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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8

제 358화

356.

스악!

시전과 동시에 헬 파이어가 모습을 드러냈다.

빛을 뿜어내려던 사라의 표정에 당황이 가득 나타났다.

당황한 것은 사라뿐만이 아니었다.

양옆에 있던 보라색 피부의 인영도 붉은 머리카락의 인영도 당황했다.

‘아깝다.’

수혁은 이어진 상황에 아쉬움을 표했다.

“꺄아아악!”

공격을 하려 했던 사라의 경우 헬 파이어를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수혁을 주시하고 있던 양옆 두 인영은 재빨리 사라에게서 멀어졌다.

‘어차피 하나 잡을 생각이었으니까.’

애초에 헬 파이어로 잡으려 했던 것은 다섯 중 하나였다.

둘을 놓쳤다고 아쉬움에 젖어 있을 필요는 없다.

거기다가.

[헬 파이어의 쿨타임이 초기화되었습니다.]

쿨타임이 초기화됐다.

한 명을 더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수혁은 우선 헬 파이어를 아꼈다.

혹시나 사라가 죽지 않을 수도 있었고 방금 전 헬 파이어를 피한 두 인영의 속도를 감안하면 또 피할 것이 분명했다.

수혁은 사라와 나머지 흑월대원들을 주시했다.

사라는 더 이상 비명을 내지르지 않았다.

‘밀어내? 설마.’

빛을 뿜어내 헬 파이어를 밀어내고 있었다.

그러나 헬 파이어는 끝없이 타오르는 불.

빛을 태우며 사라를 향해 다시 다가가고 있었다.

‘투기처럼 확 밀어내지는 못하네.’

발록들의 경우 투기로 헬 파이어를 파훼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사라는 헬 파이어를 없애지 못하고 있었다.

없애기는커녕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가까워졌다.

그리고 흑월대원들은 사라를 보며 당황해 하고 있을 뿐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했다.

바로 그때.

“큐니르!”

다른 이들과 달리 별다른 특징이 없는 갈색 눈동자의 사내가 외쳤다.

사내의 외침에 붉은 머리카락의 사내가 움직였다.

‘쟤가 큐니르구나.’

수혁은 붉은 머리카락의 사내가 피의 큐니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쩐지.’

머리카락이 붉은 이유가 있었다.

큐니르의 몸에서 핏빛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핏빛 연기는 곧장 수혁에게 날아갔다.

수혁은 자신에게 날아오는 핏빛 연기를 보며 순간 고민했다.

어떻게 막아야 할까?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성스러운 보호막.”

일단 수혁은 보호막을 시전했다.

“윈드.”

핏빛이라는 것이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연기는 연기.

바람에 크게 휘둘리지 않을까 싶었다.

스아악!

수혁의 예상은 정확했다.

강한 바람이 불었다.

그와 동시에 수혁을 향해 빠르게 이동하던 핏빛 연기의 속도가 현저히 느려졌다.

그리고 이내 핏빛 연기는 왔던 길을 돌아 다시 큐니르에게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물론 그뿐이었다.

큐니르에게 돌아간 핏빛 연기는 아무런 효과도 보이지 않았다.

하기야 애초에 큐니르에게서 나온 것인데 큐니르에게 해를 입힐 리 없었다.

수혁은 다시 사라를 보았다.

‘뭘 하는 거지?’

그리고 미간을 살짝 좁혔다.

토벽.

사라의 몸을 토벽이 감싸고 있었다.

그리고 토벽에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설마 헬 파이어를?’

수증기를 보니 느낌이 좋지 않았다.

마치 헬 파이어의 열기를 뽑아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파이어 스피어.”

수혁은 토벽을 파괴하기 위해 파이어 스피어를 시전했다.

스아악!

파이어 스피어가 등장했고 토벽을 향해 날아갔다.

“코놀!”

그리고 갈색 눈동자 사내의 외침에 거대한 체구를 가지고 있던 사내 코놀이 파이어 스피어의 앞을 막아섰다.

쾅!

파이어 스피어는 결국 코놀에 의해 토벽에 도착하지 못했다.

“왁! 이거 장난 아닌데요? 몇 번 못 막아요.”

코놀이 외쳤다.

“윈드 커터, 파이어 볼, 매직 미사일.”

수혁은 그사이 연달아 마법을 시전했다.

“좀 도와줘요!”

코놀은 수혁의 마법을 보며 외쳤다.

그러자 코놀의 앞에 토벽이 나타났다.

사라의 몸을 감싼 토벽과 똑같은 토벽이었다.

토벽에 연달아 마법이 적중했다.

“……!”

그리고 수혁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파괴가 안 돼?’

방어력이 얼마나 높은 것인지 마법이 3개나 적중했음에도 불구하고 토벽은 파괴되지 않았다.

물론 금이 쩍쩍 가긴 했지만.

‘방어에 특화된 NPC인가?’

토벽을 만든 것은 대지의 푸토가 분명했다.

아무래도 푸토는 방어에 특화된 NPC인 것 같았다.

바로 그때였다.

[빛의 사라가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레벨 업!]

메시지가 나타났다.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토벽으로 사라를 살리려 했던 것 같지만 역시 헬 파이어는 강력했다.

‘이러면…….’

빛이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던 사라가 죽었다.

사라가 죽었다는 것은 이제 빛 마법을 사용해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리고 그 말은 파멸의 빛을 사용해도 된다는 뜻이었고.

“파멸의 빛.”

[파멸의 빛의 쿨타임이 초기화되었습니다.]

수혁은 바로 파멸의 빛을 시전했다.

머리 위에 빛의 구체가 나타났다.

스아악!

그리고 사방으로 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쩌저적!

금이 쩍쩍 갔던 토벽은 파멸의 빛에 그대로 무너져 사라졌다.

그리고 수혁은 미간을 좁혔다.

‘토벽?’

토벽 뒤에는 흑월대원들이 아니라 또 다른 토벽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사이에 벽을 또 세운 게 분명했다.

‘설마 아니겠지.’

혹시나 토벽 뒤에 또 토벽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쩌저적!

그리고 수혁의 예상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귀찮게 됐네.’

토벽이 무너졌고 또 다른 토벽이 모습을 보였다.

‘이거 이러고 도망치는 거 아냐?’

느낌이 좋지 않았다.

토벽이 무너지면 또 다른 토벽이 모습을 보였다.

흑월대원들이 있었던 자리에도 토벽이 있었다.

토벽을 세우고 도망을 친 게 아닐까 싶었다.

‘이번에 싹 잡는 게 마음 편한데.’

완전히 도망을 가는 것이라면 모를까 잠깐 후퇴하는 것이라면?

책과 서류들을 읽을 때 방해를 받을 수 있다.

수혁은 그런 상황을 원치 않았다.

생각을 마친 수혁은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파멸의 빛.”

그러자 수혁의 머리 위로 빛의 구체 하나가 더 나타나 빛을 뿜어냈다.

파멸의 빛이 2개가 되었기 때문일까?

토벽이 무너지는 속도는 더욱 빨라졌고 이내 수혁은 6구역으로 물러나고 있는 흑월대원들을 볼 수 있었다.

예상대로 흑월대원들은 도망을 치고 있었다.

그 속도는 엄청나게 빨랐지만 빛만큼 빠르지는 않았다.

파멸의 빛이 이내 흑월대원들에게 도달했고.

흑월대원들의 이동 속도가 현저히 느려졌다.

[피의 큐니르가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레벨 업!]

.

[대지의 푸토가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레벨 업!]

이내 메시지가 주르륵 등장했다.

‘다행이야.’

만약 파멸의 빛이 초기화되지 않았다면 도주를 허용했을 것이었다.

‘확률을 빨리 올려야겠어.’

수혁은 지혜를 높여 쿨타임 초기화 확률을 올리기로 다짐하고 드랍 창을 확인했다.

흑월대의 증표 17

흑월대의 증표 15

흑월대의 증표 19

흑월대의 증표 25

흑월대의 증표 35

드랍된 아이템은 다섯 개였다.

‘하프 블러드 소속이 아니구나.’

수혁은 드랍 창을 보고 흑월대가 하프 블러드의 특수 부대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만약 하프 블러드의 특수 부대였다면 하프 블러드 증표가 드랍됐을 것이다.

확인을 눌러 아이템을 습득한 수혁은 우선 퀘스트 창을 열었다.

퀘스트 ‘흑월대’의 완료 버튼이 활성화되어 있었다.

수혁은 확인을 눌러 퀘스트를 완료했다.

[퀘스트 ‘흑월대’를 완료하셨습니다.]

[보상을 획득합니다.]

[마의 조각을 획득합니다.]

퀘스트를 완료한 수혁은 바로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우선 마의 조각을 확인했다.

[교환불가]

마의 조각이다.

“……?”

정보를 확인했음에도 수혁의 의아함은 해결되지 않았다.

해결은커녕 더욱 커졌다.

‘이게 뭔…….’

아무런 설명도 없었다.

‘잡템은 아닌 것 같은데.’

흑월대원들은 여태까지 만난 이들 중 손에 꼽을 정도로 강했다.

거기다 전설 등급이었다.

잡다한 아이템일 것 같지는 않았다.

어딘가에 중히 쓰일 아이템이 분명했다.

수혁은 인벤토리에서 마의 조각을 꺼냈다.

스아아…….

마의 조각은 10cm 크기의 정사각형에 검은색 빛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숫자가 뭘 의미하려나.’

한동안 마의 조각을 보던 수혁은 마의 조각을 다시 인벤토리에 넣고 이어 흑월대의 증표를 확인했다.

흑월대 서열 15위 푸토의 증표다.

증표 역시 별다른 정보가 없었다.

뒤에 붙은 숫자는 서열이었다.

수혁은 인벤토리를 닫았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며 생각했다.

‘다 끝난 거겠지?’

퀘스트도 완료했다.

이제 독서를 방해할 이는 없다.

수혁은 한없이 편한 표정으로 8구역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 * *

“혹시나 했는데…….”

말끝을 흐린 장경우는 피식 웃었다.

역시는 역시였다.

“하나가 죽어버리니 그냥 뚫려버리네.”

다섯 중 하나가 죽었다.

문제는 죽은 이가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는 사라라는 점이었다.

사라가 죽자마자 수혁은 파멸의 빛을 시전했다.

당연히 사라가 없으니 파멸의 빛을 흡수할 수 없었고 도망을 치자니 파멸의 빛이 너무나 빨랐다.

결국 파멸의 빛에 의해 흑월대원들은 전부 사망했다.

“근데 왜 8구역에 가는 거지?”

장경우는 8구역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했다.

“아아, 아직 읽지를 않았군.”

8구역에도 읽을거리들이 있었다.

수혁이 8구역으로 가는 것은 책과 서류들을 읽기 위해서가 확실했다.

그게 아니고서야 이미 탐색도 끝내도 보상도 얻은 수혁이 8구역으로 갈 이유가 없었다.

장경우는 키보드를 두들겼다.

그러자 모니터에 수많은 정보들이 나타났다.

8구역과 1구역에 있는 책, 서류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이었다.

장경우는 수혁이 어떤 정보들을 얻게 될지 대충 훑어볼 생각이었다.

“흐음.”

마우스 휠을 내리며 수혁이 얻게 될 정보들을 훑던 장경우는 침음을 내뱉었다.

“이게 있구나.”

암당에 대한 정보가 있었다.

수혁이 바보가 아닌 이상 하프 블러드와 암당이 관련 있다는 것을 알 게 될 것이다.

* * *

.

[지혜가 1 상승합니다.]

“…….”

서류를 내려놓은 수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클레인의 방에 있는 책과 서류들을 전부 읽었다.

그리고 수혁은 하프 블러드에서 본인을 노린 이유를 알게 되었다.

‘이번에도 암당이야?’

바로 암당이었다.

암당에서 하프 블러드에 의뢰를 한 것이다.

‘도대체 뭐 하는 곳이지?’

수혁은 비밀스러운 느낌을 팍팍 풍기는 암당이 어떤 곳인지 궁금해졌다.

하지만 궁금해졌다고 궁금증을 바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기에 수혁은 자리에서 일어나 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다른 방들에 들어가 책과 서류를 읽기 시작했다.

혹시나 암당에 대한 정보가 있을 수 있다.

‘거기만 있던 건가?’

하지만 다른 방에 있는 책과 서류에는 암당이란 단어 자체가 보이지 않았다.

‘그럼 그만큼 중요한 곳이라는 건데…….’

바로 그때였다.

연중 : 수혁아.

암당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던 그때 연중에게 귓속말이 왔다.

수혁 : 응.

연중 : 특이한 거 하나 찾았다.

수혁은 바로 답을 보냈고 연중에게서도 곧장 답이 도착했다.

수혁 : 특이한 거?

연중 : 어, 네가 좋아할 만한 거야.

수혁의 표정에 호기심이 나타났다.

도대체 무엇을 찾았기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일까?

수혁 : 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