개방할걸.’

어둠의 자식은 마음에 정말 쏙 드는 스킬이었다.

첫 속성을 불이 아닌 어둠으로 개방했어야 됐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저기 봐봐.”

“……?”

어둠의 자식을 보고 있던 수혁은 연중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연중이 가리키고 있는 곳에는 다른 나무들보다 배는 거대하며 붉디붉은 나무가 자리 잡고 있었다.

“저게 내가 말한 그 나무야.”

“그럼 앞으로 20분만 더 가면 호수에 도착하는 거야?”

“응. 지금 속도면 10분?”

예전에는 몬스터들 때문에 조심스레 걸음을 옮겨 20분이 걸렸다.

그러나 지금은 조심할 필요가 없었다.

전처럼 20분이나 걸리지는 않을 것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스윽 스윽

몬스터가 나타났는지 수혁의 앞과 뒤를 호위하며 졸졸 움직이던 어둠의 자식들이 뒤쪽 수풀로 사라졌다.

뒤쪽은 오면서 이미 정리를 했다.

그런데 또 뒤쪽에 가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몬스터들이 리젠 된 것 같았다.

크라누스의 증표

하지만 이내 나타난 드랍 창에 수혁은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어둠의 자식들이 수풀로 간 것이 몬스터가 리젠 되었기 때문이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왜 그래?”

수혁이 걸음을 멈추자 연중이 따라 걸음을 멈추며 물었다.

크라누스의 증표 2개

그사이 드랍 창이 갱신되었고 수혁은 갱신된 드랍 창을 보며 말했다.

“크라누스 증표 떴다.”

“……드랍으로?”

“응. 아무래도 크라누스 애들이 근처에 있는 것 같은데?”

1개도 아니고 2개가 드랍 됐다.

거기다 어둠의 자식들은 아직도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크라누스의 증표 3개

대화를 나누는 중 드랍 창이 또 갱신됐다.

“미리 정리하고 가는 게 나을 것 같은데 네 생각은 어때?”

“음…….”

연중은 수혁의 물음에 침음을 내뱉으며 생각했다.

‘천사의 호수 특성상 정리하고 가는 게 낫겠지?’

천사의 호수에서는 주기적으로 자연재해가 일어난다.

자연재해에 집중해야 하는데 꼬리를 달고 갈 이유가 없었다.

더구나 그 꼬리가 살인마들이 모인 집단 크라누스라면 더더욱.

“나도 정리하고 가는 게 나을 것 같아.”

생각을 마친 연중이 답했다.

“오케이, 그럼 올 때까지 기다리자.”

수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 수풀을 주시했다.

크라누스의 증표 4개

크라누스의 증표 5개

[레벨 업!]]

크라누스의 증표 6개

어둠의 자식들은 꾸준히 크라누스의 살인마들을 죽였다.

“지금 어떻게 되고 있어?”

상황을 모르는 연중은 수풀을 주시하며 물었다.

“여섯 잡았어.”

크라누스의 증표 7개

“이제 일곱.”

수혁은 연중에게 답을 해주며 퀘스트 창을 열었다.

아래 조건을 충족하라! 그러면 살인마의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살인 : 84 / 100]

퀘스트 보상 : 지혜 스텟 강화

특수 퀘스트 ‘살인마의 지혜’의 조건이 쭉쭉 상승하고 있었다.

‘몇 명이나 왔을까.’

과연 크라누스의 살인마들은 몇이나 이곳에 왔을까?

‘완료할 수 있을 만큼 왔으려나?’

지혜를 강화할 수 있을지 없을지를 기대하며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았다.

크라누스의 증표 8개

크라누스의 증표 9개

그리고 계속해서 갱신되는 드랍 창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스륵

바로 그때였다.

저벅저벅

수풀을 헤치고 한 사내가 나타났다.

우락부락한 근육을 가지고 있는 사내였다.

“너희들이구나!”

사내는 히죽 미소를 지으며 들고 있던 도끼를 던졌다.

바람을 가르며 도끼가 날아왔다.

스윽

연중은 재빨리 방패를 들고 수혁의 앞을 막았다.

쾅!

그리고 이내 도끼가 방패에 작렬하며 굉음을 터트렸다.

막기는 했지만 굉음에서 알 수 있듯 도끼에는 거력이 담겨 있었다.

“방패로 막았는데 7천 닳았어.”

거력에 두 걸음 물러선 연중이 침을 꼴깍 삼키며 말했다.

“힐.”

연중의 말에 수혁은 우선 힐을 시전했다.

“나 패인의 형제를 죽이고 어딜 가셔?”

근육 사내의 정체는 바로 패인이었다.

말을 마친 패인은 흥분 가득한 표정으로 수혁과 연중을 보며 입맛을 다셨다.

“……!”

방패를 든 채 패인을 주시하고 있던 연중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패인이면 제국에서 쫓고 있다는 그 NPC 아냐?”

수혁이 연중에게 물었다.

“응.”

연중은 고개를 끄덕였다.

스륵 스륵 스륵

그사이 수풀을 헤치며 크라누스의 살인마들이 차근차근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8명…….’

패인을 포함해 8명이었다.

‘이게 끝인가?’

더 이상 나타나는 이는 없었다.

수혁은 드랍 창을 보았다.

크라누스의 증표 13개

‘13명 죽인 거니까. 여기 8명을 죽인다고 해도…….’

수혁은 계산을 해보았다.

‘2명이 부족하네.’

다 죽인다고 하더라도 98명이었다.

살인마의 지혜를 완료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에이…….’

수혁은 아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너희가 다야?”

“왜? 우리가 전부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큭큭큭.”

패인이 수혁의 말에 답했고 크라누스의 살인마들이 낄낄 웃었다.

스윽 스윽

그사이 수풀을 헤치며 추가로 둘이 더 나타났다.

“……!”

수혁은 새로 나타난 둘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다 잡으면 완료다!’

두 명이 더 나타나길 바랐는데 그 바람이 현실로 나타났다.

“연중아, 내가 다 잡을게. 나 퀘스트 완료할 수 있을 것 같다.”

수혁은 연중에게 조용히 말했다.

“알았어, 방어만 해줄게.”

연중과 대화를 나누는 사이 수풀에서 어둠의 자식들이 나타났다.

어둠의 자식들이 돌아왔다는 것은 이들이 끝이라는 것을 의미했다.

이들만 잡으면 된다.

픽! 픽!

이내 살인마들 근처에 도착한 어둠의 자식들이 가시를 뿜어냈다.

수혁과 연중에게 신경을 쏟고 있는 살인마들은 가시에 아무런 방비도 하지 못했고 그대로 심장을 관통당했다.

“……!”

가시에 관통당한 두 살인마는 약속이라도 한 듯 두 눈을 크게 떴다.

털썩 털썩

크라누스의 증표 14개

크라누스의 증표 15개

그리고 가시가 사라지자 차례대로 쓰러졌다.

“응?”

“저건 뭐야?”

그들이 쓰러지며 소리가 났고 다른 살인마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리고 어둠의 자식들을 발견한 살인마들이 흠칫하며 경계했다.

그러나 어둠의 자식들은 살인마들이 경계를 하든 말든 상관 않고 그들에게 다가갔다.

“형님?”

“저기 이상한 게 있는데요?”

패인을 제외한 살인마들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마법이겠지. 그거 써서 부숴버려!!”

패인은 답을 한 뒤 곧장 연중과 수혁에게 달려가기 시작했다.

“포이즌 스톰.”

그러나 수혁의 행동이 더욱 빨랐다.

수가 더 있다면 기다렸겠지만 수가 더 있는 것도 아니다.

한 방에 끝낼 생각으로 수혁은 포이즌 스톰을 시전했다.

스악!

수혁과 연중에게 달려가던 패인은 물론 어둠의 자식들을 향해 무언가를 던지려 했던 살인마들은 그대로 포이즌 스톰에 휩싸였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레벨 업!]

크라누스의 증표 23개

도살자 패인의 머리

도살자 패인의 도끼

레벨 업 메시지와 함께 드랍 창이 갱신됐다.

‘머리?’

드랍 창을 본 수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몬스터의 머리도 아니고 인간의 머리였다.

찝찝하게 머리가 왜 드랍 된 것일까?

‘퀘스트구나.’

어디에 쓰이는 아이템인지 궁금해진 수혁은 습득 후 정보를 확인했고 퀘스트와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현상금 사무소 한 번 들러야겠네.’

증표도 그렇고 머리도 그렇고 퀘스트를 받을 수 있는 곳은 페이드 제국의 현상금 사무소였다.

수혁은 이번 여정을 마치고 현상금 사무소에 들러 퀘스트를 받기로 결정을 내렸다.

“……혹시 끝났어?”

아이템 정보를 보며 생각을 하던 수혁은 연중의 물음에 인벤토리를 닫으며 답했다.

“응, 끝났어.”

“…….”

연중은 수혁의 답에 말없이 포이즌 스톰을 보며 생각했다.

‘진짜 마법사 키울까…….’

랭커가 되었다.

다시 키우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는 것을 연중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수혁이 행하는 일들을 보면 진지하게 고민이 됐다.

그 정도로 수혁의 강함은 특별했다.

연중의 생각을 알 리 없는 수혁은 그저 흐뭇한 표정으로 퀘스트 창을 열었다.

아래 조건을 충족하라! 그러면 살인마의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살인 : 100 / 100]

퀘스트 보상 : 지혜 스텟 강화

그리고 조건을 달성한 ‘살인마의 지혜’를 바라보다가 이내 확인을 눌렀다.

[특수 퀘스트 ‘살인마의 지혜’를 완료하셨습니다.]

[스텟 ‘지혜’가 추가 효과를 얻습니다.]

[지혜에 따라 마법 관통력이 증가합니다.]

‘또?’

드래곤의 지혜와 마찬가지로 살인마의 지혜 역시 마법 관통력을 강화시켜 주었다.

‘마법 방어력이고 뭐고 그냥 다 때려 부수는 거 아니야?’

벌써 두 번이나 강화되었다.

구체적인 수치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지혜를 생각해보면 마법 관통력이 어마어마하게 올랐을 것이고, 대상의 마법 방어력이 몇이든 다 뚫어버릴 것 같았다.

“완료했냐?”

포이즌 스톰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던 연중이 생각을 끝내고 물었다.

“응, 마법 관통력 올랐어.”

“또?”

“어, 가자.”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으며 앞장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 뒤를 연중과 어둠의 자식들이 따랐다.

얼마 뒤.

[천사의 호수에 입장하셨습니다.]

수혁과 연중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환경 때문에 천상의 호수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천사의 호수에 도착할 수 있었다.

“와…….”

시야에 들어오는 광경에 수혁은 감탄을 내뱉었다.

어째서 천상의 호수라 불리는 것인지 알 것 같았다.

바다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끝이 안 보이는 거대한 호수.

그리고 맑디맑은 호숫물.

선선한 바람.

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상쾌한 느낌이 들었다.

눅눅한 습지대에서 느껴지던 찝찝함이 단번에 사라졌다.

‘이런 곳이 그렇게 변한다니…….’

상쾌한 느낌에 미소를 짓고 있던 수혁은 연중이 해주었던 말을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