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타운에 수상한 소문이 돌았다.

- 젊은 사업가가 큰 건수를 찾아 프리타운을 찾았다.

- 호주 출신의 성공한 두 남자가 돈을 뿌리고 다닌다!

- 그들이 원하는 일을 해주면 큰돈을 벌 수 있다!

서원 각본, 드래곤 주연에 의해 만들어진 소문이 퍼지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어디에 가든 주목을 받았다.

훤칠한 키에 고급 양복을 입고, 입이 떡 벌어질 만한 돈을 팁으로 뿌리고 다니는 그들은 영락없이 한 방을 노리고 시에라리온을 찾은 사업가였다. 한 번 보면 잊히지 않는 파란색 X5는 사람들의 추측에 확신을 주었다.

이렇게 되기까지 두 달이 걸렸다.

* * *

“헤이, 제이슨. 좋은 물건 들어왔는데 보고 가.”

“고마워, 콰미. 다음에 볼게.”

“이것 보세요. 찾던 다이아몬드 맞죠?”

“꼬마야, 이건 공업용으로나 쓸 수 있는 질 낮은 다이아몬드야. 내가 찾는 건 이런 게 아니란다. 크고 영롱하게 반짝이는 걸 가져오렴.”

중앙 대로인 항가 스트리트를 걷는 두 사람에게 많은 사람들이 아는 척을 했다. 모두가 콩고물이라도 떨어질까 그들과 아는 척하길 원했다.

두 사람은 이곳에서 유명한 사업가였다. 하지만 누구도 두 사람이 실제로 무슨 사업을 벌였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관심도 가지지 않았다.

드래곤은 서원이 맡긴 임무를 제대로 해냈다.

“바라나시에 가본 적 있나?”

드래곤이 묻자 서원은 고개를 저었다. 인도에 간 적은 있지만, 갠지스 강이 있는 유명한 관광지 바라나시는 그가 갈 일이 없는 도시였다.

드래곤은 도로에 널린 쓰레기를 걷어차며 말했다.

“난 바라나시보다 더 더러운 동네가 존재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어.”

서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바라나시가 얼마나 더러운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걷고 있는 이 도로가 엄청나게 더럽다는 드래곤의 의견에는 공감했다.

산더미 같은 쓰레기에 거리를 돌아다니는 거지와 난민까지 한데 섞인 이 거리는 걷는 것만으로도 신체 어딘가가 가렵다고 느낄 정도였다.

드래곤은 오른쪽으로 난 골목을 향해 서원을 잡아끌었다.

도로 좌우로 시장이 펼쳐져 있었다. 정체 모를 악취에 서원은 인상을 찡그렸다.

“여기에 있는 거 맞아?”

“잠자코 따라오기나 해.”

온갖 잡동사니가 넘쳐나는 시장은 수많은 사람들까지 더해져 폭발할 것 같은 열기를 내뿜고 있었다.

서원이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생선을 파는 상인들이 끝도 없이 늘어서 있었다. 80년대 노량진 수산시장보다 열 배는 더 독한 생선 비린내가 코를 찔렀다. 좌판에 진열된 생선에는 사람 손톱만 한 거대한 파리가 새카맣게 달라붙어 있었다.

식욕이 저 멀리 달아나 버렸다. 서원은 아무리 배가 고파도 절대 생선만큼은 먹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그의 표정은 속마음과 달리 평상시와 다름이 없었다.

이곳이 아프리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화려한 깃털을 지닌 새, 거대한 물고기의 머리, 짐승의 가죽이 진열된 가게를 지나 가전제품을 파는 곳에 들어섰다.

드래곤의 발걸음은 싸구려 일제 라디오가 산더미처럼 쌓인 가게 앞에 멈췄다. 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안녕, 파와……!”

실내를 흘깃 살핀 서원은 손을 흔들며 반갑게 인사하는 드래곤을 막았다. 서원은 드래곤에게 속삭였다.

“조용히 밖으로 나가자. 아스르(asr) 중이니까.”

가게의 주인은 바닥에 엎드려 알라신에게 오후 예배를 드리는 중이었다.

잠시 후 맥주통처럼 불룩한 배를 지닌 아랍인이 나왔다.

“오, 제이슨 왔는가!”

드래곤은 아랍인을 껴안고 볼을 가볍게 부딪치며 인사를 나눴다.

인사를 나눈 드래곤은 서원을 아랍인에게 소개했다.

“이쪽은 서원. 서원 이 멋진 레바논 남자는 파와드야.”

서원은 파와드를 향해 먼저 몸을 굽혔다. 그는 오른손을 왼쪽 가슴에 올리며 말했다.

“앗쌀라무 알라이쿰(신의 평화가 당신에게 있기를).”

파와드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와 알라이쿠뭇쌀람(당신에게도 평화가 있기를).”

드래곤은 놀란 표정으로 서원을 바라보았다. 델타포스 시절에 아랍어를 전공했다고 들었지만, 이 정도로 능숙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파와드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아랍 식 인사가 아주 능숙하군요.”

“그저 쿠란을 몇 번 읽은 정도에 불과합니다. 알라의 말씀을 실천하는 분들과는 비교할 수 없죠.”

불과 몇 마디 인사를 나눴을 뿐이지만, 서원의 겸손한 자세는 파와드의 가슴에 커다란 흔적을 남겼다. 게다가 쿠란까지 읽었다니! 그것도 몇 번이나!

서원은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유럽이나 미국 놈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높은 점수를 파와드로부터 얻었다.

세 사람은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파와드는 담배에 불을 붙이며 말했다.

“그래. 오늘은 무슨 일로 찾아왔지, 제이슨?”

“왜 왔는지 알잖아?”

“말도 마. 완전히 씨가 말랐어.”

“이 친구 엄살은.”

“엄살 아니야. 요즘에는 어디서도 다이아몬드를 구할 수 없다니까.”

파와드는 레바논 출신의 다이아몬드 딜러다. 그는 동향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이곳에서 다이아몬드를 매매해 생계를 유지했다.

그가 현지인들에게 사들인 다이아몬드는 이윤을 붙여 유럽으로 수출된다. 물론 정식으로 서류를 작성해 세관에 신고하는 물량은 전체 취급분의 10%도 안 된다.

서원은 차분히 파와드를 관찰했다.

덥수룩한 수염으로 장식된 얼굴은 평화로웠지만, 눈동자는 쉴 새 없이 움직이며 드래곤과 자신을 살폈다.

아랍 출신의 장사꾼들은 최고의 협상가로 유명하다. 또한, 그들은 자신의 말을 뒤집는 데도 선수다.

그들의 거래는 오롯이 자기중심으로 돌아간다. 했던 말을 뒤집거나 갑자기 조건을 바꾸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상대가 항의해봤자 ‘인샬라(알라의 뜻대로)’라는 한 마디로 끝난다.

종교 논쟁을 치를 생각이 없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알라가 그렇다는데 할 말이 없다.

파와드는 서원을 바라보더니 선심 쓴다는 듯 말했다.

“진짜 큰 물건들은 코노에 있어.”

“어쩌라는 거야. 거기는 반군 점령지잖아.”

드래곤이 고개를 젓자 파와드는 자신도 어쩔 수 없다는 몸동작을 취했다. 가만히 있던 서원이 나섰다.

“파와드 씨. 여기까지 찾아온 형제를 위해 자비를 베풀어 주세요.”

“나도 형제를 돕고 싶지만 어쩌겠소? 좋은 다이아몬드가 들어오지를 않는데.”

‘이 자식이 수를 써?’

이슬람권 출신 상인 중 가장 악명 높은 자들은 모로코 상인들이다.

캐시미어나 양탄자를 사러 시장을 방문한 관광객들은 백이면 백 바가지를 쓴다. 부르는 값의 절반을 깎았다고 좋아하는 관광객도 있다. 하지만 그 가격 역시 바가지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 악당들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전략은 시간 끌기다.

팔 생각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며 얼마든지 다른 곳에 가서 사도 좋다는 태도는 상대의 조바심을 유발한다. 가격 협상에 들어가더라도 그들은 말을 빙빙 돌리며 시간을 질질 끈다. 상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한 관광객은 백퍼센트 당할 수밖에 없다.

이들에게 말리지 않기 위해서는 상대를 당황시키는 게 가장 좋다.

서원의 시선이 가게 안쪽, 파와드의 가족사진이 걸린 벽을 훑었다.

짙은 페인트칠이 되어있어 견고하고 무겁게 보이지만, 두드려 보면 가벼운 재질일 확률이 높다. 바로 저 벽의 뒤편에서 알짜배기가 거래될 것이다.

서원은 사진을 보는 척하며 벽에 손을 갖다 댔다. 예상대로 얇은 나무판자로 눈가림 한 위장 벽이었다. 그는 벽에 댄 손에 힘을 주며 말했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우리에게 넘길 물건이 정말로 없는지 확인해도 되겠죠? 신실한 알라의 아들이 불법 거래 같은 걸 하지는 않을 테니까요.”

파와드의 안색이 하얗게 떴다.

* * *

파와드는 두 사람을 가게 뒤편의 좁은 골목으로 안내했다.

토사물과 사람의 인분, 쓰레기가 가득한 골목에 들어선 파와드는 드래곤을 향해 불평을 늘어놓았다.

“그 벽을 만드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

입으로는 계속 구시렁댔지만 그의 발걸음은 골목에 가득한 오물을 능숙하게 피했다.

사람 한 명 간신히 지날 수 있을 좁은 골목길에서 파와드는 계속 방향을 바꿨다.

오른쪽, 왼쪽, 왼쪽, 다시 오른쪽.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서원과 드래곤은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파와드가 안내하는 골목길이 결국에는 가게와 연결된 건물의 근처라는 걸 정확히 인지했다.

파와드는 녹슨 철문 앞에 섰다.

특이한 리듬으로 문을 두드리자 녹이 가득한 철문이 소리 없이 열렸다. 겉모습과는 달리 세심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증거였다.

어두컴컴한 복도에 들어서자 밥 말리 티셔츠를 입고 손에 권총을 든 청년이 서원과 드래곤을 빤히 쳐다보았다.

10미터 가량의 복도 끝에는 문이 있었다. 전자식 보안장치가 설치된 문이었다.

서원은 이 곳이야말로 진짜 거래가 이루어지는 곳이란 걸 직감했다.

방 내부는 단출했다.

중앙에는 탁자 하나가 놓여 있었고, 구석에는 금고가 벽에 박혀 있었다. 탁자 위에는 하얀 벨벳으로 된 판이 있었고, 배율이 각기 다른 확대경 여러 개와 세공 도구가 놓여 있었다.

확대경에는 먼지 한 톨도 묻어 있지 않다는 걸 서원은 알아차렸다.

최근에 저 도구를 사용했다는 뜻이며, 거래가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파와드는 벽에 박힌 금고의 다이얼을 돌렸다.

‘자식, 쇼하기는.’

서원은 속으로 코웃음 쳤다.

고객이 볼 수 있는 곳에 금고를 설치해 놓는 멍청이가 어디 있단 말인가?

잔뜩 긴장한 고객은 저 금고 안에 무엇이 들어있을지 몰라 가슴이 두근거릴 것이다. 파와드는 그 점을 협상에 이용할 테고.

파와드가 연 금고 안에는 벨벳으로 만든 주머니와 권총 한 자루가 보였다.

파와드는 권총은 무시한 채 벨벳 주머니를 꺼냈다.

그는 주머니에서 몇 개 안 되는 깨알만 한 다이아몬드를 꺼내 보이며 울상을 지었다.

“이게 전부야. 진짜 물건이 없다니까. 굶어 죽을 판이라고.”

‘개소리!’

파와드의 엄살은 서원에게 통하지 않았다.

현재 프리타운은 정부의 영역이지만, 재작년까지만 해도 반군의 영역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다이아몬드 생산은 멈춘 적이 없었다.

아랍 상인들의 돈에 대한 집착은 유태인에 못지않다.

재작년 반군이 프리타운을 점령하기 직전, 대부분의 시민은 반군을 피해 피난을 갔다. 하지만 레바논 상인들은 자신의 가게에 남아 목숨을 걸고 반군과 다이아몬드를 거래했다.

자신의 목숨을 걸 정도로 물욕이 대단한 자가 확보해 둔 물량이 없다고? 개도 믿지 않을 얘기다.

이런 자에게는 설득이 통하지 않는다.

서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허리를 숙여 파와드와 시선을 맞췄다. 그는 아랫배에서 이너포스를 끌어 올려 눈으로 보냈다.

서원의 눈동자가 순간적으로 안광을 토했다.

“헙!”

헛바람을 들이킨 파와드는 순간적으로 움츠러들었다.

이너포스는 만능이 아니다. 하지만 다방면으로 응용이 가능하다.

지금처럼 눈으로 보내 순간적으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다. 하지만 쓸 수 있는 포스의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보니 현재 서원의 수준으로는 짧은 시간에 공포심을 심어주는 정도에 불과하다.

이를 위해서는 포스의 운용이 극도로 세밀해야 한다. 실수라도 했다가는 자신의 눈알이 터질 수도 있다.

갑자기 오금이 저려 오더니 심장이 쿵쾅거렸다.

조금 전까지 얌전하던 동양인의 눈에서 불꽃이 터지는 것 같았다.

서원에게 압도된 파와드는 얼어붙었다.

서원의 목소리가 그의 고막을 때렸다.

“정말 물건이 없는가!!!!!!!!!!”

동양인이 입을 열자 뇌가 흔들리는 것 같았다. 눈앞이 어질거리며 점심에 먹은 음식이 올라올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파와드는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하지만 그의 입에서는 생각과는 다른 내용이 튀어나왔다.

“이…… 있습니다! 하지만 오래 전에 예약된 물건이라…….”

“어디서 구했는가!!!!!!!!!!”

영업 기밀을 함부로 누설할 수 없는 파와드는 온 힘을 다해 저항했다. 하지만 그가 저항할수록 사실대로 대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점점 커져 갔다.

“말해!!!!!!!!!!”

“반군으로부터 구했습니다.”

“다음 약속은 언제인가!!!!!!!!!!”

파와드는 정신없이 눈을 깜박거렸다. 사실대로 답해야 한다는 충동과 절대 입 밖에 내서는 안 된다는 의무가 머릿속에서 충돌했다.

“그…… 그…… 모…… 모레 새벽 3시…….”

“장소는!!!!!!!!!!”

“케…… 케네마 북쪽…… 애버딘 지구…… 혼드로스.”

파와드는 거품을 물며 혼절했다.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드래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서원은 공손하게 질문했고, 자신이 아무리 물어봐도 절대 대답하지 않던 파와드는 서원의 질문에 순순히 답했다.

앗쌀라무 알라이쿰 하는 인사가 그렇게 중요했나?

아무런 저항 없이 사실대로 말해주니 좋긴 한데, 자꾸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의 불안감은 잠시 후 현실이 되었다.

갑자기 파와드가 입에 거품을 물더니 눈을 까뒤집으며 혼절한 것이다.

드래곤은 깜짝 놀랐다.

“뭐야? 얘 왜 이래?”

비 오듯 땀을 흘리는 서원은 정신 잃은 파와드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건강에는 이상 없어. 하지만 정신을 차리려면 시간이 좀 걸릴 거야. 나는 한 시간만 눈 좀 붙일게.”

분명 서원이 파와드에게 무언가 일을 벌인 것이다. 그것 외에는 멀쩡했던 파와드가 갑자기 혼절한 이 상황을 설명할 수 없다.

드래곤은 서원에게 이게 어떻게 된 거냐고 묻고 싶었다. 하지만 서원을 쳐다본 순간, 그는 자신의 의문을 잠시 내려놔야 한다고 느꼈다. 바닥에 주저앉아 눈을 감은 채 거친 숨을 고르는 서원의 상태 역시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드래곤은 복도의 밥 말리가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 옆에 자리를 잡고 서원을 지켰다.

* * *

이틀 뒤, 3:00.

인공적인 조명이 전혀 없기에 한 치 눈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

서원과 드래곤은 숨죽인 채 상대를 기다렸다.

드래곤은 서원이 있을 곳으로 짐작되는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알아 가면 알아 갈수록 그는 서원이 두려워졌다.

서원의 무력이 두려운 게 아니라 그의 심계가 두려웠다.

그저께 일만 해도 그렇다.

그는 파와드를 구워삶아 거래를 트는 데 최소한 6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래서 그저 농담이나 따먹고 커피나 한잔 나눌까 하는 생각에 호텔을 나선 것이다. 하지만 평소와 달리 서원이 따라왔고, 고문이 아니면 자신은 절대 알아낼 수 없는 정보를 어이없을 정도로 손쉽게 얻었다.

말이 좋아 정보를 얻은 거지, 그가 보기에는 강제 정보 추출이나 마찬가지였다.

정신은 차렸지만, 이틀이 지난 지금도 평소의 기력을 회복하지 못한 파와드의 상태가 그 증거다.

서원은 마치 지금의 상황을 미리 정해놓은 다음, 행동을 통해 강제로 결과를 만들어 낸 것 같았다. 이런 상황을 설계할 수 있는 서원이 그는 두려웠다.

이틀이 지난 지금도 그는 서원이 어떻게 정보를 얻었는지 묻지 못했다.

잘못 질문했다가는 자신 역시 파와드 꼴이 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으로 자신의 우군이 진짜 우군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저 놈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사삭!>

드래곤이 불안과 의심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을 때, 30미터 전방의 수풀이 흔들렸다.

서원은 눈을 가늘게 뜨며 초점을 모았다.

다른 사람은 볼 수 없지만, 그의 눈에는 보였다.

AK-47을 든 세 명의 흑인이 이쪽을 향해 걸어오는 모습이.