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ovel’s Villain

< 43. Welcome! Is this your first time as a monarch? (2) >

천마지존 단우천의 얼굴이 분노로 물들었다.

그 누구도 자신을 이렇게 무시한 적이 없었다.

태어날 때부터 천하의 주인이었고, 천마신공을 대성하여 신을 넘어서는 무력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런 자신을 마치 어린애처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저자는 그럴만한 자격이 있었다.

‘천마신공조차…’

지금에 이르러 겨우 깨달은 천마신공조차 한 번 바라보는 것만으로 익혔다. 아니, 익히는 것을 넘어서 더욱 발전시켰다.

도대체 저 사내는 어떤 존재란 말인가?

주화입마가 올 것 같았다.

천마지존은 모욕적인 말을 들었음에도 쉽사리 덤비지 못하고 있었다.

반면, 진우는 여유로웠다.

원작에서 천마지존은 압도적인 존재감을 내뿜었다. 주인공도 몇 번이고 죽을 뻔한 데다가, 그의 손짓 한 번에 수많은 목숨이 사라졌다. 주인공이 천마지존 단우천이 아니냐 하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런 무협 세계 최강의 존재였지만 진우에게는 턱없이 약해 보였다.

‘적당히 쓸만하겠군.’

어디 가서 맞고 다니지 않을 수준에 불과했다.

그의 휘하에 있는 군주 중 최약체였다. 아마 마법소녀로 변한 군주들보다도 약할 것이다. 그래도 인간의 힘으로 군주에 올랐으니 알맞게 써먹기로 정했다.

휘이이!

단우천이 모든 내력을 끌어올리며 신중하게 자세를 잡았다. 전력을 다하기 위함이었다.

단우천이 내뿜는 마기는 대단했다. 다만, 허영처럼 처음부터 군주였던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마기의 질은 조금 떨어졌다.

검은색이 아닌 짙은 회색이었다.

휘익!

단우천의 신형이 흐릿해지더니 진우의 앞에 도달했다. 순간이동으로 보일 만큼 빨랐다.

단우천의 주먹이 마치 해일처럼 휘몰아쳤다. 한 번 휘두를 때마다 땅이 파였고, 벽들이 터져나갔다.

‘음…’

진우는 그런 공세를 피하거나 막으면서 잠시 생각에 빠졌다. 지금까지 군주를 상대하면서 단 한 번도 전력을 다한 적이 없었다. 부하들을 이용하거나 함정에 빠뜨려 처리했다.

단우천의 전력을 다한 공세에도 지치기는커녕 그냥 숨을 쉬는 것처럼 여유로울 뿐이었다.

“흐읍!”

단우천이 뒤로 물러나더니 마기를 압축시켰다.

천마대강탄이라 불리는 천마신공의 기술이었다. 단우천이 손을 뻗자 진우에게 거대한 공 모양의 강탄이 뻗어왔다.

‘꽤 멋진데?’

진우는 살짝 감탄했다.

소년 만화의 기술을 보는 것 같아 제법 신기했기 때문이다. 진우는 강탄이 다가오자 귀찮은 파리라도 쳐내는 것처럼 손등으로 강탄을 쳐냈다.

콰앙!

강탄이 천마동의 벽에 부딪히더니 천마동의 일부가 완벽하게 소멸되었다. 단우천은 눈을 부릅뜨면서 진우를 바라보았다. 혼신의 힘을 담은 천마대강탄은 진우의 옷깃조차 스칠 수 없었다.

천마신공은 단우천보다 진우가 더 잘 알고 있었다. 파훼법 따위는 눈 감고도 펼칠 수 있었다.

“으아!”

단우천은 이를 악물고 달려들었다. 알고 있는 모든 초식과 기술을 마구잡이로 퍼부었다. 도도하고 거만한 모습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저 미친 듯이 날뛰는 패배자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단우천의 공격은 진우의 옷깃조차 스칠 수 없었다.

“하아, 하아…”

단우천의 공격이 멈추었다. 내력이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단우천은 머리가 산발이 되었고 옷이 여기저기 터져 있었다.

땀범벅이었다.

“어째서…”

“음?”

단우천이 거친 숨을 몰아쉬다가 입을 열었다.

다른 곳을 보고 있던 진우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절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어째서 한 번도 공격하지 않는 것이오?”

“멀쩡히 데려가려고. 써먹기 전에 망가지면 곤란하잖아.”

그냥 막무가내로 패는 것도 좋았지만, M룡회 사건이 재연될까 걱정이 되었다. 진우는 단우천을 가급적이면 정상적인 상태에서 데려가고 싶었다. 진우의 손을 거쳐 간 군주 중에서 본래 모습을 한 이는 아르카나 뿐이었다.

단우천은 진우의 말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나 단우천! 천마지존으로서 그 누구에도 굴복하지 않을 것이오!”

“음, 그래. 그게 무림이지.”

무인으로 죽겠다.

단우천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힘 좀 써볼까?’

전력까지는 아니더라도 공격다운 공격을 해보고 싶었다. 대군주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했다. 아직 제대로 시험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확히 알아야 나중에 힘을 쓸 일이 생기면 힘 조절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진우는 마교로 와 처음으로 주먹을 쥐었다.

모처럼 진지한 표정이 되었다. 부드러운 분위기가 순식간에 사라졌고 위압감이 주변을 내리눌렀다. 대군주의 위압감은 허약한 군주가 감당할 만한 것이 아니었다. 단우천이 뒤로 주춤거리며 물러났다.

잠들어 있던 진우의 마력이 일어났다. 지금까지 이렇게 많이 끌어올린 적은 거의 없었다. 천마동, 아니, 십만대산 전체가 흔들렸다.

단우천은 사고가 정지되었다. 천마신공을 대성하게 되면 또 다른 하늘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저자는 그 경지에 있는 자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틀렸다.

그는 또 다른 하늘이 아니라, 우주 그 자체였다.

털썩!

다리에 힘이 풀린 단우천이 주저앉는 순간이었다. 막대한 마력을 담은 진우의 주먹이 앞으로 뻗어 나갔다.

빛이 번쩍였다.

처음에는 소리조차 없었다. 그저 황금빛이 천지를 삼켜버리며 화려하게 빛날 뿐이었다. 천마동을 집어삼키고 마교를 지나 십만대산을 휩쓸었다. 단우천이 넋을 잃고 볼만큼 아름다웠다.

그러나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황금빛 속에서 검은 기운이 일렁이더니 빛이 폭발했다.

콰가가가가!

충격파가 휘몰아쳤다. 하늘 위에 가득했던 먹구름이 순식간에 지워지며 푸른 하늘이 드러났다.

“크윽!”

주저앉아 있던 천마가 충격파에 휩쓸리며 튕겨 나갔다. 천마동은 사라진 지 오래였고, 마교가 있던 거대한 부지는 십만대산의 일부와 함께 깔끔하게 소멸되었다.

진우의 머리카락과 옷자락이 마구 휘날렸다. 후끈한 열기가 느껴졌는데 마치 사우나 속에 들어온 것 같았다.

“오…”

진우는 감탄했다.

정면이 깔끔하게 사라져서 따사로운 햇살이 그를 비추고 있었다. 마교의 본거지인 십만대산은 수많은 봉우리가 있다고 하여 그렇게 이름 붙여진 곳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십만대산이라 부를 만한 처지가 되지 못했다.

잔해 속에서 간신히 일어난 천마가 멍하니 그 광경을 바라보다가 자리에 주저앉았다.

“…하, 하하…”

너무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단 한 수였다. 준비 동작 없이 펼친 단순한 주먹질에 십만대산의 일부와 함께 마교가 사라졌다. 천재지변을 가볍게 뛰어넘는 위력이었다. 지금까지 한 모든 일들이 너무나 허무하게 느껴졌다.

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해보길 잘했군.’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지 감이 잡혔다. 대군주가 된 영향 때문인지 전체적으로 모든 위력이 올라간 것 같았다. 진우는 단우천에게 시선을 돌렸다. 단우천이 주저앉은 것이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십만대산과 함께 별이 되었을 것이다.

“아…”

단우천은 깊은 생각에 빠졌다. 깨달음이 올 것 같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수천 번 깨달음이 온다고 해도 눈앞에 있는 사내에게는 닿을 수 없었다.

죽음에 대해 초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는 아쉬움, 죽음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무에 대한 집착이 그를 옭아매었다.

진우는 단우천을 바라보았다.

“그럼…”

진우가 제대로 끝내주기 위해 다시 주먹을 들 때였다.

“…그…”

“음?”

“저 설거지 잘합니다.”

단우천의 말에 진우가 피식 웃고는 주먹을 내렸다.

역시 평화롭게 끝나는 게 제일 좋았다.

[단우천이 황금의 대군주에게 복종합니다.]

[천마지존은 마교 그 자체입니다. 마교를 점령하였습니다.]

[M룡회가 구파일방과 무림맹에 특별한 사상을 퍼뜨려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제갈회주! 이, 이게 무언가?’

‘은밀한 사매 최신권입니다. 아주 어렵게 입수하였습니다. 맹주께서 처음 읽으시는 겁니다.’

‘오, 오오! 과연! 표지조차 예사롭지 않군.’

‘맹주님, 그보다 요즘 과로 때문에 괴로워하신다고 들었습니다.’

‘허, 허허…. 워낙 일이 많아서…’

‘사실 저는 괴로움을 즐거움으로 바꾸는, 아주 좋은 말씀을 전하러 왔습니다.’

‘음? 괴로움을 즐거움으로…?’

[무림맹주가 M룡회의 특별한 사상에 빠져 득도하였습니다. 제갈미현이 무림맹주를 뒤에서 조종하기 시작합니다. 그녀는 백도무림의 흑막으로 거듭났습니다!]

*소림사에서 금강불괴신공이 탄생하였습니다!

*외공의 고수들이 출현하기 시작합니다.

*황십사성의 빛이 더욱 강해졌습니다.

[위대한 업적에 대군주의 랭크가 상승합니다.]

진우는 SS+ 랭크가 되었다. 그리고 많은 정보가 떠올랐다.

무림을 주무를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어쨌든 일이 이렇게 되고 말았다. 어쨌든, 모두가 행복하니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교, 교주님?”

“허억!”

마혈검수와 은월대주, 그리고 은월대원들이 단우천을 찾아왔다. 그들은 깊숙한 곳에 잠수하고 있어 폭발에 휘말리지 않을 수 있었다.

단우천은 머리가 맹렬하게 돌아갔다. 그는 무극지체를 타고나서 오성이 뛰어났다. 당연히 눈치도 빨랐다. 앞으로 노예처럼 부려질 것이 뻔했다. 그렇다면 부하가 있는 것이 편했다.

“저, 저들도 데리고 가면 도움이 될 겁니다.”

“음, 좀 씻겨.”

“네?”

진우는 그냥 흘리듯 가볍게 말했지만 한 번 진우에게 굴복한 이상 벗어날 길은 없었다. 진우의 명령은 절대적이었다.

결국 단우천은 그들을 모두 씻겨줘야 했다.

처음 노예가 되어서 한 일은 인간 설거지였다. 단우천은 지옥이 열렸음을 직감했다.

그는 천마지존이었다.

그의 직감은 예언에 가까워 절대 틀리지 않았다.

진우는 단우천을 데리고 성소로 돌아왔다.

진우의 밑에 있는 군주들이 신입이 들어왔다고 하니 모두 모였다. 허영, 미궁, 아르카나, 아로롱과 하루링, 그리고 총지배인이 있었다. 총지배인도 인간을 벗어나 군주에 이르렀으니 자리하고 있었다.

모두가 단우천을 바라보았다.

막내인 하루링이 단우천 앞으로 다가왔다. 단우천은 작은 인형이 움직이길래 무언가 싶었지만, 하루링의 본질을 알아보고 식은땀을 흘렸다.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심한 악몽을 꾸는 것처럼 두려움이 밀려왔다.

“야, 너 뭐냐.”

“네?”

“네? 네에? 네에에?”

하루링이 어이없다는 듯 그를 노려보자 단우천이 자연스럽게 차렷 자세가 되었다.

“다, 단우천입니다.”

“밖에서 뭐하다 왔어?”

“그… 마, 마교라고… 거기에서…”

“뭐? 목소리 봐라.”

하루링이 인상을 찡그리며 단우천을 바라보았다. 단우천은 한때 패기가 넘쳤지만 이곳에서는 극도로 소심해졌다.

“마, 마교의 교주였습니다!”

“마교? 풉! 선배님, 얘 교주랍니다.”

“뭐? 교주? 푸웁!”

하루링의 말에 옆에 있던 아로롱이 단우천을 비웃었다.

단우천이 어색한 미소를 그리자 아로롱이 웃음을 뚝 멈추고는 그를 바라보았다.

“웃어? 하, 선배가 우습지?”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하면 군주 생활 끝나냐? 앙?”

단우천이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

분명 어제는 따듯한 천마대전에 누워 맛있는 음식을 즐겼다. 부하들의 존경을 받으면서 무림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저 신입일 뿐이었다. 이곳에서는 과거의 영광은 아무짝에도 쓸모없었다.

군주들 중에 과거를 가지고 있지 않은 이는 없었다. 모두 차원의 지배자였거나 그에 필적한 존재였다.

아로롱이 하루링을 바라보았다.

“이거 신입 교육 되겠나?”

“죄송합니다! 제가 잘 교육시키겠습니다!”

“네가 맞선임이니까 잘하라고. 알겠어?”

“네! 알겠습니다!”

하루링이 단우천의 맞선임이 되었다.

허영은 두툼한 점퍼를 입은 채 구석에 앉아 있었다. 긴 하품을 하고 있었는데, 총지배인이 바라보자 슬쩍 자세를 고쳐잡았다. 미궁은 바닥에 누워서 굴러다녔고 아르카나는 총지배인 뒤에 서 있을 뿐이었다.

하루링은 두 손을 비비며 허영에게 다가갔다.

“허영 선배님, 저희가 교육을 잘 시킬 테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요즘 굉장히 바쁘신데, 제가 모두 전담하겠습니다.”

“뭐, 그러던가.”

“네!”

허영이 심드렁하게 말하자 하루링은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미궁이 굴러가다가 하루링과 부딪혔다. 하루링이 튕겨 나갔지만 벌떡 일어나 미궁을 보며 고개를 숙였다.

“앗! 죄송합니다! 미궁 선배님! 이쪽으로 지나가시면 됩니다!”

“음, 수고!”

“네!”

군주끼리 모이니 평소와는 다른 양상이 되었다.

‘음…’

진우는 왠지 군대 내무반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미궁은 생각 없는 말년 병장 같았고, 허영은 꺽인 상병 같았다. 아로롱과 하루링은 일병 라인이었고, 총지배인은 행정보급관, 아르카나는 그 밑에 중사를 보는 듯했다.

“음.”

진우가 말을 시작하자 모두 하던 행동을 멈추고 진우를 바라보았다.

“이번에 무협 세계에서 온 녀석이야. 따듯하게 대해줘라. 허영, 너 매니저가 필요하다고 했지?”

“네, 그렇습니다.”

“잘 가르치면 쓸만할걸? 움직임이 꽤 빠르더라.”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허영이 진우를 향해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허영은 고개를 들며 단우천을 바라보았다. 허영의 입가에는 사악한 미소가 그려져 있었다.

그걸 본 단우천의 안색이 새파랗게 질렸다. 단우천은 눈치가 빨랐다. 아주 빠르게 서열을 파악할 수 있었다.

총지배인은 단우천을 바라보았다. 단우천은 총지배인의 기세를 느낀 것만으로도 그가 얼마나 강한지 파악할 수 있었다.

총지배인이 진우를 바라보았다.

“주인님, 일이 없을 때 제가 빌려 가도 됩니까? 주방에 일손이 부족한데…”

“그래, 안 그래도 설거지를 잘한다고 하더라.”

“오! 그렇습니까?”

진우의 말에 총지배인이 반색하며 단우천을 바라보았다.

아로롱과 하루링은 못마땅한 표정이었다.

갓 들어온 신입이 총지배인의 관심을 받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선배님, 신입이 그렇게 설거지를 잘한답니다.”

“참나, 말은 누구라도 하지. 정말 잘하는지 궁금한걸?”

“그러게 말입니다. 설거지도 군주급이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저보다 못하면 잘하는 게 아니지 말입니다.”

뚝뚝!

단우천이 흘린 땀이 바닥에 고여 있었다.

거의 울 것 같았다. 신입 예절 교육은 마법소녀들이 맡기로 했다. 교화를 거치고 나서 본격적으로 노동에 투입이 될 것이다. 지구에서도 활동해야 하니 알아야 할 지식들이 많았다.

쿵!

단우천 앞에 두꺼운 책들이 떨어졌다. 하루링이 마법으로 가져온 책이었다. 지구의 역사책부터 상식에 이르기까지 종류가 다양했다.

“외워.”

하루링의 말에 단우천은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그… 저… 무, 무슨 글자인지, 모르는데…”

“말대답하냐? 근성으로 해결하면 될 거 아냐? 군주가 그것도 못해?”

“죄송합니다! 외우겠습니다!”

“한 시간 뒤에 시험 본다.”

“네!”

단우천은 손을 덜덜 떨며 책을 집어 들었다. 주변에 있는 시계를 보고 한 시간이 어떤 단위인지 눈치껏 파악할 수 있었다.

그는 오성이 매우 뛰어났지만 한 시간 안에 이 많은 책들을 외울 수는 없었다.

언어의 권능 따위는 가지고 있지 않았다.

바닥을 굴러다니던 미궁이 그를 바라보다가 그에게 다가왔다. 아공간에서 책 하나를 꺼내 주었다.

“이거 보면 글자 알게 됌.”

“가, 감사합니다! 크흐흑…”

단우천은 결국 흐느꼈다.

미궁의 배려에 감동한 것이다. 미궁은 흐느끼는 단우천의 등을 토닥여주고는 다시 사라졌다.

진우는 뒷짐을 지며 그 광경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가족 같은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평화롭군.”

황금의 성소는 무림 세계처럼 평화로웠다.

< 43. 어서 와! 군주는 처음이지?(2)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