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ve

28.00.

윤재의 개인 포인트 순위에는 변동이 없었다.

부동의 1위.

그것도 더욱 큰 격차로, 더 이상 좁힐 수 없을 만큼 높이 올라섰다.

2위는 정규였다.

김두형이 죽고, 정유라를 비롯한 몇몇 해당자의 개인 포인트를 빼앗은 정규는 윤재와 격차가 크긴 했지만 3위와도 큰 격차를 벌였다.

그밖에 거의 모든 이들의 순위가 올라갔다.

갑작스러운 순위 변동에 의문을 표하는 사람은 없었다. 도망친 중년인과 그 무리로부터 김두형과 박승수 무리가 어떤 만행을 저지르고 다녔는지 소문이 퍼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윤재와 정규가 그들 모두를 죽이고 개인 포인트를 빼앗았다는 것이 알려졌다.

“진짜 어마어마하네.”

“그럼 진짜 두 명이서 아홉 명을 죽였다는 소리야?”

“그것도 전부 개인 포인트 순위 10위 안쪽에 있던 녀석들이었는데…….”

내심 윤재와 정규가 단둘이서 다니는 것을 보고 그들을 우습게 여기던 해당자들도 있었다.

아무리 강하다 해도 쪽수엔 장사가 없으리라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일로 모두의 머릿속에서 그런 생각은 깨끗하게 지워졌다.

오히려 두려움이 생겨났다.

물론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는 이들도 많았다.

바로 팀 포인트 경쟁 때문이었다.

“아직도 뒤처지고 있어?”

“차이가 크지 않으니까. 저놈들도 똥줄이 탄 거겠지.”

“이러다 역전하지 못하는 거 아니야?”

“젠장, 이러다가는…….”

적 팀의 팀 포인트는 124,300p

반면 아군의 팀 포인트는 98,550p였다.

절대 작은 차이가 아니었다.

이제 튜토리얼의 3일 차가 끝나고 4일 차에 접어들었다.

더군다나 김두형과 박승수 무리로 인해 아군의 해당자들은 수가 줄어든 상태였다.

머릿수가 부족한 만큼 앞으로의 경쟁은 더욱 불리하게 적용될 터.

점점 가망이 없어지고 있었다.

“아니, 이길 겁니다.”

모두가 부정적인 목소리를 낼 때 한 명이 반대 목소리를 꺼냈다.

게다가 익숙한 목소리였다. 모두의 시선이 자연스레 목소리를 꺼낸 윤재에게로 향했다.

“이 정도 차이는 금방 좁힙니다. 생각보다 차이도 얼마 안 나는 것 같은데, 저만 그렇게 보입니까?”

“얼마 안 난다고?”

“이게……?”

아군과 적 팀의 팀 포인트 차이는 근 26,000p에 달했다.

첫날과 비교해도 크게 차이가 좁혀졌다 볼 수는 없었다. 더군다나 앞으로의 여건은 지금보다 더 좋지 못했다.

“뭔가 방법이라도 있어서 그런 말을 하는 거예요?”

한 여인의 물음에 윤재는 고개를 끄덕이며 흰색 문을 바라봤다.

“여러분은 지금처럼만 하시면 됩니다.”

“네?”

“방법은 제가 만듭니다.”

그렇게 말하며 윤재는 옆에 있는 정규의 머리를 한 손으로 끌어당겼다.

“여기 있는 녀석도 같이요.”

“네?”

당황한 정규가 의아한 듯 물었다.

윤재는 자세한 대답은 하지 않고 여전히 씩 웃어 보일 뿐이었다.

* * *

“우리 둘이서 잘해 보자는 게 이런 뜻이었어요?”

정규는 자신의 발아래 쓰러져 있는 괴물들을 보며 물었다.

검은색 뼈로 이루어져 있는 기다란 뱀들. 놈들은 개인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검은색 문이 아닌 팀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흰색 문 안에서 볼 수 있는 괴물들이었다.

다른 때와는 달리 윤재와 정규는 하루 종일 흰색 문 안에 들어와 있었다.

팀 포인트를 획득하기 위해서 말이다.

“진짜 하루 종일 여기서 사냥하려고요?”

“안 그러면 지니까.”

“어휴…….”

정규는 앓는 소리와 함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돌아가자는 불평은 하지 않았다.

누군가 죽고 사는 문제에 불평할 만큼 정규의 성격은 모질지 못했다.

“진짜 형은 종잡을 수가 없다니까요.”

“내가 왜?”

“이기적인 것처럼 말하면서 하는 행동은 또 그렇지도 않고.”

“내가?”

윤재는 무슨 웃기는 소리냐는 듯 대꾸했다.

“아닐걸.”

윤재는 그렇게 말하며 곧장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방금 한 무리 괴물을 사냥했는데도 곧장 움직이는 윤재를 보며 정규가 울상을 지었다.

“바로 움직여요?”

“그럼 쉬게?”

“지금 우리 1시간 넘게 움직인 것 같은데…….”

“1시간밖에 안 됐네.”

“조금 쉬어야 능률이 오르죠.”

“힘드냐?”

“그건 아닌데…….”

“그럼 움직이자. 나중에 근소한 차이로 지면 그때 가서 후회하게 될지도 모르잖아?”

윤재의 말에 정규는 결국 그 뒤를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